KPC 키사키 에리
PC 모리 코고로
w. Chito https://chitochito.tistory.c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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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은 병열
w. Chito
어느덧 계절이 바뀌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달라지기 때문에 해야 할 일도 늘어나는 때입니다.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정말이지 감기에 걸리기 좋은 시기입니다.
핸드폰이 울리네요. 확인해 보면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익숙한 에리의 이름이 보입니다.
小五郎:뭐야. (특별히 대단한 일이 있는 게 아니고서야 전화를 할 일 없는 사람이다. 화면에 떠오른 이름을 보자마자 얼굴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英理:…… 여보세요? 당신, 바빠요? …… 갑작스럽지만 그게……. 제가 심한 감기에 걸린 것 같은데, 집에 아무도 없어서…….
小五郎:...... 하? 감기? 고작 감기 가지고 무슨....... 너네 집에 누가 있는 게 더 이상하잖아. 약은 있냐?
英理:네, 아침에 병원이랑 약국은 들렀다 왔어요. …… 유난일지도 모르겠지만, 괜찮다면 지금부터 와줄 수 있을까요? …… 바쁘지 않다면요.
小五郎:일이 있긴 한데....... 됐어. 바로 갈 테니까 눈 좀 감고 있어라.
대답을 하고 끊은 에리의 목소리는 어쩐지 살짝 가라앉은 듯하네요.
확실히, 혼자 아플 때는 이래저래 불편한 점이 많겠죠.
도우러 나서볼까요?
빈손으로 가기 허전하다면 뭐라도 사거나 챙겨가도 좋습니다.
小五郎:병원은 다녀왔다 그랬고. 먹을 건 있나 몰라. (귀찮게. 투덜투덜, 습관처럼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냉장고를 열어 식사가 될 만한 것들을 죄다 챙겨 들고서 집을 나섰다. 어디 보자, 지금 차를 빌리긴 좀 그렇지. 택시로 갈까. 어차피 금방이고.)
코고로는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에리의 집까지 이동합니다.
도착한 집의 문은 아무런 소리도 기색도 없이 조용하군요.
小五郎:흥. (익숙하게 도어록을 해제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에리. 자냐.
英理:아, 왔어요? 생각보다 엄청 빨리 와 줬네요……. (침실에서부터 벽을 짚고 조금씩 비틀거리며 현관 쪽으로 걸어나온다.)
小五郎:야. 아픈 사람이 뭘 움직여? (들고 있던 쇼핑백을 현관에 대충 내려놓고 급한 발걸음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아주 죽어가는 목소리군. 원래도 험한 얼굴을 한껏 구겼다.)
英理:(열 때문인지 식은땀이 난 이마를 손등으로 작게 훔치고서 어깨의 담요를 고쳐 덮는다.) …… 너무 가까이 오지는 마세요. 옮을지도 모르는걸.
小五郎:그럴 거면 처음부터 부르질 말았어야지.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쥐고 다른 손으로 뺨과 이마를 짚는다. 떨떠름한 목소리와 달리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아무리 환절기라지만....... 일단 침대로 가자. 쉬는 게 우선이야.
英理:그건 그렇지만……. (침대로 가자는 말에 순순히 네 말을 들으며 비척비척 너와 함께 침실로 걸어간다.)
이마에 손을 대자, 상당히 열이 높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에리는 순순히 침대에 눕습니다.
에리의 침실에는 [TV], [책상], [침대], [작은 책장], [노트북] 등이 있네요.
小五郎:자. 자고 일어나서 밥 먹어. (툭 내뱉곤 침대에 누운 네 몸 위로 이불을 잘 여며 덮었다. 심한 감기라곤 했지만 보통 심한 감기가 아니잖아. 침대 옆에 멀거니 서서 머리만 만지작거리다 주변을 둘러봤다. 텔레비전, 꺼져 있나?)
침실의 TV는 고요하게 꺼져 있습니다. 켜볼 수 있을 것 같네요.
小五郎:음. (리모컨을 들고 전원 버튼을 누른 뒤 잽싸게 음소거 버튼을 눌렀다.)
TV를 틀자 프로그램이 나옵니다.
행운 판정
小五郎:
의학 정보 프로그램이군요. 들어볼까요?
小五郎:....... (침대 빈 자리에 대충 걸터앉아 볼륨을 한 칸만 높이고 화면을 노려본다.)
패널의 해설이 흘러나옵니다.
최근 신종 감기 바이러스가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의 감기 바이러스와는 구조부터 다른 것이며, 그 어떤 사례로부터도 유사성을 찾을 수 없어 연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전염성은 없으나, 적합한 치료법도 아직 발견하지 못했으며, 기존의 백신들도 효과가 없습니다. 병에 걸리는 환자들에게마저 공통점이 없으니… 마치 신이 장난이라도 친 것 같군요.
지능 판정
小五郎:
코고로는 에리가 걸린 감기는 이 감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小五郎:세상 좋은 건 다 골라 하더니 감기도 좋은 걸 골라 잡는구만....... (솔직히 저 패널이 뭐라 지껄이는지 잘 모르겠다. 손을 뻗어 네 이마를 훑어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주고 이불을 들춰 본다. 침구를 갈아야 하나. 열이 높으니 한참 땀을 뺐을 텐데.)
관찰 판정
小五郎:
이불을 들춰 보니 체온계가 보입니다. 아마 에리가 쓰려고 사다 둔 것인 것 같네요. 체온을 재 볼까요?
小五郎:(주섬주섬 체온계를 집어 이리저리 흔들어 보더니 대뜸 네 입에 물렸다. 그나마 몸을 덜 움직이지 싶어서.)
온도를 재니 38.5도가 뜹니다.
小五郎:아니....... (체온계를 빼고 이마를 툭 맞댄다. 뭐야? 어떻게 걸었어? 괜찮은 거야? 뒤늦은 걱정과 불안감이 훅 밀려온다.)
英理:……. (쉽사리 잠들지 않았던 탓에 금세 반쯤 눈을 뜬다. 고개를 슬쩍 기울여 너와 시선을 마주치며 힘없이 웃어 보였다.) 걱정해 주는 거예요? 후후,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네…….
=
小五郎:잠이나 자라니까? (눈길이 마주치자 훅 얼굴을 붉히고선 고개를 뒤로 뺀다. 흥. 괜히 뺨을 한 번 쓸어주었다.)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 거야. 죽이라도 만들 테니까 다시 눈 감아라.
英理:…… 잠깐만요. (떠나려는 네 손등을 붙잡고 한껏 누그러진 얼굴로 널 올려다본다.) 조금만 더…… 옆에 있어 주세요. 오래는 붙들지 않을게요…….
小五郎:사람 귀찮게 하는 일에 도가 텄지, 아주. (이 여자가 갑자기 왜 이래? 아프긴 많이 아픈가. 붙들린 손과 네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아예 이불 안으로 들어가 곁에 앉았다.) 됐어?
英理:네, 후후……. 옮는 게 걱정되면 이래서는 안 되는데 말이죠……. (여전히 웃음기를 작게 머금은 채 네 손끝을 만지작거린다.) 저기, …… 고마워요. 와 줘서.
小五郎:알면 된 거야. (덩달아, 아니, 처음부터 녹아내릴 마음도 없었을 것이다. 맞잡지 않은 손으로 마치 아이를 재우는 사람처럼 가슴팍을 느린 속도로 토닥인다.) ...... 내가 아니면 누가 온다고. 다른 놈이 기어오는 것보다 나아.
英理:…… 응. 당신밖에 없어요……. (중얼거리듯 말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그 손길에 안정감을 되찾으며 네 손을 잡은 손에 점점 힘을 뺀다. 곧 다시 얌전히 눈을 감고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小五郎:....... (에휴. 잠든 걸 확인하고 한숨을 쉬었다.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빼곤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래 아프면 사람이 정신적으로도 몰리는 법이니까, 그래.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며 방 안을 다시 살폈다. 죽 끓이는 법 모른단 말이야. 요리책 없나? 슬렁슬렁 움직여 책상부터 뒤적인다.)
책상 위에는 노트북과, 먹다 남긴 이온음료와 흰 비닐봉투가 어질러져 있습니다.
小五郎:좀 제대로 먹으라고. (또 화나게 만드네. 정신 사나운 비닐봉투부터 살폈다. 약국에서 받은 건가.)
흰 봉투 안에는 접힌 A4 용지 두 장과 영수증 한 장, 에너지 드링크가 들어있습니다.
그 용지들은, 한 장의 진료 소견서와 한 장의 안내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小五郎:(요샌 별 걸 다 주네. 환자가 에너지 드링크 같은 걸 마셔도 괜찮은 거냐고. 종이를 펼쳐 훑어본다.)
교육 판정
小五郎:
하단에는 필기체로 휘갈긴 듯한 의사의 이름이 서명되어 있지만 어쩐지 전체적인 내용을 읽을 수 없습니다.
...... 애초에 글자가 맞긴 한 걸까?
小五郎:꼬부랑 글씨는 차트에만 쓰면 될 거 아냐?! (종이를 내던지려다 말고 다시 곱게 접은 뒤 영수증을 본다. 왜 약은 없어?)
영수증 한 장은 근처 편의점의 것입니다. 이온음료 한 병과 에너지드링크의 결제 내역이 남아있습니다.
관찰 판정
小五郎:
코고로는 소견서 뒷장의 안내문을 읽습니다.
파스텔 톤의 [환절기 대비☆ 감기에 대처하는 간병인을 위한 6가지!] 라는 헤드라인이 보입니다. 동화 풍의 삽화도 첨부되어 있네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小五郎:......? (마지막 두 개는 뭔 소리인지 모르겠는데. 일단 열심히 읽어는 둔다. 중성색이 뭐야? 죽은 흰색이니까 괜찮아? 역시 검색을 해야 하나. 멍한 얼굴로 또 다시 안내문을 읽었다.) 뭐야?
안내문에 특별한 점은 없네요. 뭘까?
小五郎:어디 사이비 병원 다녀온 거 아니야? (미심쩍은 표정으로 노트북을 만졌다. 비밀번호 걸어둔 거 아니겠지. 자는 애 깨우기 싫은데.)
노트북은 열려있는 채로 화면보호기가 작동되고 있네요. 다행히 비밀번호는 걸려 있지 않았습니다.
노트북의 화면이 켜지자, 에리가 끄는 것을 잊은 듯한 인터넷 창 하나가 보입니다.
小五郎:음. (화면에 얼굴을 가까이 붙이고 내용을 훑었다. 돋보기 살까.)
인터넷 창에는 이런 그림이 첨부되어 있네요. 별다른 내용은 없습니다.
小五郎:(뭔가 알면 알수록 알 수 없어지는 기분이다. 일단 화면을 유심히 보긴 한다. 지금 38도 정도니까....... 아, 그래서 이게 뭐냐고. 저런 음식을 챙겼던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널 살피러 갔다. 납득은 안 가지만 걱정은 여전한 탓이다.)
英理:(네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채 얕게 잠들어 있는 듯 얌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
小五郎:음. (특별한 문제는 없는 모양이고. 어쨌든 정해진 색으로 된 음식을 먹여야 한다는 거잖아. 요리책에 의미가 있나. 아니지, 이럴수록 의미가 있나. 마지막으로 책장을 살폈다.)
책장에는 평소 에리가 좋아하는 책이나 법학 도서, 액자 등이 놓여 있습니다.
관찰 혹은 자료조사 판정이 가능합니다.
小五郎:
코고로는 책장에서 최근 꺼냈다가 집어넣은 듯한 책 한 권이 살짝 튀어나와 있음을 발견합니다.
小五郎:(별 생각 없이 눈에 띄어서 그 책을 집어들었다. 요리책. 요리책.)
책의 이름은 [색의 기원]입니다. 아쉽게도 요리책은 아니었네요.
小五郎:어쩐지 그 샤랄라한 전단지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그래도 꺼낸 김에 책을 펼쳤다.)
책을 펼치면 책갈피가 꽂혀있는 페이지가 먼저 열립니다.
[검정 색은 모든 빛을 흡수하는 색으로 무거움, 두려움, 암흑, 공포, 죽음 등을 상징하며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흰 색은 모든 빛을 반사하는 색으로 순결, 순수함, 숭고함 등을 상징하며 심리적으로는 감정이나 사고를 정화해 주고, 해방감을 준다.] 라는 부분에 밑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小五郎:...... 이 녀석 진짜 어디 이상한 모임 들어간 거 아냐? (애초에 이런 걸 보는 사람이었나? 온갖 불길한 생각이 드는 와중에도 흰죽이 문제 없다는 생각은 더더욱 견고해진다. 인터넷으로 찾는 수밖에 없겠네. 노트북 앞으로 가서 죽 끓이는 법을 독수리 타자로 검색했다.)
자료조사 판정?
小五郎:.......
ㅋㅋ
小五郎:자판이 왜 이렇게 작아!!!!!!!!!!!!!!!!!!!!!!
유감... 망한 레시피밖에 나오지 않네요.
小五郎:한 번만 더 찾아 보자고.......
ㄱㄱ?
小五郎:
오~ 코고로는 무사히 죽 레시피를 검색할 수 있었습니다.
小五郎:오. 어려운데.
에리의 몸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코고로가 침실 밖으로 나가면, [현관]과 [부엌]이 눈에 띄네요.
小五郎:아 맞다. 음식. 아 맞다. 물수건. (할 일이 너무 많다......! 일단 현관으로 가서 쇼핑백을 들었다.)
관찰 판정
小五郎:
코고로는 쇼핑백을 들다가, 현관에 떨어진 영수증 하나를 발견합니다.
小五郎:뭘 이렇게 흘리고 다녀. (영수증을 집어들었다.)
보라색 잉크로 인쇄된 약국의 상표가 찍혀있는 영수증입니다. 절취선 아래 약국의 홍보 멘트와 함께 무언가가 적혀있습니다.
小五郎:뭐 하는 약국이야? 약국 맞아? (허공에 욕을 했다.......)
英理:
=
깔끔한 부엌입니다. 에리에게 무언가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싱크대 옆 선반에는 [새하얀 종이봉투]가 놓여있습니다.
小五郎:이건 또 뭐야. (이제 뭔가 보이면 의심부터 하게 된다. 봉투의 겉면부터 살폈다.)
종이봉투에 약국의 상표와 함께 오늘 날짜와 에리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지능 판정
小五郎:
약국의 상표를 보니 최근까지 근처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는 것을 느낍니다.
약 봉투 안에는 무색 투명한 액체가 든 유리병과 흰 색 카드, 반투명한 봉투에 포장된 가루약이 11봉지 들어있습니다.
봉투마다 다른 약인걸까?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감청, 보라, 연지, 검정, 하얀색의 가루들이 분류되어 있습니다. 각 봉투에는 아침, 점심, 저녁 등의 표기가 아닌 색의 이름들이 적혀있네요.
小五郎:(이게 그 신종 감기 바이러스인가 뭔가 하는 감기에만 쓰는 약인가. 그래서 중성색이니 뭐니 한 건가? 내용물을 차분히 살펴보다 일단 보라색, 연지색, 초록색, 흰색 봉투를 골라냈다. 다 때려박아?)
고민하던 도중 흰색 카드가 눈에 띕니다.
小五郎:(아차. 약에 너무 열중했다. 뒤늦게 카드를 살폈다.)
카드에는 [반드시 환자의 상태에 알맞게 약을 조합해 시럽에 섞어 사용해 주세요. 약을 잘못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관찰 판정
小五郎:
카드의 뒷면 하단에 볼펜으로 날려 쓴 글씨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P▒▒▒▒▒] 상당히 번져 있어 알기 어렵네요.
小五郎:...... 에리가 쓴 건가? (엄청나게 인상을 쓰고 다시 본다. 그보다 부작용이 뭔지는 안 적힌 거야? 이거 아주 돌팔이네?)
역시나 알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小五郎:P....... (보라색 봉투를 빼낸 뒤 다시 고민에 빠졌다. 명탐정의 추리력을 이런 곳에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물수건부터 어떻게 할까.
英理:…… 아. (인기척이 느껴지자 자연스럽게 눈을 반쯤 뜨고서 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당신도 쉬고 있어도 괜찮은데…….
小五郎:애초에 부려먹을 셈으로 불렀잖아. (대수롭잖게 대꾸하고 네 이마에 물수건부터 올렸다. 그리곤 약병을 흔들어 보였다.) 이거 먹었냐?
英理:…… 그런 거 아니거든요. (뜨거운 이마 위로 물수건이 올려지자 눈을 살짝 감았다 뜬다.) 아뇨, 아직……. 식후에 먹는 게 좋다고 그랬던 것 같아서요. 아직 아무것도 못 먹어서.
小五郎:그럼 뭔데? (약들을 내려놓고 이온음료 병을 가져온다. 뚜껑을 열며 죽을 만드는 걸 잊어버렸단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렇게 허둥지둥해서야.) 입맛은 있고? 집에서 반찬 좀 가져왔어.
英理:입맛이 많지는 않은데……. 먹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고개를 끄덕이며 턱끝까지 덮고 있던 이불을 반쯤 내린다.) …… 후후. 기특하네요, 간호라고 신경써서 와 주고.
小五郎:다행이군. 입맛이 돌아와야 다른 것도 먹을 거 아냐. (가령 초콜릿이라든지. 이어지는 네 말에 다시 얼굴이 후끈해진다. 뭔데 진짜. 문득 든 생각에 이마 위 물수건에 손을 올렸다.) 네 남편 잘난 게 하루 이틀인가. 몸 좀 닦을래?
英理:으으응, 괜찮아요. 당신 오기 전에 일부러 옷도 갈아입었고……. (네 손길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더니 귀끝을 붉히며 입술을 우물거린다.) …… 이런 거라면 가끔은 아파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어요. 당신한테 걱정받는 거, 제법 기분 좋은걸.
小五郎:...... 바보. 걱정 정도는 늘 해. (꼭 손댈 수 없을 때 귀여운 말을 한단 말이지. 뽀뽀하고 싶은데. 참자. 옮는 건 괜찮지만....... 대신 네 얼굴을 살살 만진다.) 굳이 아프면서까지 받을 필요 없다고. 빨리 나을 생각을 해라. 네가 그러고 있으니까 나까지 정신이 없잖아. ...... 안아 줄까?
英理:…… 정말? 아프지 않아도…… 제대로 저를 봐줄 건가요? (눈에 띄게 화색이 밝아진 채 되묻는다. 네 쪽으로 양팔을 천천히 뻗으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흘린다.) 네, …… 안아 주세요.
小五郎:그건 앞으로 네가 하기에 달렸지. (항상 어떻게 생각했는지까지 말하기엔 심히 부끄럽다. 네 얼굴을 보며 잠시 고민하다 침대 옆에 파고들듯 나란히 누워 꼭 안고 토닥였다.) ...... 많이 아프냐.
英理:…… 으으응, 당신이 있으니까 하나도 안 아파요. (얼굴을 부빗거리며 기꺼이 널 끌어안고서 옷깃을 꾹 쥐었다. 조르는 듯한 얼굴을 네게 가까이한다.) …… 싫어요. 제대로 대답해 주세요, 네? 제가 아프지 않아도 저만 봐줄 거예요?
=
=
小五郎:...... 아프다고 귀찮게 굴기는. (안 아플 리가 없건만 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절로 미간이 구겨진다. 한참 입술을 우물거리다 시선을 피하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처음부터 다른 곳 본 적 없어.
英理:……. (네 말 한마디의 공백 동안 그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다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 그렇게 말하면서도, 사실은 저 같은 거 당신에게 있어서 짐이잖아요. 당신 말처럼 귀찮기만 한 존재일 테고…….
小五郎:정말 짐이고 귀찮으면 치웠지. 항상 확인을 못 받아서 안달이군. (대체 뭐 때문에 믿지 않는 걸까.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할 길이 쉽게 보이진 않았다. 게다가 아픈 사람 속을 들쑤실 수도 없으니 말을 한참 고르게 된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믿을래?
英理:(손에 쥐고 있던 네 옷깃을 더 세게 꽉 힘주어 잡으며 시선을 내리깔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왜 매번 그렇게 귀찮다느니 말하는 거예요. 어떻게 해주면 믿겠냐고 물으면서도 그런 못된 말밖에 해 주지 않았는걸……. 사실은 오늘도, 제가 아프니까 실컷 비웃어 주려고 온 거 아니에요?
지능 판정
小五郎:
코고로는 에리의 상태가 명백하게 이상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단순히 감기만으로 이럴 리가 없다는 것도요.
이질감을 느끼고 0/1의 이성이 감소됩니다.
小五郎:(?)
英理:그래도, 그래도…….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말끝을 흐릴 뿐이었다. 시선이 방황하더니 혼란스러운 얼굴을 하고서 잠시 동안 말이 없었다.) …… 거짓말. 이렇게 어물쩍 넘어가고 속으로는 저를 잔뜩 바보 취급할 거면서……. 사실은 지금도 제가 집요하게 물어대는 게 우습죠, 바보 같죠?
小五郎:아냐. 그냥, 넌 지금 몸이 아프니까 내 말이 전부 거짓말처럼 들리고 나쁜 생각만 드는 거야. 에리. (역시 그 약국부터 시작해서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평소엔 이렇게까지 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간 쌓은 업이 있어 영 납득할 수 없는 것도 아니었다. 돌겠네. 일단 최대한 숙이는 수밖에. 조심스레 네 콧잔등에 입술을 누르고 나직한 속삭임을 이어간다.) 바보 아니니까, 응? 내가 어디까지 속내를 보여야 납득할 건데.......
英理:……. (눈꺼풀을 들어올려 마주한 제 눈동자에는 여전히 혼란이 서려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생각처럼 네 말을 덥석 믿을 수 없는 스스로에게도 짜증이 차올라, 입맞춤이 이어지면 훌쩍이는 소리가 새어나온다. 미간을 찌푸린 채 작게 어깨를 들썩였다.) 제가, …… 제가 이상한 걸까요? 역시 내가 문제인 걸까요? 당신이 나를 골칫거리로 여기는 건 싫은데, 그런데……. 모르겠어. 모르겠어요…….
지능 판정
小五郎:
코고로는 고민에 빠집니다. 이대로라면 에리를 어떻게든 설득시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머리도 식힐 겸 잠시 떼어두는 게 좋을까요.
小五郎:책임을 묻는다면 네가 아니라 내게 있지. (단순 병 때문이든 아니든 이런 생각까지 하게 만들 만큼 혼자 두었으니까. 얼굴 여기저기에 입을 맞추며 달래다가도 고민이 깊다. 떨어져 있으면 역시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英理:(물기어린 눈으로도 금방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을 했다.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품에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떨었다. 아무리 제가 아프다고 해도 우는 얼굴을 쉽사리 보여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럴 것이, 그랬다가는 분명 더 바보 같은 여자 취급을 받게 될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알아요, 제가 이럴수록 당신은 지금이라도 당장 여길 뛰쳐나가고 싶겠죠……. 비웃으러 온 게 아니라면 제게 굳이 병문안 같은 거 와줄 이유가 없을 테니까.
小五郎:이 바보가....... 뛰쳐나갈 거라면 당장이라도 나갈 수 있는 거 몰라? 걱정이 돼서 온 거야. 무슨 일이 생겨도 어지간하면 혼자 꾹꾹 눌러 참는 녀석이 전화까지 하는데 안 올 리가 없잖아. 칭얼거릴 거면 아프다고 칭얼거려.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좋아하지만 스스로를 갉아먹어서 어디 쓸 건데? (결국 반쯤 윽박지르듯 말하고 말았다. 이쯤 되니 역으로 답답해진다. 왜 모르는 거야. 여전히 전화 한 통에 전부 다 제끼고 올 만큼 좋아한다고? 네 얼굴을 잡아 올리려다 말고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눈을 감았다 뜨고서 애써 다정한 목소리를 냈다.) 아파서 그래. 아파서 그런 거니까 이상한 생각 그만하고 눈물 그치면 밥 먹고 약 먹자. 다 나을 때까지 매일 간호하러 올게. 그것도 싫으면 며칠 여기 머무를 테니까 제발. 에리. 내 말 들어.
설득 판정
小五郎:
ㄷㄷㄷ
참사랑입니다...
英理:……. (네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이 꼭 움츠러들었지만 저를 다정하게 설득시키는 말투에 한층 진정되기 시작했다. 얌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눈꼬리를 훔쳐내고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 네. 알겠어요……. 미안해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를 잇고서 잡고 있던 옷깃을 놓아준다.) 당신 말 들을게요.
小五郎:착하네. (어떻게든, 어떻게든 제 말이 들리긴 한 모양이었다. 네가 훔쳐냈음에도 여전히 남은 눈물 자국을 닦아주고 도장을 누르듯 꾹 입을 맞춘다. 예쁜 얼굴이 눈물로 엉망이 됐군. 자신을 놓아주는 손길과 달리 오히려 더 단단히 안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진정하자.
英理:…… 응. (두어 번 고개를 더 끄덕이며 순순히 네 품에 얼굴을 기댄 채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뜬다. 어느 정도 안정감이 감돌자 어깨의 떨림도 멎고, 방금 전까지 감정이 차오르던 게 무색해질 만큼 온순해진다.) …… 당신 말처럼 아파서 그런가 봐. 나도 스스로가 어쩔 줄 모르겠어서……. ……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정말로요.
小五郎:아프면 원래 그렇다니까. 별 일 아니니까 너무 마음에 담지 마라. (품에 폭 파묻힌 네 얼굴을 마치 소동물을 귀여워하듯 손끝으로 어루만진다. 얌전할 땐 이렇게 귀여운데. 그럼에도 여전히 따끈따끈한 몸이나, 수상쩍기만 한 약국이 계속 신경쓰여 표정이 썩 좋진 않다.) 음료수 좀 마실래? 마시고 같이 부엌으로 가자. 소파에 누워 있어. 언제 쓰러질까 싶어 불안하군.
英理:네에……. (열 때문에 잔뜩 뜨거워진 제 얼굴에 비하면 차가운 네 손이 기분 좋아 가만히 얼굴을 맡겼다. 순순히 대답하고서 비척비척 무거워진 몸을 반쯤 일으켜 앉는다.) …… 어쩐지 아이 취급 같지만, 저도 어린애 같은 짓을 한 건 사실이니까……. 별 말은 않을게요. .
小五郎:넌 평소에도 어린애처럼 굴어. 새삼스럽네. (모로 누운 채 팔만 머리 밑에 괴어 잠시 네 모습을 바라보았다. 멀쩡해진 것 같으니 장난기도 함께 돌아와 큰일이다.) 그래도 생긴 건 참 어른스럽지.
英理:…… 흥. (네 짓궂은 말투에 귓가를 붉히며 제 무릎을 끌어안고 앉았다. 불퉁한 얼굴로 슬쩍 시선을 피한다.) 어린애 같은 건 평소에 당신도 남말 할 처지 아니라구요, …… 알아요?
小五郎:그래서 좋아하잖아?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며 옅게 웃었다. 느긋하게 몸을 일으켜 웅크린 네 귓가에 입을 맞추고 침대에서 벗어나 손을 뻗었다.) 자. 아니면 안아서 이동해야 하나.
英理:……. (입맞춤에 저도 슬쩍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감추고 손을 잡으며 천천히 침실 바닥에 발을 디딘다.) 환자라도 이 정도는 가능하다구요? 그 정도로 엄살이 심하지는 않으니까, 저. …… 꼴사나운 모습은 보였어도.
小五郎:그러니까, 하나도, 꼴사납지, 않다고.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말하곤 네 손을 꽉 잡았다. 무리가 가지 않도록 다른 손으로 허리를 감싸안은 채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뭐, 더 칭얼거렸으면 입을 확 막았겠지.
英理:아내한테 그래도 돼요? (농담조처럼 말하면서도 한 발 한 발 움직이는 몸을 전적으로 네게 맡기듯 조심스럽게 옮긴다.) …… 흥, 평소에도 그렇게 말해 주면 좋을 텐데.
小五郎:아내니까 그러는 거야. 평소엔 너도 안 하는데 내가 왜? (느릿느릿한 걸음을 옮겨 소파에 네 몸을 앉히고, 다시 침실로 가 이온음료를 들고 온다. 차마 먹여주는 것까진 할 용기가 없어 손에 병을 들려주고 제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쉬고 있어.
英理:…… 네. (소파에 앉아 네게서 음료를 받아들었다.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네가 움직이는 대로 힐끔거리며 곁눈질한다.) 여기라면 당신을 계속 볼 수 있을 테니까 침실에 혼자 누워있는 것보다는 덜 외로울지도요. …… 후후, 농담이에요.
小五郎:그러라고 데리고 나온 거야. (농담일 리가. 방금 전과 같은 상태가 언제 또 시작될지 모르는 일이다. 여전히 떨떠름한 기분을 동반한 채 조리대 쪽으로 가 손을 씻으며 조리법을 확인했다. 밥으로 만드는 거니까 금방 되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을 일자로 다물고 요리에만 열중했다.)
英理:
=
小五郎:응? (갑자기 다가오는 모습에 급히 손을 뻗어 네 몸을 붙들었다. 어차피 거의 다 됐는데. 냄비에서 죽을 약간 떠 후후 불고 네 입가에 가져간다.) 온 김에 간 좀 봐라.
英理:으응. (머뭇머뭇 받아먹으면서도 어쩐지 시선은 네 얼굴에만 향한 채였다.) …… 당신도 하라면 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잘 하면서……. (칭찬의 말을 이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한다.) …… 그치만 이런 걸로는 만족이 안될 것 같은데…….
小五郎:만족이 안 돼? (제 얼굴로 쏟아지는 시선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간만에 씁쓸함 없이 달콤하기만 한 칭찬을 받았는데도 네 시선 쪽이 더 신경쓰였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반찬들이 담긴 통을 뒤적였다.) 그러면 밥으로 먹자. 소화제를 좀 사올 걸 그랬군.
英理:아니야, 아니에요. (그럴 필요 없어요, 덧붙이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네게 더 가까이 붙는다. 분주한 네 손을 양손으로 덥석 감싸쥐고서 애가 타는 얼굴로 널 올려다본다.) …… 당신한테서 엄청 좋은 향이 나요.
小五郎:...... 갑자기? (이번엔 또 뭐야. 아니, 이놈의 신종 바이러스가 사람 뇌를 이상하게 만드나? 아픈 사람을 내칠 수도 없어 그대로 붙들린 채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봐도 딱히 나오는 답이 없어 얼 빠지는 말이나 뱉었다.) 키스하고 싶어서 그래?
英理:(네 물음을 제 스스로에게도 던지는 듯 곰곰이 생각하며 대답을 망설인다. 그러다 고개를 저으며 제가 감싸쥔 네 손가락 끝을 한마디 정도 입술에 머금었다.) …… 으으응, 이대로 더…….
小五郎:에리. (역시 뭔가 이상하다. 손가락이야 물 수 있지. 그런데 그게 침대 위가 아니라 이런 상황이라면 전혀 아니다. 그 와중에도 열이 더 올랐나 싶어 입안을 가볍게 휘저었다.) 안 돼. 이제 빼.
英理:(한 번 더 고개를 젓는다. 고집을 꺾지 않고 네 손을 단단히 붙든 채 약하게 그 손가락을 앞니로 깨물었다.) …… 안, 돼?
小五郎:응. 안 돼. 차라리 키스를 해. (아무리 네가 매달린다 한들 내게 힘으로 해볼 수 있을까. 억지로 손을 거두고 네 몸을 품에 가두고 가스불을 껐다.) 내 말 들으라고 했지.
英理:……. (단호한 네 말에 품에 안긴 채로도 눈에 띄게 시무룩해져서는 눈썹을 축 늘어뜨린다. 그대로 까치발을 들어 얼굴을 가까이하며 채근하듯 네 소매를 잡아 흔든다.) …… 왜요, 네? 저 배고파요. 여보……. 손, 주세요.
小五郎:안 돼. (손을 주는 건 괜찮지만 그 다음엔 뭘 바랄지 도통 가늠할 수가 없다. 일부러 네 입술을 깨물었다 놓고서 몸을 더 세게 안았다.) 차분히 생각을 해 봐. 배고픈데 왜 내 손이 필요해.
英理:
=
小五郎:어이! (네가 갑자기 돌아서자 다급히 뒤를 따라 나선다. 뒤에서 허리를 잡아채 다시 품에 가두고 입가를 손으로 가린다. 영문을 알 수 없어 머릿속이 복잡하다. 역시 약을 먼저 먹일 걸 그랬나.) 자, 줄게. 줄 테니까.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말이라도 하라고.
英理:싫어요, 이거 놔요. 나가려는 거 아니니까. 싫어……. (저를 가둔 네 팔을 풀어내려는 듯 마구 밀어내려 들다가도, 네 손이 입에 닿으면 움직임을 멈춘다.) …… 싫어. 이제 손만으로는 만족이 안 돼요…….
小五郎:그럼 뭘 줘야 만족할 건데. 너 말곤 전부 줄 테니까 일단 숨부터 천천히 쉬어. 열 오른 놈이 그렇게 무리하면 안 돼. 알잖아? (물론 일정 선을 넘어가면 막겠지. 하지만 진정이 우선이다. 아까처럼 말로 될 것 같지 않아서 문제지.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구는 모습이 순간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던지라 바짝 긴장한 상태다.)
英理:……. (여전히 진정이 되지 않는 듯 숨을 크게 내쉬었다. 어떻게든 네 말을 들으려 심호흡을 내뱉고는 저를 붙잡고 있는 네 팔을 밀어낸다.) …… 알았어요. 이것부터 놓아 주세요……. 저, 정말로 멀쩡하니까…….
小五郎:아니, 안 돼. (잠깐 놓아줄 것처럼 굴다가도 그저 네 몸을 반 바퀴 돌려 마주 바라볼 뿐이다. 부드럽게, 하지만 단단히 머리를 감싸 제 가슴팍에 대고 어떻게든 진정을 시키려 애쓴다.) 대답해.
英理:……. (원망스러운 눈으로 그 얼굴을 바라보다 제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모르겠어요. …… 저도 모르겠어요. 배가 고프고, 당신에게서는 자꾸 좋은 향이 나니까, …… 당신이랑 둘만 있고 싶고, 싫어, 그러니까 놓아 주세요……. 네?
小五郎:...... 약 먹자. (감각의 혼란이든, 뭐든, 일단 상태가 안 좋다는 건 확실하다. 이 상태로 혼자 나가 그 망할 약국이나 병원으로 가는 것도 불안하다. 애초에 배가 고픈데 제게서 좋은 향기가 난다는 말도 이해가 안 간다. 부드럽게 해서 안 되면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그러고 보니 아까 무슨 주문 같은 걸 보지 않았나? 어쨌든 지금 기댈 수 있는 수단은 단 하나 뿐이다. 표정을 굳히더니 네 몸을 안아들었다.) 계속 둘이 있었잖아. 오늘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해. 좀.
英理:싫어, 약은 싫어요. 싫어요. 싫다고 했잖아요! (어떻게든 네게서 벗어나려 마구 밀어내려 들었다. 진정될 듯했던 제 언성은 답지 않게 높아진 채로 여러 감정이 뒤섞인 듯한 얼굴을 한다.) 제발요, 네? 저야말로 제가 환자인데 이런 식으로 다뤄 주지 말아 줄래요?
근력 판정
小五郎:
英理:
小五郎:시끄러워. 남편이 말을 하면 들어! (이런 말까지 하고 싶지 않았는데. 격해지는 저항에 덩달아 화가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네가 아무리 바둥거려도 꼼짝 않고 침실로 들어가 침대 위에 눕힌 뒤 그 위로 올라탔다.) 너 지금 아주 멀쩡하고,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괜찮을 테니까 믿어 봐. 안 되면 네가 하고 싶은 거 하게 해 줄게. 알았어?
英理:……. (어느새 차오른 눈물 탓에 시야가 희뿌옇다. 이래서야 밀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숨과도 비슷한 탄식을 뱉고서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마지막 부탁이라도 하듯 네 옷깃을 잡아당기며 널 올려다본다.) 저 아무 짓도 안 할 거예요. 그냥 이대로 당신이랑 둘만 있고 싶어요. 그것뿐이에요, 그것뿐이니까. 이런 방식은 싫어. …… 싫어, 이런 거…….
설득 대항
설득 굴려주세요
小五郎:
英理:
여전히 에리의 상태가 진정된 것처럼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 짓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에리의 말에 코고로는 어쩐지 마음이 약해지는데요…….
에리를 놓아줄까요?
小五郎:아무 짓도 안 한다 한들....... 안 돼.
英理:침실 밖으로 나가지도 않을게요…….
小五郎:대체 뭐가 싫은 거야? 그냥 약이 싫어?
英理:…… 그렇게 추궁하려는 게 제일 싫어요. 물론 약도 싫지만…….
小五郎:왜 그러는지 이해를 해야 나도....... 하. 그럼 안 물을 테니까 약 먹어. 먹고 나아도 어디 안 갈 거고, 네 곁에 딱 붙어 있을게. 약속해. 아예 입으로 먹여 줄까? 나도 같이 먹도록, 응?
英理:…… 먹기 싫어요. …… 싫어. 비켜 주세요.
小五郎:비키고 나면?
英理:…… 아무것도 안 한다니까요.
小五郎:지금도 아무것도 안 하잖아.
英理:그거랑 이거랑 같아요? 누가 이렇게 강제로 구속당하는 걸 좋아하냐구요. …… 그리고 배가 너무 고파요. 네?
小五郎:하? 못 받아서 안달인 주제에. 그래, 그거부터 이해가 안 가. 배가 고픈데 왜 내가 먹고 싶어지냐고!
英理:당신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는데 어떻게 해요. 별로 내 탓이 아닌걸...... 저, 지금이라도 뭔가 먹지 않으면 배가 고파서 이대로 죽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비켜 주세요, 네? 어차피 당신은 언제든지 날 막을 수 있잖아요.......
小五郎:몇 번이고 날 물어도 괜찮으니까....... 일단, 조금만 여기서 이러고 있자. 제발. 이제 약 먹으라고 안 할게. 어딜 물든 뜯든 괜찮아. 에리. 그러니까, 조금만.......
英理:물어도 괜찮은 거면 비켜 줘도 되잖아요.
小五郎:이대로 물어. 이만큼 물기 좋은 자세가 또 어디 있어?
英理:....... 진짜 이럴 거예요?
小五郎:너야말로 이럴 거야? 지금 내가 전부 주겠다고 하잖아.
英理:....... (가만히 숨만 내쉬다 네게서 휙 고개를 돌려 입을 다물었다.) 마음대로 해요. 이대로 배고파서 당장에 죽는 한이 있어도 당신 말은 안 들을 거예요.
小五郎:말을 해도 꼭....... (죽는다니. 그것만은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네게서 천천히 물러났다. 그러면서도 네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 이건 괜찮냐?
英理:(그제서야 숨통이 트인 것처럼 한숨을 내뱉고 몸을 일으켜 앉았다. 네 쪽을 마주보고서 슬그머니 손을 빼낸다.) ...... 싫어요. 화났으니까 잡지 마세요. 얌전히 여기에 잘 있으니까.
小五郎:나 참. (비어버린 손이 허전한 듯 몇 번 쥐었다 펴기를 반복한다.) ...... 먹을래?
英理:...... 스스로 제안하는 거예요?
小五郎:...... 죽을 것 같다며.
英理:
=
눈을 내리깐 에리의 얼굴에는 마치 인형처럼 어떤 표정도 없지만, 뭔가를 재촉하려는 낌새도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은 진정한 걸까요?
英理:(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나 침실 문으로 다가간다. 그 문을 닫고 방을 걸어잠그고서 네 쪽을 돌아본다.) 안 나가겠다고 했으니까…… 그렇죠? 약속은 지킬 거예요.
그리고 에리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책상의 의자를 가져와 문을 막아두듯 놓습니다.
英理:앞으로 방해꾼이 올 일도 없게끔…….
小五郎:...... 에리.
英理:있죠, 생각해 봤는데 말이에요……. 아까부터 계속 고민했거든요. 당신이 그럼 정말 단순히 저를 걱정해서 여기에 와준 걸까? 하고. (침대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 애초에 당신도 저한테 먹히는 걸 기다리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그런 생각이 들던데.
小五郎:갑자기 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여전히 침대에 앉은 채 인상을 쓴다. 적어도 한 마디 정도는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을 할 리가.......
英理:(침대에 가까이 다가가더니 앉아있는 네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잡고 상체를 밀어 눕힌다.) 그치만, 먹게 되면 이 감기도 나을지도 모르고……. 그리고 아까 당신, 말했잖아요? 원하면 며칠이고 곁에 있어 주겠다고……. 그러니까 가지 말고 저랑 여기에 있어요.
小五郎:안 가겠다고 말했는데 왜 굳이. (말을 맺을 수가 없다. 그야말로 제 발에 걸린 격이 아닌가. 지금 너는 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서 그랬다고 해명한들 이해할 거란 기대 또한 없었다. 엉겁결에 네게 깔린 채 당황한 얼굴로 올려다본다.) 낫지 않으면 어떻게 할 생각, 에리. 내 말 듣고 있어?
英理:(눕혀진 네 몸 위에 그대로 올라타더니, 너와는 다르게 한껏 침착해진 얼굴로 내려다본다. 네가 묻는 말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얼굴을 바짝 가까이하더니 네 뺨 이곳저곳에 입을 맞춘다.) …… 좋은 냄새.
小五郎:이봐.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이렇게 되나. 한참 뻣뻣하게 굳어 입술만 달싹였다.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긴 머리카락이 간지럽다. 솔직히 위협적인 상황은 아니다. 아닌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쁜 걸까. 그보다, 기껏해야 손가락이나 다시 물릴 생각이었건만. 손이 더듬더듬 네 몸을 훑고 올라가 허리를 쥐었다.) 에리? 안 들려?
英理:…… 여보. (나지막하게 널 부르며 뺨에서부터 귀까지 입술을 옮겼다. 귓가를 야금야금 아프지 않게 깨물며 한 손으로는 네 얼굴을 감싸쥔다.) …… 괜찮아요. 이대로라면 당신도 저도 좋잖아요. …… 당신은 싫어? 나랑 둘만 있는 게 싫어?
小五郎:아니, 싫은 게 아니라. (싫을 리가 없지. 다만 그 방식이 궤도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았나. 무어라 말을 하고 싶어도 네 손길이며 입술이 닿는 곳마다 저릿할 만큼 열이 올라 몸이 다시 굳었다. 당장이라도 내치고 억지로 약을 먹일 수 있는데, 그렇게 괜찮아지면 그 뒤로 둘이서 보내도 될 텐데. 그저 다시 울리고 싶지 않다. 눈물을 머금은 채 싫다고 하던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 결단이 서지 않았다.) 하.......
英理:(싫지 않다는 말에 얼굴에 화색이 감돌았다. 바짝 가까워진 거리에서 시선을 맞추며, 얼굴을 한껏 붉힌 채 소리내어 작게 웃는다.) 그럼 쭉 같이 있어 주는 거죠? …… 저, 계속 꿈꿔왔어요. 십 년 동안 매일같이, 매일 매일 당신과 이렇게 되길 바랐는데……. 당신도 같은 마음이죠? 네?
小五郎:그래, 같이 있고 싶어. (있고 싶은데 이건 아닌 것 같다. 가벼운 스킨십으로 진정시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서 다음 수를 생각해야지. 그래. 언제든지 힘으로 억누를 수 있다. 괜찮아. 내가 진정해야 이 녀석을 어떻게든 할 수 있잖아.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허리를 붙든 손에 힘을 주었다.) 전부 네가 원하는 대로 됐으니 천천히 즐겨도 돼. 천천히, 맛부터 보면서. ...... 그렇지?
英理:……. (네 뺨을 만지던 손길은 점점 목으로 타고 내려온다. 네 이목구비 하나하나를 뜯어보듯 시선이 네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곧 가까웠던 거리를 물리고서 애틋한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 싫어요. 이제 더 이상 기다리기는 싫어…….
행운 판정
小五郎:
지능 판정
小五郎:
그러고 보니 부엌에서 못 봤던 게 하나 있었습니다.
흔히 쓰이는 식칼이 보이지 않았던 걸 코고로는 떠올립니다.
그게 왜 이 순간에 떠오른 걸까요? 하지만, 짐작 가는 곳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에리는 그 순간 그대로 손을 뻗어, 당신이 누워있는 베개 아래에서 살그머니 칼을 빼냅니다.
英理:(태연하게 칼을 빼든 것과는 다르게, 여전히 한껏 안타까운 얼굴로 널 내려다보며 칼끝을 만지작거린다.) …… 저도, 이런 건 처음이라……. 그렇지만 당신이라면 서툴러도 이해해 줄 거라 믿어요.
小五郎:잠깐만. 갑자기 왜, 에리, 잠깐만.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급하게 네 손목으로 손을 뻗었다. 이게 뭔데. 이게 뭔데. 이게 뭐냐고.) 이런 일에 익숙해질 필요 없잖아? 응?
英理:(들고 있던 식칼의 칼날을 네 쪽으로 향하게끔 아래로 쥐었다. 양손에 힘을 꼭 준 채로 손잡이를 잡은 채 고개를 기울인다.) …… 네? 이대로 영원히 같이 있을 수 있잖아요.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당신이 나를 아까처럼 붙잡을 일도 없이 얌전하게…….
小五郎:영원히 함께 있지만 아무 말도 못 하면 무슨 소용이야. 이렇게 말도 온기도 나눌 수가 없는데 무슨 소용이냐고. 에리. 가죽 뿐인 인형이 좋아? 껍질 뿐인 나를 사랑했어? (조금 더 손을 뻗어 손목을 틀어쥐었다. 기울어진 네 얼굴이 주는 이 느낌이 너무 낯설어서 무어라 정의하기 힘들었다. 두려움인가. 그러나 삶의 끝에서 느끼는 두려움이 아니다. 지나가선 안 될 선 위를 밟고 흔들리고 있는 네가 걱정스러워서, 어떻게 잡아야 할 지 모르겠어서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英理:…… 그럴 리가 없잖아요. 당신을 이룬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걸. …… 그치만 봐요, 제 손에는 껍질조차 남아있지 않았잖아요. 손에 잡히지 않았잖아.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인상을 찌푸리고 말을 이어가는 제 목소리 끝이 확연하게 떨렸다. 네가 제 손목을 쥐면 손의 힘이 빠듯하게 더 들어간다.) …… 다른 준비가 필요한가요? …… 이제, 그저 편해지고 싶어…….
小五郎:늦어서 미안해. 그렇지만, 지금 여기 있잖아. 껍질부터 알맹이까지 완전한 내가 네 눈앞에 있다고. 이대로 찔러 버리면 정말 영원할 것 같냐. 네가 전부 먹기도 전에 금세 쓰레기보다 못하게 될 텐데? 내가 결국 완전히 네 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벌레에게 파먹히기나 하면 좋겠어? 그거 참 나 같은 놈에게 어울리는 끝이군. (이런 식의 호소가 들리기나 할지 알 수 없다. 탁해진 목소리로 속삭이며 조금씩 손목을 비틀어 식칼을 빼내려고 해 본다.)
英理:…… 이제 싫어요. 누군가한테 뺏기는 것도, 다시 또 후회하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전부 싫어. 지긋지긋해……. (고개를 저었다. 칼을 쥔 손이 악력으로 파르르 떨렸지만 널 찌르는 행위에 대해 망설임은 한치도 없어 보인다. 칼의 끝부분을 네 목 위로 가져다 댄다.) …… 전부, 전부 당신이 나쁜 거니까…….
小五郎:그 나쁜 자식이 사과할 시간 정도는 달라고, 이 멍청아! 이 모든 일의 끝도 결국 후회와 기다림이라는 걸 아직도 몰라? 죄인의 끝은 죽음이 아니라는 걸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모르면 어쩌자는 거야! (네가 나 없는 세상에서 망가진 채 살아가는 건 싫어. 용서할 수 없어. 이를 악문 채 으스러뜨려 뱉는 말은 울음이라 해도 좋겠지. 비록 눈물 한 방울 고이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네 손목을 거두길 시도했다.)
근력 대항
小五郎:
英理:
당신의 손을 뿌리치려는 저항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에리의 손에서 칼을 빼내기를 성공합니다. 툭, 식칼이 당신의 손을 옅게 베어내며 떨어지고, 이내 바닥으로 곤두박질칩니다.
하지만 에리는 아직까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맹렬하게 바닥에 떨어진 칼을 따라 팔을 뻗습니다.
小五郎:(다친 손에 이상하리만치 아무런 감각이 없다. 급해서겠지. 칼을 노리는 대신 네 몸을 붙잡아 당긴다.)
英理:(네가 당기는 대로 속수무책으로 이끌려 침대에 털썩 쓰러진다. 아직까지 아픈 기색이 심한 몸 때문인지 크게 힘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네 손을 붙잡고 몸을 일으키려 했다.) 놔요! 방해하지 말란 말이에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여전히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小五郎:가만히 듣고 있자니 시끄러워 죽겠네! 안 죽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식칼을 문이 있는 쪽으로 걷어찬다. 그러곤 네게 다가가 손목을 억세게 잡아채 벽에 누르고 약병이 있던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英理:아……! (놀란 눈으로 칼이 있던 곳으로 뻗었던 손길은 허공에서 맴돌 새도 없이 네게 강하게 붙잡힌다. 손을 쓸 수 없게 되자 작게 발버둥을 치며 어떻게든 피하려고 들기 시작했다. 원망스레 네 얼굴을 노려본다.) 싫어요! 놓으라고 했잖아요! 조금만, 조금만 더 있었으면 무사히 내 게 되어 줄 수 있었을 텐데……. 당신도 같이 있고 싶다고 말했으면서. 거짓말쟁이!
小五郎:그래, 거짓말쟁이든 뭐든 더 나쁜 사람 할 테니까 마음대로 해! 같이 있고 싶으니까 무슨 취급을 당하든 살아서 내가 데리고 갈 거야. 내 거니까 내가 이 두 눈으로 끝까지 지켜볼 거라고. (너를 붙들지 않은 손으로 시럽이 든 약병을 열었다. 그대로 조심스레 가루가 담긴 봉투를 들어 이로 찢는다.)
英理:……. (네 말에 아무런 말대답도 하지 못한 채 울컥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어 흔들리는 눈으로 네 얼굴과 그 약을 번갈아 바라본다.) …… 싫어. 먹기 싫어요…….
小五郎: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어. 왜 자꾸 당연한 걸 알려줘야 할까, 에리. (잠시 쳐다본 얼굴이 다시 울 것만 같아 바로 고개를 돌렸다. 조심스레 약병에 가루를 타 뚜껑을 닫고 섞은 뒤 네게로 가 완전히 뒤덮듯 앞을 가리고 섰다. 연보랏빛 액체가 자신이 보기에도 기이하다.) 입 벌려.
英理:(입술을 앙다문 채 눈물젖은 눈으로 널 올려다보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
小五郎:정말 싫어?
英理:……. (네가 되묻는 말에 괜히 머뭇머뭇 눈치를 살피며 고개를 젓지는 않았다.) …… 싫은데…….
小五郎:...... 부드럽게 할 테니까. (이건 정말 답이 없군. 손이 부족한 게 억울하다. 결국 약을 자신이 머금고 병을 대충 던진 뒤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네가 버티겠다면 마찬가지로 언제까지든 버틸 셈이었다.)
英理:……. (여전히 네 눈치를 살피면서도 얼굴이 가까워져오자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혼란스러운 얼굴이 스쳐 지나가더니, 이내 눈을 꼭 감고 입술 위를 조심스레 포갠다.)
에리가 은은한 보라색이 감도는 시럽을 마십니다.
......
그리고는 몇 번 숨을 몰아쉬고, 기침을 한 후…
이내 얌전해집니다.
바로 모든 열기운이 가신 것은 아닌지, 이마를 짚어보면 따뜻한 열기가 느껴지지만 에리는 한결 편해 보이는 얼굴입니다.
에리를 침대에 눕혀 다시 이불을 덮어 주자, 에리는 짧게 말합니다.
英理:…… 고마워요.
小五郎:...... 그래.
짧은 시간이 흐르자 에리는 스르륵 눈을 감고 잠에 빠집니다.
아마 이 상태로 에리의 열은 조금씩 내려가…... 멀지 않은 시간 내에 평소의 온기를 가진 상태로 돌아올 것임을, 코고로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쉽게 약해진다는 말이 있던가요.
에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확실히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떠나지 않고 곁에서 자리를 지켜 준 코고로에게, 에리는 분명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겠죠.
악몽같은 열병에서 벗어난 에리가 지금은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기를.
ENDING 2 「남은 것은 당신의 온기」
에리, 코고로 생환
깨어난 에리는 아플 때 있던 일을 흐릿하게 열기운에 꾼 꿈처럼 기억합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 줄지는 코고로의 자유입니다.
코고로는 1의 이성치를 회복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5/32/13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rolling 1d4
(
)
2
2
기준치: | 65/32/13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5/32/13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
기준치: | 65/32/13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1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레시피를 대충 메모한다. 주방으로 나가기 전 다시 네 상태를 확인하려 이마에 손을 짚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알파벳 A와 C를 연발하며 부엌으로 향했다. 열 좀 식게 물수건 올려줘야지. 죽은 그 다음에.)
rolling 1d4
(
)
2
2
기준치: | 65/32/13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5/32/13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세 가지 이상은 안 되고. 무채색은 모든 환자에게 좋으나 과하면 독이 되고. 그런데 또 검정은 어쩌구 저쩌구 말이 많고. 결국 보라색에 흰색인가? 물수건을 꽉꽉 짜며 고민한다. 잠깐 사이 죽과 음식은 완전히 잊어버렸다. 수건과 액체가 든 병, 보라색과 흰색 봉투를 챙겨 침실로 향했다.)
rolling 1d3
(
)
1
1
rolling 1d4
(
)
1
1
기준치: | 65/32/13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그거야...... 너도 알잖아? 솔직하게 말하는 건 껄끄럽다고....... 아픈 거로 놀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일단 달래긴 하는데 역시 뭔가 이상하다. 평소와 다름 없는 설전이 피곤하게 느껴져서 그런 걸까. 숨을 한 차례 고르고 이마를 맞댄다. 열 오른 거 아니야?) 이렇게 여기 네 눈앞에 증거가 있는데 뭐가 더 필요해. 다른 때는 몰라도 내가 믿으라고 하면 믿어.
기준치: | 65/32/13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10/5/2 |
굴림: | 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
rolling 1d4
(
)
4
4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네 모습을 물끄럼 바라보던 몸을 일으켜 비틀거리면서도 네가 있는 쪽으로 다가간다.) …… 배고파요.
rolling 1d4
(
)
4
4
……. (금세 울상이 되어서는 제 손가락 끝을 만지작거리다, 말없이 네게서 등을 돌려 실내를 훑어본다.) …… 저는 지금 충분히 차분해요. 별로 어려운 걸 바란 것도 아닌데……. (말끝을 흐리며 시선의 끝에 걸린 현관 쪽으로 비틀거리지만 성큼성큼 걸어간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10/5/2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rolling 1d2
(
)
2
2
…… 저는 거부할 생각 없지만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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