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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나리오의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도입 :: Ore Monogatari! OST - 散歩道 https://youtu.be/j82ZXH_hbgU

코고로의 수난 시작 :: J.B Son music - Free BGM https://youtu.be/IphPLburVn4

되찾은 평화 :: Bgm President - Houseplant https://youtu.be/qUN9XoNwI1M

목숨 위협 :: SPY x FAMILY OST - verge of a setback https://youtu.be/DwJHi7nsn0s

인질극 :: The Confidence Man JP OST - Exciting Action https://youtu.be/g6yf_dJkqsc

돌아오는 길 :: SPY x FAMILY OST - Disguise https://youtu.be/M68Hf6OJ2VA

붕괴된 세상 :: Arknights OST - escape https://youtu.be/Ta9YN-H00gI

솔직한 고백 ::  Bgm President - All about the love https://youtu.be/R_MKor-JUz0

엔딩 :: 기적의 분식집 OST - Philia Date - https://youtu.be/d_1Kw4YwH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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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상 엘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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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24
 
아무리 큰 싸움을 했더라도 부부인 이상 아예 만나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죠.
 
코고로는 에리의 동네에 있는 커피숍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늘상 그렇듯 뻔하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커피와 케이크를 앞에 두고 말이죠.
 
핸드폰만 들여다보다 고개를 돌리면 커피숍에 들어오는 에리가 보입니다.
 
英理:(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네 모습을 발견하고, 커피를 주문한 뒤 가방을 내려놓으며 맞은편에 탈싹 앉는다.) 웬일로 당신이 먼저 와 있었네요.
 
小五郎:그러면 안 되냐? (네 얼굴을 쳐다보나 싶더니 계속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딱히 할 말도 없고. 왜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고.)
 
英理:....... (그럼 그렇지. 가벼운 한숨을 폭 내쉬고 다리를 꼬고 앉아 제 팔짱을 낀다. 창밖으로 시선을 던지며 등을 기댄다.) 어차피 달리 갈 곳도 할 것도 생각 안 하고 왔을 게 뻔한데, 왜 만난 거예요?
 
小五郎:만났다 해서 꼭 어디 가야 할 필요 없잖아. 남편이 아내 얼굴 보러 오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지. (네 시선이 느껴지지 않게 되고 나서야 네 얼굴을 쳐다본다. 왜 아직도 저렇게 꿍해? 일이 잘 안 풀리나? 묻고 싶은 건 많았지만 슬그머니 케이크 접시만 네 쪽으로 스으윽 밀었다.) …… 먹어.
 
英理:……. (네 얼굴과 케이크를 번갈아보더니 다시 휙 고개를 돌렸다. 포크를 들고 싶은 생각은 지금으로서는 들지 않았다.) 적어도 오늘 같은 날은 생각해 오면 좋잖아요? 그런 거 말고 해야 할 말은 따로 있을 텐데 말이죠. …… 뭐, 별로 기대도 안 하고 왔지만.
 
小五郎:전부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병이라도 걸렸나……. (아차. 속으로 생각하던 걸 입밖으로 뱉어 버렸다. 케이크를 밀던 손끝으로 네 손등을 콕콕 건드린다.) 보고 싶어서 왔다고요, 아줌마. 나 참……. 또 무슨 말. 그만큼 싸웠으면 됐지, 또 말 가지고 꼬투리 잡을 거야?
 
英理:뭐라구요? (중얼거리는 네 말에 날선 눈으로 널 째려본다. 제 손등을 찔러대는 네 손을 탁 쳐냈다.) 애초에 제가 왜 화난지는 알고 있어요? 맨날 그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면 다 되는 줄 아나 봐. 남의 기분 같은 건 생각 안 하고 살잖아요, 당신은.
 
小五郎:그러니까 그걸 모르겠다고. 셋이 만날 땐 항상 그랬는데 왜 어제만 그렇게 살기가 등등해선.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네 얼굴을 바라본다.) 누구는 항상 내 기분만 생각하고 지내는 줄 알겠네.
 
英理:어제만? 어제만 그러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동안 당신이 매번……. (저도 모르게 욱한 감정이 치밀어 무어라 말을 이으려다 입을 다물어버린다. 제 이마를 손바닥으로 짚다 커피를 가져오기 위해 일어나 버린다.) 내가 왜 이런 남자랑 실랑이하고 있어야 하나 몰라……. 됐어요, 그만 이야기해요.
 
小五郎:허이구. (네 말을 듣고 있자면 늘 그렇다. 항상 제가 시비를 걸었다는 식이다. 솔직히 그건 아니잖아. 누가 됐든 먼저 입을 여는 사람이 공격하는 게 관습 비슷한 무언가였는데, 왜 이번에만 이런 반응인지 알 수 있어야지. 누군 아무런 이유도 없이 뺨까지 얻어맞으면서 만나러 가는 거라고. 일어서는 널 올려다보며 빈정거린다.) 할 말 없으면 꼭 도망가더라?
 
英理:(이어지는 말을 무시하며 걸음을 옮겼다. 중요한 순간마다 다 말아먹는 게 누군데?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잠깐 머리가 아파와 여전히 이마를 짚으며 인상을 찌푸린다. 아, 지겨워……. 가뜩이나 오늘은 업무상으로도 피곤한 일이 겹쳐 있었기에 더더욱 예민해진 느낌이었다. 그럼 그렇지, 그이가 사과 같은 걸 하러 올 리도 없는데.)
rolling 3d6*5
 
(
3
 
+
6
 
+
6
 
)
*5
 
 
=
75
기준치: 75/37/15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맥이 빠지고 처집니다.
 
꼭 만날 필요도 없었던 것 같고……
 
이럴 거였으면 그냥 집에서 쉬는 게 더 낫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하여튼 엄청나게 어색한 이 순간.......
 
英理:(차가운 커피를 가지고 네게로 돌아와 다시 맞은편에 앉았다.) 저 오늘 피곤해서 당신 상대해 줄 여력 없어요.
 
당신은 문득, 이상한 한기를 느낍니다. 불편한 사람과 함께라서 그런 걸까요?
 
小五郎:그럼 가만히 쉬다가 가든지. (이쪽도 멀쩡한 얼굴을 봤으니 됐다. 그러다 괜히 서늘해져 제 팔뚝을 문지른다.) …… 좀 춥지 않아?
 
英理:이미 당신이랑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야 되는 것부터 별로 쉬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중얼거리고선 창밖을 바라본다.) 그런가?
 
그러자, 동시에 콰릉! 근처에서 벼락이 칩니다.
 
요란한 빗소리도 나네요. 오늘 비가 온다는 말은 못 들어봤어요.
 
큰 소리에 놀라 둘의 시선이 마주칩니다.
 
우연히 고개를 들었는데 그렇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小五郎:…… 걸어왔는데. (벼락 한 번에 투닥거리는 건 싹 잊어버린 듯 얼빠진 표정으로 네 얼굴을 봤다가, 창가로 몸을 슬금슬금 움직인다.) 오늘 하루종일 맑을 거라 그랬는데…….
 
英理:이상하네, 오늘 일기예보에서도 비가 온단 소식은……. 소나기일까요…….. (저도 어색하게 다시 시선을 창밖으로 피한다.)
 
당신이 몸을 움직이려는 순간, 실수로 테이블을 쳐 당신의 커피가 허벅지 위로 쏟아집니다.
 
小五郎:아! (비명을 지르며 맨손으로 허벅지를 탈탈 털었다가 손바닥도 뜨거워져 뒤늦게 냅킨 뭉치를 들어 허벅지에 꾹꾹꾹 누른다. 괜히 뜨거운 거로 시켰네, 진짜!)
 
당신이 냅킨을 마구 뽑는 동안, 실수로 핸드폰까지 바닥에 직면으로 떨어집니다.
 
英理:여, 여보……. (당황한 기색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네 쪽으로 허둥지둥 다가온다. 허리를 숙여 떨어진 핸드폰도 주워서 네게 건넨다.) …… 금 갔네요, 이거.
 
小五郎:뭐? (여전히 뜨거운 허벅지를 붙들고 있다 네 말에 고개를 휙 돌린다. 액정이 아주 박살난 꼴을 보니 제 정신머리도 박살나는 기분이었다.) …….
 
英理:……. (아주 조금은 쌤통이란 기분도 들었다. 헛기침을 하고서 제 팔짱을 낀 채 널 내려다본다.) …… 비는 더 심해지고 있고, 어떡할래요? 그냥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어요? 오늘은…….
 
小五郎:이 비바람 속에 어떻게 돌아가. 젠장, 화끈거리는데. 화상 입은 거 아닌가. (바지를 걷고 싶어도 길게 선이 떨어지는 정장 바지인지라 그럴 수도 없다. 그저 진이 빠져 소파에 몸을 기대 네 얼굴을 올려다본다.) 뭐냐. 그 표정.
 
英理:제가 뭘요? …… 뭐, 어차피 젖었으니 비로 좀 더 젖어도 상관없을 것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은 양 말하고서는 다시 맞은편의 자리에 가 앉는다. 그제서야 평화롭게 포크를 들어 케이크를 잘라먹는다.) 전 이것만 다 먹으면 돌아갈 거예요. 사무실 코앞이고.
 
小五郎:그러든가. (진짜 열받네. 허벅지는 화끈거리지, 전화기는 박살났지, 저 녀석은 태평하지. 진짜 마음 같아선 질질 끌고 가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그래봤자 역효과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네 입술이 오물거리는 것만 보고 있었다. 근데 열받는다고.) 괜찮냐는 말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英理:하? 당신이 칠칠맞지 못하게 쏟은 걸 가지고 제가 왜 그런 말을 해야 하는데요? 뭐가 예쁘다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콧방귀를 뀐다.)
 
그 순간, 지나가던 직원이 빈 접시를 가지고 가다 실수로 당신의 어깨에 엎어버립니다. 남은 케이크가 어깨에서 흘러내립니다…….
 
직원: 으악! 정말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小五郎:…… 괜찮습니다……. (씨발. 차라리 비를 맞는 게 더 깨끗해지는 거 아닌가? 이를 으득으득 갈며 직원이 뭐든 하길 기다린다.)
 
직원: (냅킨으로 묻은 것들을 어떻게든 수습하려 닦아낸다.) 아, 필요하시면 제가 세탁비라도……. 정말 죄송합니다.
 
英理:…… 그러게 돌아가라고 했잖아요. (평화롭게 케이크 냠냠)
 
小五郎:…… 때려치자. 때려쳐. 아, 세탁비는 됐습니다. (나중에 꼭 혼쭐을 내 줘야지. 성질이 나 팔짱을 끼고 창밖만 본다.)
 
英理:(제 핸드폰으로 날씨를 검색한다.) 이 비, 아마 오늘 중에는 그칠 예정이 없어 보이긴 하네요. …… 사무실에 남은 우산이 있던가……. 없었던 것 같은데…….
 
小五郎:갈아입을 옷은? (두고 온 적이 있었나? 모르겠다. 십 년쯤 불규칙하게 접촉하다 보면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손가락을 딱밤을 놓을 때처럼 튕겨 유리 위를 두들겼다. 좀 그쳐라.)
 
英理:…… 글쎄요. 내 기억으론 없었을 걸요. (고개를 기울이며 남은 케이크를 마저 비운 뒤 커피로 입가심까지 마쳤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역시 오늘 안 만나는 게 좋았을 텐데…….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집니다.
 
뭐지? 하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당신의 뒷주머니에 있던 지갑을 꺼내던 누군가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는 서둘러 지갑을 빼내 출구로 튀어갑니다.
 
小五郎:이 개새끼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제 겉옷을 벗어 네 품에 던진다.) 우산 못 빌리면 그거라도 쓰고 가라. 난 간다. (대답도 듣지 않고 소매치기범을 쫓아 뛰었다.)
 
英理:(놀란 얼굴로 네 옷을 받아들고서 멍하게 네 뒤를 눈으로 쫓다, 뒤늦게 제 가방을 챙겨 널 따라간다.) 자, 잠깐만요! 여보, 무슨 일이에요!?
 
출구를 빠져나가자……. 어째서인지 떼거지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 건너편으로 소매치기가 저 멀리 사라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小五郎:야!!!!!!!!! (괴성을 지르며 관광객 사이로 마구 어깨를 밀치며 뛰어간다. 너 아주 잘 걸렸다. 오늘 한 번 지옥까지 가 보자. 얼굴에 살기가 등등히 오른다.)
 
英理:여보!!! (관광객 너머에서 소리를 쳐보지만…… 너한텐 안 들리는 것 같다.)
 
다행히 수많은 인파를 밀쳐내고 그 사람을 쫓아가려고 하자…….
 
차가 쌩쌩 달리는 4차선의 횡단보도에서 빨간불이 됩니다. 소매치기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네요.
 
小五郎:……. (지갑에 돈 한 푼 없었는데. 그치만 열받잖아. 비에 흠뻑 젖은 채 신호등을 보며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英理:(멀리서 똑같이 비에 젖은 채 네가 간 길을 따라 열심히 뛰어온다. 드디어 보이는 네 뒷모습을 보고서 서둘러 쫓아간다.) 여보……! 갑자기 왜 뛰쳐나간 거예요!? (낑낑대며 네가 건네 줬던 겉옷을 잔뜩 젖은 어깨에 둘러주려 했다.)
 
小五郎:소매치기가…….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가, 네가 물에 젖은 쥐처럼 젖은 걸 보곤 눈이 휘둥그레 커진다. 네가 제게 두르려던 옷을 빼앗아 네 어깨에 꽁꽁 두른다. 소용은 없겠지만. 이어 널 끌고 어디든 처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다 감기 걸리잖아! 돌아가라고 했지? 왜 사람 말을 안 들어!?
 
英理:(널 따라 비를 피하려 종종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비에 젖은 앞머리를 대충 넘기다, 네가 호통을 치는 소리에 잠시 눈이 커지더니 도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왜…… 왜 윽박을 지르고 난리예요!? 기껏 쫓아왔는데! 내가 뭐 맨날 당신 말만 듣는 사람이어야 돼요?
 
小五郎:위험하니까!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랬어? 네가 아직도 애야? (평소라면 기특하게라도 봤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악재가 겹치니 짜증밖에 나지 않는다. 네 얼굴에 묻은 물기도 손으로 대충 훔쳐주고 애꿎은 제 머리만 긁는다.) 카드 정지부터 해야 하는데. …… 돌아가면 좀 해 줘.
 
英理:……. (잠시 동안이지만 얼굴이 울상이 된 채 눈썹을 축 늘어뜨렸다. 곧 제 어깨에 둘러진 네 옷을 벗어 몸을 밀치듯 내밀고서는 등을 휙 돌렸다.) 평소에 애 같은 짓이라곤 자기가 제일 많이 하는 주제에 누가 누구더러 애래. 알아서 해요. 애도 아니잖아요? 이대로 돌아갈 거니까 뛰어서 가든 택시를 잡든 맘대로 하세요.
 
小五郎:아, 휴대폰도 박살이 났는데 내가 어떻게 하냐고. (카페에서 가지고 나오지도 않았다. 옷뭉치를 품에 안고서 네 뒷모습만 보다 어깨를 잡아당겨 최대한 비를 안 맞도록 가리고 선다. 그대로 제 주머니를 마구 뒤진다. 잔돈이 있었나…….) 기다려 봐. 나는 그렇다 치고 우산은 있어야지.
 
英理:됐다구요, 당신 도움 받기 싫어요. 좀 돌아가게 해줄래요? 같이 있기 피곤하니까……. (네 몸을 밀치고 지나쳐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빗길까지 나간다.)
 
小五郎:……. (이제 모르겠다. 생각하기도 싫고, 짜증만 난다. 네 뒷모습을 보다 저도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버린다. 집이나 가야지. 전화기는 나중에 찾으러 가든가 말든가 하고.)
 
에리가 등을 돌려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코고로도 집에 돌아가기로 합니다.
 
오늘 약속은 완전 망쳤네요.
 
정말이지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요.
 
그런데 이게 뭘까요?
 
갑자기 번개가 잠잠해지고 비가 잦아듭니다. 햇볕이 따사롭네요.
 
비가 이렇게 금방 그칠 수 있나?
 
얼떨떨한 당신에게,
 
건너편으로 건너간 에리가 당신을 뒤돌아봅니다.
 
英理:…… 조심해서 가요! 또 칠칠치 못하게 무슨 일 일으키지 말고!
 
조금의 걱정이 서린 그 얼굴을 본 순간……
 
까닭 모를 불길함이 등골을 스칩니다.
 
아니나 다를까, 쌩 달리던 차가 물을 한바가지로 튀기며 당신 앞을 지나쳐갑니다.
 
小五郎:……. (씨발. 씨발. 씨발. 끝없이 욕을 뱉으며 더러운 물이 튀어 엉망이 된 얼굴을 대충 훑으며 네게 대답도 않고 그 자리에 말뚝이라도 박힌 듯 가만히 서 있었다. 일진이 사납다 못해 저주라도 받은 기분이다.)
 
小五郎: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불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혹시, 에리와 뭔가 연관이 있는 걸까요? 아니, 설마 싶긴 하지만…….
 
에리는 그 길로 사무실에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당신도 돌아갈 채비를 할까요?
 
小五郎:짜증 나…….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터덜터덜 사무소로 걸어간다.)
 
당신이 돌아가는 길목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도착해서 샤워를 끝마치고, 저녁을 먹고 시간이 지나 잘 준비를 하는 모든 과정까지도요.
 
밤이 깊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할까요?
 
小五郎:(맥주 몇 캔만 마시고 자야지. 아직도 짜증이 드글드글하다. 뭔가 추리할 생각도 없는 듯하다…….)
 
코고로는 맥주 몇 캔을 마시고……
 
별 달리 할 것도 없습니다.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小五郎:(뭐야? 왜 물어봤어?)
 
새근새근,,
 
小五郎:(쿨쿨쿨…….)
 
눈을 뜨면 좋은 아침입니다. 특별한 일은 당연히 없었어요.
 
악몽을 꾸지도 않았고요.
 
느긋한 하루의 시작을 즐겨보세요.
 
小五郎:(눈을 떴지만 잘 수 있는 만큼 계속 자기로 한다. 어차피 의뢰인도 안 오겠지. 잠이나 자자…….)
 
코고로는 잠에 다시 빠집니다.
 
점심 무렵이 될 때까지 푹 잘 수 있었어요.
 
일어나서 발걸음을 옮겨보면, 누가 받아놓은 건지 어제 잃어버린 핸드폰과 지갑이 도착해 있습니다. 럭키네요!
 
小五郎:? 뭐야. (오히려 수상해. 오히려 위험해. 경찰서에 전화해야겠다.)
 
경찰서에 문의해 보니, 길에 떨어져 있던 지갑을 누군가 찾아줬다고 합니다.
 
小五郎:돈이 없어서 버리고 갔나……. (하긴 요즘 세상에 카드를 마음대로 쓰면 인생 망치는 지름길에 들어서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나저나 잘 들어갔나. 감기는 안 걸렸나. 걱정하면서도 액정에 난리가 난 휴대폰을 노려보기만 할 뿐이었다. 먼저 연락하는 건 자존심이 용납을 안 한다.)
 
그때, 마침 타이밍 좋게 란에게서 메세지가 옵니다. 사진도 같이 있는 것 같아요.
 
小五郎:(깨진 액정이 거슬리지만 메시지를 확인한다.)
 
[저희 동네에서 방금 엄마를 봤어요! 아빠를 만나러 온 건가?]
 
사진을 확인하니 정말로 익숙한 거리에서의 한껏 꾸민 에리의 모습이 보입니다. 어디론가 분주하게 가고 있는 것 같아요.
 
小五郎:얜 왜 이런 걸 찍고 그래? (투덜거리면서도 사진을 저장한 뒤 생각한다. …… 동네에서 의뢰인을 만날 일이라도 있나? 하긴 잘 나가는 변호사니까 바쁘겠지. 휴대폰을 탁 내려놓고 창밖을 본다. 혹시 모르잖아. 혹시.)
 
에리의 사진을 보고 핸드폰을 내려놓자, 갑자기……
 
시끄러운 소음이 들립니다. 건물 양쪽에서 전부 공사를 시작하는 것 같아요.
 
小五郎:아. 뭔…… (단순하게 손바닥으로 귀를 틀어막는다.)
 
건물에서 화재 경보기가 마구 울리기까지 합니다.
 
小五郎:불?!?!?! (후다닥 건물 밖으로 나간다. 진짜 불이야? 불? 불이냐고? 진짜로?)
 
코고로가 건물 바깥으로 나가려 하자……
 
계단에서 미끄러집니다. 우당탕!
 
小五郎:아악!!!!!!!!!!!!!!!!! (쿵쾅우당탕쾅쾅!!!!)
 
게다가 화재경보기는 오작동이었던 것 같네요. 당신이 나오자 뚝 소리가 그칩니다.
 
어제부터 이게 무슨 일일까요?
 
小五郎:구급차……. (길바닥에 엎어진 채 바르작거린다. 울고 싶어.)
 
코고로는....... 의도치 않게 바깥으로 나왔으니, 이제 뭘 할까요?
 
小五郎:(일단 사지가 멀쩡한지 확인하기 위해 일어난다…….)
 
다행히 몸 여기저기가 쑤신 정도입니다.
 
小五郎:(자신이 얼마나 통뼈인지 다시금 확인했다. 다시 계단으로 몸을 쑥 넣는다. 설마 또 화재 경보기가 울린다거나?)
 
울리기 시작합니다.
 
小五郎:아미쳤냐고!!!!!! (귀가 얼얼해 다시 빠져나온다. 나 이제 어디 가냐. 사무소 대신 포와로로 들어간다…….)
 
문이 잠겨있어요. 뭐지?
 
小五郎:……. (그럼 마작장에……. 일단 터덜터덜…… 털레털레…… 걷는다.)
 
코고로가 거리를 걷다 보면......
 
횡단보도를 기다리는 동안 저 멀리에 익숙한 얼굴이 보입니다.
 
에리네요.
 
불행이 가득했던 당신과는 달리, 에리는 왠지 행복한 듯이 미소를 지은 채 모르는 사람과 함께 있습니다.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그 사람을 찍어 주기도 하며 놀고 있네요.
 
小五郎:흐응. (그 모습을 보니 열이 받는다기보단 마음이 차게 식는다. 그대로 네가 있는 곳까지 걸음을 옮긴다.)
 
英理:아니에요, 제 사진은 괜찮으니까요. 지, 진짜 괜찮은데……. (귀끝을 붉히며 손사래를 치다 무의식적으로 인기척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리면, 네가 보여 눈에 띄게 화들짝 놀란다.) 여, 여보.
 
小五郎:재미 좀 보고 있나 봐? (가까이 다가가며 피식 웃었다. 뭐야. 어제 그렇게 투덜거린 게 결국 이거 때문이었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너와 상대를 내려다본다.) 놀아날 거면 정리 정도는 하고 하지 그래.
 
英理:……. (금세 인상을 찌푸리며 표정이 굳는다.) 무슨 의미예요?
 
小五郎:글쎄다? 누군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꼴을 겪었는데 누군 히히덕거리고 있는 꼴을 보니 재미있어서. (빈정거리며 고개를 돌린다.) 방해 안 하고 갈 테니 즐겁게 놀고 가셔.
 
英理:당신이 겪은 일들이 그럼 전부 제 탓이에요? 왜 저한테 분풀이에요? (가방을 쥔 손에 힘이 꽉 들어간 채 목소리가 커졌다.) 별로 마주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당신 덕분에 즐거운 마음 같은 거 싹 사라졌어요. 정말 고맙네요!
 
小五郎:어차피 거기 있는 사람이 나보다 더 즐겁게 해 주니 괜찮은 거 아니냐? 지금 엄한 곳에 성내는 게 누군데.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엿이나 먹이니 좋냐. 그러고 다니는 거 딸이 보고 다니게 할 만큼 정신이 나갔어?
 
英理:제가 당신인 줄 알아요?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이어지는 말에 결국 시선을 내리깐 채 손끝이 떨린다. 목이 메이는 듯한 목소리를 겨우 밀어내며 붉어진 눈을 똑바로 마주한다.) 당신은 허구한 날 한눈 팔고 다니는 주제에 저는 다른 사람이랑 웃지도 못 해요!? 전 란한테도 당신한테도 어디 가서 떳떳하지 못할 일 한 적 없어요.
 
小五郎:떳떳한데 왜 내 얼굴 보자마자 놀라냐. 적어도 말을 앞뒤에 맞게 하든가……. 일부러 여기까지 오긴 개뿔이, 내가 우리 동네 돌아다니는데 네 허락 받고 다녀? 아니면 나올 때마다 전화해서 오늘 여기랑 여기랑 여기를 지나갈 예정인데 지나가도 괜찮겠습니까? 하고 허락 받아야 하냐? (널 마주 바라보는 눈은 오히려 이상할 만큼 고요하다. 변명조차 안 하는데 내가 무슨 상대를 한다고 이러고 있는 건지.)
 
英理:…… 네, 맞아요. 당신 말이 다 맞겠죠. 저는 당신한테 있어서 늘 말만 들어야 하는 존재고, 혼자서 즐거워 하는 건 두 눈 뜨고 못 보니까. 옛날부터 그랬잖아요. (눈가가 젖은 채로도 제 팔짱을 끼고 빈정거린다.) 나한테 요구하는 것들은 자기가 절대 안 지키면서 말이죠. 당신 말이 다 맞으니까 알아서 생각하세요. 넘겨짚기 하나는 선수급이잖아요. 어차피 내 말도 안 들을 거면서, 뭘.
 
小五郎:그것도 네가 다 멋대로 짚은 거잖아! 내가 언제 그랬냐. 정말 내가 무슨 생각으로 말을 하는지 제대로 생각이나 해 본 적 있어? 아, 그래. 알아서 생각하라 이거지. 처음부터 방해 안 하겠다는데 뭐하러 붙들어서 난리야. (오히려 제가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손을 휘휘 젓더니 가던 길이나 마저 가자 싶어 네게서 몸을 돌린다.) 자기 몸 하나 못 챙기는 여자가 사람 말도 안 들으니……. 쯧.
 
英理:…… 하아. (그 뒷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고, 눈가를 작게 닦아낸다. 한 번 훌쩍이는 소리를 내더니 일행에게 머쓱하게 웃는다.) 미안해요,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네요.
 
코고로가 돌아가기를 마음먹고 발걸음을 돌리자,
 
이런....... 껌을 밟은 것 같네요. 구두 밑에서 불쾌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小五郎:어제부터 지랄맞네. (투덜거리며 바닥에 구둣발을 몇 번 비비더니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다.)
 
小五郎: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그때,
 
무언가 삐걱이는 소리가……
 
뒤에서 에리가 무어라 외치는데, 들리지 않아요.
 
小五郎:(어차피 또 쓸데없는 이야기겠지. 뒤도 안 돌아본다. 그저 화만 끓어오른다. 뭘 잘했다고 울어. 뭘. 남한테 웃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모자라서 우는 것까지 보여주면 어쩌자는 거야.)
 
점점 확연하게 들리는 소리는, 에리의 목소리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건물 위의 창문에서 몸을 내민 사람이 사색이 되어 외치고 있습니다.
 
"피해요!"
 
小五郎:? (멍하니 위를 쳐다본다.)
 
그래요. 에어컨 실외기가 바로 당신의 머리를 향해 낙하 중이었습니다.
 
小五郎: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12439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어려운 성공
-1: 실패
-2: 실패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죽는 걸까요.
 
그때, 몸을 던져 당신을 있는 힘껏 밀치는 이가 있습니다.
 
에리입니다.
 
쾅! 에어컨 실외기가 바로 근처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집니다.
 
에리는 당신을 깔아 누른 채로 넘어집니다.
 
정통으로 맞았다면 죽었겠죠. 식은땀이 흐릅니다.
 
지금, 정말로 죽을 뻔했어요. SanC 0/1
 
小五郎: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英理:뭐하는 거예요! 방금 전부터 피하라고 그렇게 소리쳤는데……! 바보예요? (화를 내는 목소리였지만 걱정이 잔뜩 뒤섞인 얼굴로 울먹인다.)
 
小五郎:…… 안 들렸어. (아직도 멍하다. 어제 그 수모를 겪은 걸 배제해도 역시 이상하다. 계단에서 구른 것도 모자라서 이게 뭐야. 흐려진 눈으로 네 얼굴을 보다 조심스럽게 안고 일어나 실외기 파편에서 조금이라도 먼 쪽에 내려준다.) 다쳤을지도 모르니까 병원 데려가 달라고 해. 알겠냐.
 
英理:지금 그걸 저한테 하는 말이에요? 당신이나 병원에 가든가 해요! (주먹을 쥐고 네 가슴팍을 힘껏 때리며 밀쳤다.) 최악이야, 진짜…….
 
심한 불행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에리 때문일까요?
 
그게 맞다면 이 불행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 할까요.
 
小五郎:나는 괜찮아. (계단에서 구른 게 더 위험했지. 제자리에 그대로 선 채 무뚝뚝하게 대답하면서도 눈으론 네가 넘어지며 상처가 생긴 곳이 없나 꼼꼼하게 훑었다.) 최악인 거 아주 잘 아니까 병원 가. 무조건 가.
 
英理:……. (이내 인상을 찌푸린 채 다시금 제 이마를 짚고 고개를 숙였다. 어깨가 작게 떨린다. 하고 싶은 말들은 수없이 많았지만 겨우 목구멍 뒤로 삼켜낸다.) …… 당신이 데려다 주면 되잖아요…….
 
小五郎:……. (내가 왜. 방금까지 아주 징그러운 걸 보다시피 대하더니. 사실 그보다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그런데 이걸 말해도 되는 건가. 애초에 믿기나 할까.) 나랑 같이 있으면 또 방금 같은 일이 생길지도 몰라. 이상한 이야기라는 건 아는데…… 스토커라도 붙었는지 누가 날 계속 괴롭히고 있거든.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네 머리를 거칠게나마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병원 갔다가 일찍 퇴근해서 안전한 곳에 가 있어. 너까지 위험해지는 건…… 싫어.
 
英理:…… 누구한테 원한이라도 산 거예요……? (조심스럽게 물어보며 네게서 떨어질 생각이 없는 듯 옷깃을 꼭 잡았다.) …… 싫어요. 당신 혼자 있다가 지금 같은 일이 생기는 건 더 싫어요…….
 
小五郎:원한은 너무 많이 사서 잘 모르겠고. (제게 매달린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왜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드냐. 지금은 사무소에도 못 들어가는데…….
 
英理:싫을 때도 좋을 때도 당신 곁에 있었던 게 나였는데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해요. ……. (중얼거리며 잡은 옷깃을 살살 흔들었다.) …… 병원, 안 데려가 줄 거예요?
 
小五郎:……. (방금까지 다른 놈이랑 잘만 놀았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건 무슨 심보야. 네 머리를 몇 번 더 쓰다듬다가 도로를 쳐다본다.) 택시라도 잡지.
 
英理:…… 응.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네 곁을 따라간다.)
 
둘은 택시를 잡으려고 도로로 나갑니다.
 
그러자, 갑자기 어디선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선팅한 검은 봉고차가 드리프트를 밟아 당신의 앞에 섭니다.
 
거칠게 문이 열립니다.
 
?: 지금은 시간이 없어. 당장 여기에 타줘. 설명은 나중에 할게.
 
라고……
 
복면을 뒤집어쓴 강도들이 당신에게 총을 겨누고 말했습니다.
 
小五郎:뭐? (아연실색해 강도를 쳐다보다 네 몸을 등 뒤로 숨긴다.) …… 이 여자는 보내줘. 그럼 협력하지.
 
英理:아니, 이거 어딜 봐도 납치잖아요……!
 
강도: 그래, 어서 타! 쏴버리기 전에!
 
총구는 당신을 겨누고 있습니다.
 
小五郎:너까지 위험하게 만들 수는 없어! 너도 조용히 해! (오히려 강도에게 삿대질한다. 내가누군지알아?!)
 
강도: 머리에 바람구멍 내버린다!? 빨리 타!
 
英理:여, 여보…….
 
小五郎:너 지금 총도 제대로 못 잡은 건 아냐?! (고개만 뒤로 돌려 작게 속삭인다.) 에리. 타카기한테 연락해. 메구레 경부님도 좋아. 그러니까 넌 빨리 도망쳐. (그대로 널 뒤로 밀치고 총을 든 강도를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인질 참 잘 골랐네. 이 나라에서 누굴 골라도 나만큼 몸값 비싼 사람이 없을걸?
 
英理:여보, 그치만……. (네 뒤에서 당황한 얼굴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이 묶인다.) …….
 
강도: 모르겠고 빨리 타! 넌 꺼져. 신고하면 죽인다! (에리에게 소리친다.)
 
小五郎:날 믿고, 빨리!! (빠른 연락이 가장 안전해지는 길이다. 네게 소리를 빽 지르며 차에 몸을 구겨넣는다.)
 
코고로는 총을 든 무장강도들 사이에 낑깁니다.
 
드르륵, 다시 문이 닫히면 봉고차가 신나게 달려가네요.
 
에리의 모습이 멀리, 저 멀리 멀어져 갑니다…….
 
봉고차는 6인승이고, 운전자 한 명에 총을 든 사람 둘이 있습니다.
 
당신을 딱히 결박하진 않습니다.
 
小五郎: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코고로는 뒷좌석에 묵직한 자루들이 있는 걸 발견합니다. 삐죽, 지폐가 몇 장 빠져나와 있습니다.
 
小五郎:(은행강도인가……. 생각하며 태평하게 다리를 꼬고 앉는다.) 어디로 튀려고?
 
강도:몰라. 이대로면 경찰에 잡히는 건 시간문제지. 그러니까 인질이 필요한 거야.
 
小五郎:애초에 경찰에 안 잡힐 만한 계획을 짰어야지. 너희 셋밖에 없냐?
 
강도:우리 셋이 전부야. 우린 잘나가는 은행 강도들이라고. 저기 자루들 보이지?
 
小五郎:강도가 잘나갈 게 뭐가 있냐. 그렇게 치면 난 명탐정이다.
 
강도:얘 뭐라냐? 웬 명탐정?
 
小五郎:인터넷에 내 이름 검색해 보든가. 모리 코고로다. (될 대로 되라지…….)
 
강도:애초에 니가 명탐정이든 국회의원이든 지금부터 기도라도 해야 할 거야. 좆되면 단번에 끝이야. 어? 같이 가자고. 나락이든 지옥이든.
 
하...... 우째 이런 일이. SanC 1/1D3
 
小五郎: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런 일이 솔직히 한두 번인가……. 그보다 에리가 걱정이다. 심드렁하게 강도에게 대꾸한다.) 둘 다 같은 뜻이거든. 멍청아. 잡은 인질을 진짜로 죽이는 순간 너넨 강도가 아니라 살인범이라고.
 
강도:그런 게 무서웠으면 이 짓 못 하지. 그냥 네 불운을 탓해.
 
코고로는 가만히 창밖을 봅니다.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네요.
 
봉고차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벌써 당신이 사는 동네를 넘어갑니다.
 
강도:이대로 고속도로에 진입한다.
 
운전석의 사람이 액셀을 힘껏 밟습니다.
 
小五郎:야. 아까 실외기 던지고 계단에서 민 것도 너야? (갑자기 든 생각에 강도를 똑바로 쳐다보며 묻는다.) 와이프까지 건드린 사람이 너냐??
 
강도:이게 뭔 개소리야? 나는 지나가다 딱 보는데 니가 거슬려서 데려온 거야.
 
총 든 이들은 미지근한 오렌지 주스를 마십니다. (마시고 싶으면 매혹 판정을 해야 합니다.)
 
小五郎:이런 개자식이 다 있나……. (혼자 결론을 내리고 꿍시렁거린다.)
 
강도:(주스 냠냠)
 
小五郎:(잘나가는 강도가 이 정도면 이 나라의 사법제도가 완전히 망가진 게 아닌가? 창밖만 보며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그때였습니다.
 
삐용삐용삐용……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고, 오렌지 주스가 출렁거리며 넘칩니다.
 
당신은 앞좌석에 이마를 박습니다. 콩.
 
별로 아프진 않아요. 고개를 들면 주변이 온통 경찰차입니다.
 
“너희들은 이미 포위됐다! 총을 버리고 나와 투항하라!”
 
강도:이런, 개, 씨발! 언제 이렇게 빨리?!
 
강도들이 이를 갑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발악은 하고 싶은가 봐요. 당신의 등에 총이 겨눠집니다.
 
강도:야, 너부터 나가.
 
小五郎:그래. (쫄 것도 없다. 먼저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인질극입니다. 경찰들은 주춤거리고, 은행강도는 흔한 대사를 그대로 읊습니다.
 
강도:물러나! 인질의 목숨은 없다!
 
등을 찌르는 총구가 너무나도 단단하고 차갑네요.
 
이대로 죽는 걸까? 눈을 감습니다.
 
주마등 같은 기억 속으로 에리가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에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나.
 
강도:조금이라도 다가오면, 어? 이렇게!
 
小五郎:(업어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한다.)
 
한 사람이 총을 허공으로 올립니다. 방아쇠를 당겨 위협 사격을 하려는 것 같네요.
 
잘못 나섰다가는 총을 맞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철컥, 소리만 나고 총이 발사되지 않습니다.
 
불발입니다.
 
당연히 강도는 당황해서 여러 번 더 당깁니다.
 
철컥, 철컥. 계속 불발이네요.
 
경찰들이 술렁거립니다.
 
당신의 등을 겨누고 있던 총이 치워집니다. 설마 이것도?
 
하늘을 향해 당기면, 탕!
 
강도:하, 하하. 이건 멀쩡하…… ……아.
 
이런, 인질에서 총을 떼면......
 
경찰들의 총 여러 개가 강도를 포위합니다.
 
小五郎:(괜한 짓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생각하며 눈만 굴려 주변을 바라본다. 빨리빨리 제압하라고.)
 
무사히 강도들을 제압하는 것에 성공하고,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코고로는 자유의 몸이 됩니다.
 
경찰들은 코고로를 안쓰러워하는 눈치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니 에리가 신고했다는 것 같네요.
 
형식적인 조사가 끝나고 나오면 어느덧 어둑어둑한 저녁입니다.
 
핸드폰을 열어보면 전화가 어마무지하게 와 있습니다.
 
에리의 연락들이에요.
 
小五郎:하……. (아침부터 구르고 맞고 잡혔더니 너무 피곤한데. 이제 집 간다. 간단히 메시지만 보낸다.)
 
당신이 메세지를 보내자 바로 전화가 걸려옵니다. 어떡할까요?
 
小五郎:……. (한숨을 푹 쉬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英理:당신, 어떻게 됐어요? 무사해요? 그 사람들은 잡혔어요?
 
小五郎:방금 조사 끝났어. 상습범이었나 봐. 쏘일 뻔하긴 했는데 뭐, 괜찮아. 너는?
 
英理:저는 당신이 말하는 대로 신고하고 그 이후로 아무것도 듣지 못 했는데……. 제가 얼마나 걱정했을지 알면서도 이제 집 간다고 문자 하나만 띡 보내는 게 말이 돼요?
 
小五郎:내내 잡혀 있다가 나오자마자 연락한 거잖아. 온몸이 쑤셔서 죽겠는데 너까지……. 집에서 봐. 응? 나 배고파.
 
英理:…… 뭐예요, 나까지 피곤하고 귀찮게 군다는 듯한 그 말은…….
 
小五郎:그게 아니라……. 하. 정말 너무 힘드니까, 집에서 보자고.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편이 너도 안심하고 좋지 않아?
 
英理:…… 알겠어요. 이쪽으로 올래요?
 
小五郎: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정말 그래도 될까요? 어떻게 생각해요?
 
小五郎:(조금 불안하긴 한데……. 보고 싶어. 입술을 깨물다 다시 벌린다.) 너 어딘데.
 
英理:아직 사무실이에요. …… 아니면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지능 재판정이 가능합니다.
 
小五郎: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연속되던 불운이 끝난 건 두 번 다, 분명…….
 
小五郎:(마지막으로 확인해 보자고.) 혼자 있어?
 
英理:…… 네. 혼자 있어요.
 
재판정 ㄱㄱ?
 
小五郎: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속되던 불운이 끝난 건 두 번 다 에리와 헤어졌을 때였죠.
 
에리와 가까워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小五郎:…… 아. 경부님. 에리, 경부님이 부르시네. 나중에 보자. 밤에 전화해. 알겠지?
 
英理:네? 방금 조사 끝났다고…… 어, 언제요? 밤 언제요? 진짜 괜찮은 거 맞죠?
 
小五郎: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너 자기 전에. 사무소에서 받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혹시 모르니까 몸 조심해.
 
英理:네, 네에……. 그럼 이따 전화할게요. 당신도 몸 조심해요……. (그럼 얼굴은 못 보는 건가? 시무룩한 기색으로 전화를 끊는다.)
 
통화가 마무리됩니다.
 
小五郎:(주머니에 휴대폰을 집어넣고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간다.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했지만 그게 네가 위험해지는 것보단 나으니까. 서투르게나마 스스로에게 변명하며 입을 삐죽 내민다.)
 
택시를 타고 무사히 집에 도착합니다.
 
오늘 낮에 미끄러졌던 계단을 올라가려던 순간...
 
?: 거기 가는 당신.
 
누군가 당신을 부릅니다.
 
小五郎:예? (돌아본다.)
 
돌아보니 어딘가 수상한 로브를 입은 어딘가 수상한 사람입니다.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이봐, 당신 뭔가 곤란한 일을 겪고 있지 않아? 기운이 아주 안 좋아.
 
小五郎:(어딘가 어딘가 수상한 수상한 사람이다…….) 아, 예. 스토커가 붙었긴 한데…….
 
어딘가 수상한 사람이 어딘가 수상한 대사를 하네요.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당신한테 저주가 걸려 있는 것 같아. 그것도 굉장히 질이 나쁜.
 
小五郎:에? (말 그대로 얼빠진 표정으로 얼빠진 목소리를 낸다. 뭔 개소리야?)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 혹시 안 좋은 일이 계속된다거나 하지 않아?
 
小五郎:어떻게 아셨습니까?!?!?!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내가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 서둘러야 할 걸.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안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
 
小五郎:어떻게요? 아니, 저 좀 살려주십쇼. (믿어도 되나 싶긴 하지만.) 아침부터 계단에서 구르고 에어컨에 맞을 뻔하고 강도한테 납치도 당했다니까요?!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앞으로 더 심해질 거야. 지금은 목숨이 위협받는 상태지만, 아마 더 나아가서는....... (말끝을 흐리더니 네게 책을 한 권 꺼낸다.) 이 책을 읽어 봐.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거야.
 
小五郎:에에? (다시 멍청한 소리를 하며 책을 받아든다. 사이비였냐?!) 아니, 이런 책 말고 직접 도와주실 수 있는 건 없습니까?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글쎄 믿어 보라니까. 당신 진짜 이대로 죽고 싶어? 참. 그리고 책값은 3천엔이면 충분해.
 
小五郎:?? (주머니를 뒤진다. 300엔밖에 없다. 100엔 동전 세 개를 꺼낸다…….)
 
대인기능으로 흥정이 가능할지도...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장난해?
 
小五郎:(두들겨 팰까 협박할까?)
(역시 두들겨 패는 건 인간으로서 좀…….)
 
도움을 주는 사람을 팰지 협박할지 고민하고 있는 모리 코고로입니다.
 
小五郎:지금책이효과가있는지없는지도모르는데돈부터내놓으라이거야?! (협박을…… 시도한다!)
위협
기준치: 55/27/11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코고로는 좃밥입니다.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싫으면 뭐... 이대로 죽는 게.......
 
小五郎:지금은 내 목숨을 위협받는 정도지만 앞으론 아니라며? 댁도 죽고 싶어?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아니지. 더 큰 게 오지. 말도 못할 정도로 큰 게 오지. 그걸 내 입으로는 말 못 해줘.
 
小五郎:왜 말 못 하는데? (어딘가 수상한 사람의 어딘가 수상한 멱살을 잡고 사무소 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곤란해 보여서 도와주러 왔더니 참....... (순순히 끌려감)
 
小五郎:주머니에 돈이 없는데 어떡해?! (질질 끌고 올라가 사무소로 들어가더니 서랍을 마구 뒤진다.) 어제 소매치기도 당해서 이번달은 그 300엔으로 생활해야 한단 말이야!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반값까진 봐줄게.
 
小五郎:그러니까 300엔밖에 없다고! (돈이 어디 있지……. 어딘가에 꿍쳐놓은 돈이 없는지 열심히 찾는다.)
…… 카드 결제는 안 돼?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될 것 같아?
 
小五郎:…… 모리 코고로 자유 이용권은? 아니면 후불은?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하...............
 
小五郎:아. 천 엔 찾았다. 이백 엔만 더 깎아 주라.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당신 처지가 딱해서 봐줄게.
 
小五郎:땡큐. (하지만 천 엔만 건네준다.)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손은 계속 내밀고 있다.)
 
小五郎:(명함을 딱! 얹는다.)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계속 내밀고 있다.)
 
小五郎:당신 욕심이 많네……. (경찰청 사람들의 명함도 준다.)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당신 살기 싫구나.
 
小五郎:아차.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 슬픈 표정으로 300엔을 마저 건네준다…….) 전화번호 줘.
 
수상한 로브를 입은 사람은 돈을 받고 책을 건네 주더니, 그대로 나가버립니다.
 
小五郎:앗…….
내 전재산……. (일단 언제나의 자리에 앉아 책을 살펴본다. 이게 대체 뭔 책이래?)
 
<서유럽의 마녀회들> 그렇게 적혀 있네요.
 
小五郎:?? (읽어본다…….)
 
<서유럽의 마녀회들>은 교회에 밀려 지하로 숨고 미신으로서 이어지다가 중세에는 ‘마녀회’라고 불렸던 기독교 전의 신앙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후반 페이지에서 마녀들이 실제로 사용했다고 일컬어지는 주문을 하나 발견합니다.
 
小五郎:??? (분명 이상한 느낌은 들었는데……. 이미 하루가 지났잖아. 뭐지. 누가 이 주문을 걸었는지도 모르고……. 죽어야 한다 이거야? 안색이 새파래진다.)
 
小五郎: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여기서 말한 술자라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생각해 봅시다.
 
시야 안에 있었고, 이상한 한기를 느꼈던 때.
 
小五郎:에리……. (새파랗던 안색이 새하얗게 말라붙는다.)
 
하루가 지났음에도 이게 끝나지 않는다는 건 뭘까요? 이상함을 느낍니다.
 
小五郎: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휘갈겨 쓴 필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만일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기능한다면, 악의적인 변형이 가해졌을 수 있다. 주문의 해제를 시도해보되 운을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미 운이 나빠진 상태라고 해도.'
 
속는 셈치고 내일 해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죠. 아니면 에리의 피를 흘리게 만들거나.
 
책을 다 읽으니 벌써 세 시간이 지나 있고, 에리에게 부재중 전화가 잔뜩 와 있었습니다.
 
코고로의 오컬트 기능이 1점 상승합니다.
 
小五郎:아. (꿈지럭대며 책을 덮고 에리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은 탓에 자는 걸까요?
 
小五郎: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찝찝하다. 3층에 올라가지 않고 2층에서 밤을 보내기로 한다. 혹시 모르니 한 번 더 전화를 걸어 본다.)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잠시의 평화를 만끽하며 자는 게 좋겠습니다.
 
잘 자요, 코고로.
 
小五郎:(어쩔 수 없지. 의자에 몸을 파묻고 잠을 청한다.)
 
어슴푸레한 새벽, 사람들의 비명으로 잠이 깹니다.
 
온 사방에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나고 있습니다.
 
小五郎:뭐야?!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보곤 3층으로 급히 뛰어 올라간다.) 란!
 
방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바깥으로 대피한 걸까요?
 
창문이 깨집니다.
 
거대하고 날카로운 이빨이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당신은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날아다니는 상어입니다.
 
SanC 1D3/1D5
 
小五郎: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5
 
(
3
 
)
 
 
=
3
아니……. (일단 집밖으로 도망치며 급히 네게 전화를 건다. 그 양반이 말하던 게 이런 거였냐고.)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밖으로 나가면 여기도 그저 재앙입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하늘을 상어와 익룡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거리에는 좀비가 비틀거리며 걸어다니고 늑대인간이 아우우우우우, 하고 웁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이 아우성칩니다.
 
퍼덕퍼덕 날던 박쥐가 돌연 흡혈귀로 변해 그들을 습격합니다. 쿵쿵거리는 발울림이 들리는 걸로 봐서 거대한 괴물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고개를 돌리면 티라노사우르스렉스와 눈이 마주칩니다.
 
SanC 1D5/1D10
 
小五郎: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10
 
(
6
 
)
 
 
=
6
아? 뭐, 뭐지? (발이 묶인 듯 제자리에 서서 제 손등을 꼬집는다. 꿈이야. 꿈이어야지. 그렇지?)
 
평범하게 아픕니다.
 
小五郎:제기랄……. (란은 어디 있는 거야. 일단…… 주문을 푸는 게 문제인가. 에리가 있는 곳까지 어떻게든 가 보기로 한다.)
 
[속보입니다. 현재 A시에서 발생하는 원인불명의 재해는……]
 
바닥에 떨어진, 누군가의 핸드폰에서 치지직거리며 방송이 나옵니다.
 
이 현상은 당신의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짚이는 원인이라면 하나뿐이겠죠.
 
小五郎:집……. 집으로. (애꿎은 머리를 쥐어뜯다 네 집으로 뛰어간다. 에이씨, 택시라도 잡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괴물의 습격을 피해 어떻게든 이동합니다.
 
小五郎: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Ph'nglui mglw'nafh Cthulhu R'lyeh wgah'nagl fhtagn!
 
알아들을 수 없는 기이한 말들이 도시를 메웁니다.
 
사방에서 기이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걸어 나옵니다. 그들은 복면을 쓰고, 천을 온몸에 두르고, 손과 손을 맞잡아 한 무리의 군체처럼 움직입니다.
 
Y’AI ’NG’NGAH, YOG-SOTHOTH H’EE—L’GEB F’AI THRODOG UAAAH.
 
그들이 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때가 되었다! 세계멸망의 징조다! 우리들의 신이 도래할 것이다!”
 
“기다렸습니다, 우리의 신이여, 나의 신이여!”
 
小五郎:이게 무슨 난리통이야……. (믿을 수 없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다 다시 발길을 재촉한다. 그 와중에도 계속 네게 전화를 건다.)
 
英理:여, 여보세요? 여보? (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여보……!
 
小五郎:에리! 너 지금 어디야! (숨이 가쁜 목소리로 전화기를 붙들고 소곤거린다.)
 
英理:여, 여기…… 집 근처인데……. 당신 괜찮아요? 무슨 일 없어요? 여기에 이상한 것들이 잔뜩……. 여보, 어떡해요. (목소리 끝이 떨린다.)
 
기이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은 칼을 들고 돌아다니며, 덜덜 떠는 사람들을 사정없이 찌릅니다.
 
피가 사방으로 퍼지고 살점이 날아다닙니다. 괴물들이 시체에 달려들어 그것을 허겁지겁 삼킵니다. 환호성이 울립니다.
 
小五郎:빨리 다시 들어가! 내가 갈 테니까, 꼭 갈 테니까 집에 들어가서 문 잠가. (란이 사라졌다는 말은 지금 하면 안 되겠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더 빠르게 뛰었다.) 빌어먹을!
 
英理:…… 너무 위험해요……. 여보. 무사해야 돼요. 꼭 무사해야 해요.
 
이내, 괴물의 포효가 들리더니 통화가 돌연 끊어집니다.
 
이곳에 있는 건 온통 살육과 공포뿐입니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습니다.
 
小五郎:아, 안 돼……. (허망한 표정으로 주변을 다시 한 번 둘러본다. 도착할 때까지 에리가 다치지 않을까? 제발. 제발.)
 
사교도 한 명이 당신을 발견합니다.
 
피로 얼룩진 복면이 꿈틀거립니다. 분명 웃고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小五郎:……. (맞서고 있을 때가 아니다. 도망쳐야 해. 뒷걸음질을 친다.)
 
피를 바쳐라, 제물이여!
 
사교도가 칼을 들어올립니다.
 
小五郎: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사히 회피에 성공했지만, 사교도의 몸동작은 무척이나 빠릅니다.
 
어쩌면 삿된 주술에 발을 들여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걸지도 모릅니다.
 
높이 든 칼이 다시 한번 내리찍힐 때,
 
날아다니는 상어가 사교도의 머리를 물었습니다.
 
덜커덕, 하고 모든 동작이 멈추더니 관절이 삐걱거립니다. 팔과 다리가 축 늘어집니다.
 
상어는 냠냠 머리를 먹고 있습니다. 맛있어 보이네요.
 
小五郎:미친…….
 
이쯤 되면 어이가 없어서 이성 판정을 할 생각이 들지도 않습니다.
 
小五郎:미친 거 아니야……. 다들 미쳤군……. (발이 얼어붙는 기분이다. 하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상어가 사교도를 맛나게 먹는 틈을 타 도망친다.)
 
당신이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갑자기......
 
갑자기 상어의 입안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 너, 재미는 잘 보고 있나?
 
저 입에 있는 건 이제 곤죽이 된 시체밖에 없을 텐데도요. 이 말을 하는 와중에도 상어는 상반신을 먹고 있습니다.
 
小五郎:…… 내 딸을 돌려줘. (분명 할 수 있는 말을 많았다. 욕을 쏟아부어도 살려달라 빌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란이 내 얼굴도 보지 않고 사라졌다는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주먹을 꽉 쥐었다.)
 
당신이 대답하니 상어인간(편의상)은 흡족해하는 기색입니다.
 
?:좋다. 난 니알라토텝이라고 하는데. 유희거리가 되는 걸 발견했지 뭐야.
 
상어는 이제 하반신을 먹고 있습니다. 피가 계속해서 넘쳐납니다.
 
니알라토텝:더없이 흥미로운 인간이야. 정말로 재미있군.
…… 라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은 중간에 딴생각을 하다 보니 일이 이렇게까지 됐지 뭐야.
이대로 세계가 망하는 것도 좋을 듯한데. 어떻게 생각해?
 
小五郎:네가 잘못해서 이 난리가 펼쳐졌다 이거야?! 단순히, 정말로…… 재미있어서 이런 짓을 하는 거난 말이다. 절대 용납 못 해. 난 내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원하지 공포 속에서 떨다 죽길 바라지 않는다고. 망할…….
 
니알라토텝:어라. 그냥 확, 망하게 두고 로얄석에서 구경이나 할까…….
 
니알라토텝은 휘파람을 붑니다. 상어의 뱃속에서 음산하고도 유쾌한 휘파람 소리가 들려옵니다.
 
小五郎:미쳤어????? 대체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서 이 사단을 낸 거야?!
 
니알라토텝:너는 주문에 걸려 있지. 술자는 네가 알고 있는 그 인간이고. 뭐, 그 주문도 내가 걸었던 거지만.
슬슬 재미가 떨어졌어. 마지막까지 즐겁게 해준다면, 가볍게 복구해줄 수도 있지.
 
小五郎:…… 내가 뭘 하면 되는데.
 
니알라토텝:난 인간의 소원을 들어줬을 뿐이야. 자세한 건 그 녀석에게 직접 듣는 건 어때?
정직한 아이에게는 세 개의 도끼를 전부 준다잖아~
 
小五郎:그건 또 뭔 개소리야……. 에리가 세상이 망하길 바랐을 리가 없어. 없다고……
 
상어가 사교도를 다 먹어치워 목소리가 끊깁니다.
 
상어는 춤을 추며 떠납니다. 둥실둥실.
 
남은 자리에는 흥건한 핏물만…… 어라?
 
기이한 일이네요. 피가 자아를 가진 것처럼 흘러, 바닥에 기다란 문장들이 나타납니다.
 
小五郎:??? (바닥을 쳐다본다.)
 
당신은 확실히 이 문장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내용이 좀 다르긴 하지만요. 이건 아마도 분명,
 
당신이 주문을 전부 읽자 피의 글씨는 다시 핏물로 돌아갑니다.
 
드디어 해야 하는 게 명확해졌습니다.
 
1억 5천만 년을 기다리거나 (네?) 당신이 죽거나,
 
에리가 죽기 직전까지 피를 흘리게 만들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 고백이 아니지만 고백은 고백이니까요.
 
小五郎:누가 봐도 1번 옵션이 가장 멀쩡하잖아! (?) (이 개소리 파티 중에도 해야 할 일이 정해졌다는 게 가장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점이다. 젠장.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네 집으로 다시 뛰어가기 시작한다.)
 
당신이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면, 바깥에서 서성거리다 당신을 발견하고 뛰어오는 에리가 보입니다.
 
분명히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英理:아, …… 여보!
 
小五郎:에리! (숨이 차 헉헉대며 네 이름을 크게 외쳤다.)
 
그에 맞춰, 티라노사우르스렉스가 포효합니다.
 
당신이 점차 가까워지는 동안, 티라노사우스르렉스가 계속 웁니다.
 
공룡을 조용히 시키는 방법은, 아니, 이 모든 사태를 잠식시키는 방법은 이제 몇 개 없습니다.
 
칼을 들어 찌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에리에게 당신의 진심을 전하세요.
 
상대의 진심을 이끌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의 진심으로 맞부딪치는 것.
 
좋아하는 마음, 싫어하는 마음, 지긋지긋한 마음, 걱정스러운 마음, 끔찍한 마음, 두려운 마음, 보고 싶었던 마음, 이런 상황에까지는 놓이고 싶지 않았던 마음…… 무엇이든 좋습니다.
 
그저 진심을 말하고, 그리고 에리에게 말하세요.
 
英理:괜찮아요? 다친 데는 없구요? …….
 
小五郎:에리, 내가…… 잘못했어.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이상하지만. 그렇지만 말이지. 그러니까, 네 말 잘 들을 테니까. …… 말해. 하고 싶었던 말이 있을 거 아냐. 솔직하게 말해. (마치 토해내듯 외치며 네 손을 꽉 잡았다.)
 
英理:…… 네?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얼굴로 두 눈을 깜빡이며 널 올려다본다. 그러다 살짝 인상을 찡그리듯 웃는다.) …… 당신이 제 말을 잘 듣겠다고 하고 지켰던 적이 얼마나 된다고……. 이럴 때만 그러죠.
 
小五郎:말하지 않으면 전부 잃어버릴지도 몰라. (너도, 나도, 우리 아이도. 입술을 꽉 깨물며 다른 손으로 네 어깨를 잡았다.) 그러니까 말해. 뭐든 받아들일게. 이렇게 너를 잃고 싶지 않아…….
 
당신의 말이 끝나자마자 펑! 화산이 터집니다.
 
동틀 무렵의 새벽하늘이 새빨간 용암으로 물들어버립니다. 꼭 폭죽이 터지는 것 같네요.
 
마그마 분출의 열 때문에, 당신을 바라보는 에리의 뺨이 새빨갛게 달아오릅니다. 그건 당신의 뺨도 마찬가지입니다.
 
티라노사우르스렉스의 뺨도요……
 
英理:…… 뭐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해도……. (쓴웃음을 지으며 곤란한 듯 뒷목를 긁적였다.) …… 그런 말, 평소에나 해 주면 좋잖아요.
 
小五郎:지금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네 말 한 마디면 전부 괜찮아질 수 있어. 이런 순간조차 날 못 믿겠다고 하진 마. (제발. 널 붙든 손이 이젠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에리…….
 
英理:…… 못 미더운 건 사실이에요. (눈을 내리깔아 제 손을 붙든 네 손과 얼굴을 번갈아 바라봤다.) …… 저는 지금도 당신이 저를 어떤 생각으로 대하는지 모르겠어요. 늘 알 수가 없어서 불안했어요. 이따금 그게 화도 나고, 답답하고……. 어떤 때에는 열등감처럼 남기도 했죠. …… 전혀 몰랐죠? 내가 이런 불안을 가졌던 것도…….
 
小五郎:세상을 구하고 싶어. …… 너무 큰 바람이라면, 너 한 사람만이라도 구하고 싶어. (듣는 입장에선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세상이 끝에서 한다는 말이 겨우.) …… 네게, 턱없이 부족한 남자라는 거 알아.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그래서 점점 더 못나졌던 거겠지. 알다시피…… 봐, 네 마음 하나 모르잖냐. 그렇지만, 지금만큼은…… 지금이 정말 마지막 기회야.
 
英理:…… 우리, 너무 많은 시간을 돌아서 왔잖아요. 지름길이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옛날처럼 대하지도 못 하게 됐고…….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제 이마를 짚어 손끝으로 문지른다.) …… 이런 꼬인 관계에 지치고, …… 진절머리가 났어요. 가끔은 말이에요, 어째서 당신처럼 무신경하고 한심한 남자여야 했지, 하고. …… 당신도 제가 지겨웠잖아요. 만나는 것도 의무처럼 변해서, 언제나 귀찮다는 듯 굴고.
 
小五郎:……. (아, 그렇군. 네가 소원했던 건. 아무리 둔해도 이 정도는 알 수 있다. 끝을 고하는 일이 세상의 끝까지 같이 부를 만큼 대단한 일이었던가. 결국 전부 내 탓이다. 네가 관련되어 있다면 직선으로 가는 법을 모르는 내 탓이다. 묵묵히 네 말을 듣고 있다가 결국 제가 거짓말이나마 얹는 게, 네 고백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도달했다. 지금 자신이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모르겠다. 등이 뜨겁다.) …… 우리 이제 그만할까, 여보?
 
英理:……. (말없이 발치만 바라보고 있는 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기분이었다. 네게 그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아 이마를 짚은 손을 치우지 않았다. 먹먹한 목소리를 이었다.) …… 엊그제, …… 커피숍에서 만났을 때. 그때 느꼈어요. 당신 안에 이제 더 이상 나라는 존재는 귀찮고, 늘 발목을 잡는구나……. 이제 예전처럼 큰 존재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요. …… 그래서, 그래서……. …… 이만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그게 서로의 행복이 될지도 모르니까.
 
小五郎:…… 그랬구나. (목이 메인다. 어째서일까. 지금 세상의 끝에 서 있기 때문일까. 평소였다면 진작 싸우고도 남았을 텐데. 그 어느 때보다 단단히 네 몸을 끌어안고 토닥였다. 그래야만 서로가 서로를 바라볼 수 없으니까.) 미안해. 너는 여전히, 내게 과분하기만 한 사람인데……, 그러니 남들보다 행복하게 만들어 줬어야 했는데, 나는……. …… 네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받아들일게. 그러겠다고, 약속했잖아…….
 
英理:…… 당신이 그랬잖아요. 괜찮냐는 말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 저도 그랬어요. 사랑한다는 말 정도는 해주길 바랐어요. (네 품에 안기면 자연스레 몸의 힘이 빠졌다. 이 품이 가장 안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실이 사무치게 실감되어 울음기 섞인 목소리가 조금 더 짙어지다, 이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 제가 원한 건 당신이 다치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엉망이 되길 바란 것도 아니에요. 그냥, …… 그냥, …… 당신한테 누구보다도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에요…….
 
小五郎:사랑한다는 말 같은 건, …… 하지 않아도 알 거라 생각했어. (정확히 어느 것이 네 바람이었는지 누가 알까. 그 이상한 신은 자기 구미에 맞는 것을 골랐을 뿐이다. 그저 네가 하는 말들을 전부 받아들였다. 가감할 필요조차 없는 진실이다.) 넌 잘못한 거 없어. 너 때문에 내가 다친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니고, 세상이 미쳐버린 것도 아니야. 괜찮아……. …… 사랑해. 사랑해서…… 바보 같지만 이제 놓고 싶지 않네…….
 
英理:저도 결국에는 당신에게 제일 약한 한 여자란 말이에요. (떨리는 어깨를 네 품에 파묻었다. 네 몸을 끌어안고 고개를 끄덕인다.) …… 싫어. 놓치지 말아 주세요……. 그만하자고 먼저 말하지 마요. 내가 그렇게 말해도 당신은 붙잡아 달라구요. ……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 곁에서 절대 떠나지 말아달란 이야기예요…….
 
小五郎:…… 응. 수백 번을 헤어지자고 해도 붙잡을게. 몇 번을 싸우고, 울고, 화를 내도…… 다시 이렇게, 안아 줄게. (여전히 머리에 얹고 있던 손을 살그머니 내려 눈물로 얼룩진 뺨을 훔친다. 세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이대로 무너지는 걸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저 네 몸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떨궈 뺨을 네 머리에 기댄다.)
 
유성우가 내립니다.
 
아니, 운석이네요.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다이렉트로 내리꽂히고 있습니다.
 
건물이 터지고 공룡이 날아갑니다. 지구가 멸망하기 시작합니다.
 
고개를 들어서......
 
당신들은 이 개난장판 속에서도 떠오르는 태양을 봅니다.
 
그 태양 안에서 미처 소환되지 못한 신화생물들이 여러분을 향해 손을 흔들어줍니다.
 
고마워요, 니알라토텝. 고마워요, 요그소토스. 고마워요, 하스터. 고마워요, 크툴루. 고마워요, 노덴스. 고마워요, 슈브 니그라스. 고마워요, 그리고 무수하게 많은 이계와 고대의 신들이여.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조우한 충격으로 SanC 1D100+100/1D1000+1000
 
小五郎: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이성이 0이 된 여러분은 까무룩 정신을 잃습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태양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주변엔 부서진 건물도, 날아다니는 상어도, 뺨을 붉힌 공룡도 없습니다.
 
어디 보자, 운석이 떨어진 것까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후엔 뭘 봤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요.
 
조금 전 이성 판정에서 차감된 수치를 회복합니다.
 
옆을 보면, 같은 골목길 길바닥에 쓰러져 눈을 감고 있는 에리가 보입니다.
 
小五郎:…… 에리. (자리에서 일어나 조심스레 네 몸을 일으킨다.) 에리, 눈 떠!
 
英理:응……. (인상을 찌푸리며 서서히 눈을 뜬다. 시야에 네 얼굴이 보여 비몽사몽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본다.) 에, ……? 으응, 꿈……?
 
小五郎:왜 이런 곳에서 자고 있어? (갑자기 안도감이 몰려온 탓일까. 장난기가 들어 웃으며 속삭이곤 네 옷차림이며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
 
英理:응? 여보, 괘, 괜찮아요? 어라? (아직까지 어리둥절한 얼굴로 네 얼굴이나 몸 이곳저곳을 훑어본다.) 꾸, 꿈일 리가 없는데…… 분명 공룡이…….
 
小五郎:쉿. 넌 앞으로 말조심 행동조심에 생각도 조심해야 돼. 알겠어? (이래저래 화를 입긴 했지만 죽지 않았으니 됐지. 다시금 네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더니 기껏 정리한 의미가 사라져간다.)
 
英理:……. (진짜 꿈인가? 아닌가? 네 반응을 보면 더 모르겠다. 쓰다듬는 손길에 눈썹을 늘어뜨린 채 널 올려다본다. 그리고는 입술을 삐죽이며 중얼거렸다.) 저는 늘 조심하고 있어요. 뭐야, …… 꿈에서 들은 말이 아니었으면 했는데…….
 
小五郎:아니거든. 완전 느슨해서 앞으로 생명의 위협이 생길지도 모르거든? (삐죽삐죽 불만이 가득한 입술에 쪽, 입을 맞추고 기분 좋게 웃었다.) 안 바쁘면 데이트하러 안 갈래? 아니지, 바빠도 가. 공룡 보고 싶냐? 아니면 상어? 아니면 화산?
 
英理:…… 뭐, 뭐예요! 꿈 아니었잖아요! 다 기억하고 있잖아요. 바보. (약하게 네 팔을 툭 두드리듯 때렸지만,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 그, 그러면 그 전에…….
 
에리가 당신의 손을 꼭 잡아옵니다.
 
英理:…… 일단은 둘이서 조금만 더 같이 있어요…….
 
에리 생환, 코고로 생환
 
에리와 코고로는 잃었던 이성 수치를 전부 회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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