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범인을 색출해내는 기술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범죄자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감옥에 들어가기 일쑤죠.
경찰의 눈을 피해 음지에서 기어 다니는 죄 많은 그들…… 아, 물론 동정하는 건 아니에요.
정의로운 생활안전과 형사인 당신에게 죄는 뿌리 뽑아야 할 악덕이며, 악당은 혼쭐을 내줘야 할 불량 씨앗이니까요.
상사: 그런데, 벌써 몇 번째 검거에 실패하는 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야!
쾅, 상사가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유명한, 팬텀 블루 로즈의 화려한 예고장입니다.
어렵게 꼬아놓은 퀴즈나 수수께끼도 없이, 정정당당하게(이 말을 써도 괜찮을까요?)
“10월 10일 9시 30분, 가장무도회에서 봐요!”
발송된 예고에는 언제나 그렇듯 푸른 장미꽃이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상사: 이왕 친절하게 예고장을 보낼 거라면 뭘 훔쳐가는지도 말해 달라고!
죄 많은 그들…… 사이에서도, 경찰을 우롱하며 훨훨 날아다니는 푸른 장미의 괴도!
상사: 이봐, 듣고 있는 거야? 요즘 사건이 없다고 기가 빠져서는, 에잉, 쯧쯧…….
유명한:(대놓고 듣지 않는다. 응. 안 들려.)
주먹을 불끈 쥐고 다짐하는 것도 잠시, 상사의 꼰대질에 당신은 쫓겨나듯 방을 나옵니다.
마음먹은 대로 돌아갔다면 만사가 참 쉬웠을 텐데요.
동료A: 오늘은 평소보다 심기가 안 좋으시네요.
동료들이 소곤거리다, 당신이 오자 반갑게 맞이합니다.
동료A: 아, 유 형사님~ 커피 마시고 일해요. 이럴 때 한숨 돌려야죠. (네게 커피를 건넨다.)
유명한:땡큐. 오늘 완전 예민해. 평소보다 욕을 두 배로 한다. 미쳤나 봐. (커피를 받아들고 원샷을 때린다.)
동료A: 정말이라니까요. 뭔 말을 못 하겠어.
벽에 비치돼 있는 거울에 언뜻 당신의 모습이 보이네요.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제법 중대 임무를 맡은 것 같지 않나요? 뿌듯해해도 좋아요.
생활안전과에서 지내는 동안 여러 일에 당황한 적도 있지만 (취객 상대, 무단횡단 단속, 음주 단속, 미아 찾기, 기타 등등)…….
팬텀 블루 로즈라는,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는 대사건에 합류할 기회를 얻었으니까요.
동료B: 그런데 유 형사님, 이제 그 제복도 제법 익숙해 보이시네요. 안전과로 오신 게 엊그제 같은데.
동료A: 아니, 정말 엊그제였잖아. 몇 달밖에 안 됐다고.
유명한:죄송하면 다냐. 낸들 좋아서 이거 입고 다니는 줄 알어?
동료B: 에이~ 에이. 너무 그러지 마시고요. 잘 어울리신다니까요, 진짜예요~
지난번에 괴도가 출몰했던 현장에 있으셨다면서요? 혹시 재미있는 일화 같은 거 없어요?
유명한: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재미있는 일화라고 한다면, 아마도…….
자각하기도 전에, 당신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말이 흘러나옵니다.
괴도와 일대일 매치를 했던 역사적인 순간! 동료들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가득 차오릅니다.
커피를 한 잔 더 뽑으며, 당신은 그때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합니다…….
시내 A 미술관은 한밤중인데도 전층 불을 밝히고, 숨을 죽인 채 괴도의 침입을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입구부터 경찰들이 오가는 차를 경계하고 있네요. 당신은 이런 큰 사건에 차출된 것이 오랜만이지만 익숙합니다.
원래 같았다면 당신에겐 기껏해야 순찰 정도가 떨어졌겠지만, 이번엔 운이 좋았어요.
괴도가 보낸 예고장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 바로 당신이었으니 말이에요.
경무관: 자네가 하마터면 놓칠 뻔한 예고장을 발견했다고 들었네.
경무관: 이 괴도란 것이 참 질이 나빠. 언제, 어디서는 그렇게 꼬박꼬박 잘 쓰면서 뭘 훔치려고 하는지도 적지 않고…… 게다가 예고장을 아무 데나 끼워두니 제때 발견하기도 힘든 일이지.
그렇습니다. 이번 예고장은 회수를 위해 내놓은 빈 짜장면 그릇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당신은 그릇을 버리다가 우연히 예고장과 눈이 마주쳤고, 그 공을 인정받아 가장 중요한 전시장의 경계를 맡게 되었답니다.
유명한:아니 뭐……. 언제나 주의하고 있다 보니. (사실은 그냥 퇴근하고 싶다. 그리고 뭔놈의 괴도가 짜장면 그릇에……. 지금 생각해도 손에 짜장이 묻던 그 느낌이 생생하다. 적당히 비위를 맞춘다.) 감사합니다.
경무관: 자, 곧 예고 시간이군. 녀석이 노릴 법한 그림이라면, 분명히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가 틀림없어. 이 미술관에서 최고로 가치 있는 그림이니까.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 이 전시장의 중앙, 오만떼만 경찰들로 바글바글한 안쪽에 그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귀걸이를 한 여인이, 베일을 쓴 채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손에는 막 감다 만 실타래가 들려 있고요.
유명한:
교육
기준치: |
65/32/13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 가치를 부정할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 명실상부한, 미술계의 신성! 단 한 사람을 그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힘있는 붓놀림과 터치는 그를 살아 숨 쉬는 이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괴도가 처음 미술관을 목표로 지정했을 때, 모든 사람이 괴도가 노리는 것은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라고 생각했던 것도 당연합니다.
경무관: 예고 시간 10분 전! 모두 정위치로!
유명한:(아리아드네인지 뭔지는 됐고 과장님이나 훔쳐가면 좋겠다.)
아리아드네와는 다소 멀리 떨어진 곳이라, 이 구역의 경계는 한산하네요.
당신 외에 배치된 이는 갓 신입처럼 보이는, 경찰정복을 서투르게 입은 사람입니다. 모자가 삐뚤어졌는지 쩔쩔매고 있네요.
허둥지둥 소란을 피우는 모습에 저쪽의 경찰들이 눈살을 찌푸립니다.
모자는 주울 생각도 않고 시끄럽기 그지없네요.
유명한:그러니까 병아리를 왜 데려오냐고. (꿍얼거리며 모자를 주워 제 머리에 얹는다. 왜? 내 맘이다.)
신입 경찰: 핫, 모자가 어디 갔지? (그것도 모르고 주변을 어수선하게 둘러본다.)
유명한:어이. 가만히 서 있어. 그러다 또 혼난다? (고개를 돌려 창밖이나 본다. 어디 보자. 오늘은 달이 어떤가…….)
신입 경찰: 앗, 네....... (얌전히 곁에 서려고 하다 네 머리 위를 가만히 바라본다.) 저기 혹시, 그거 제 모자.......
유명한:모자 안 쓰면 죽냐. (쉬잇. 조용히 하라는 듯 속삭이며 모자를 네 머리에 꾹꾹 눌러준다.)
신입 경찰: 가, 감사합니다! (꾸벅꾸벅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신입 경찰은 당신보다는 어려 보여요. 선량한 얼굴이지만 잔뜩 긴장한 듯, 모자는 여전히 삐뚤어져 있고 겉옷의 단추도 한두 개쯤 뜯어져 있습니다.
신입 경찰: 저기, 선배...... 님? 제가 오늘이 첫 임무라 그런데…… 팬텀 블루, 어쩌고가 그렇게 유명한가요?
미술관 앞에 기자들도 와글와글하고…….
신입 경찰이 당신에게 자꾸만 말을 걸어옵니다.
아무래도 당신 또한 같은 제복이다 보니까, 그런 기류를 감지하고 친해지고 싶어 하는 걸까요?
원한다면 신입에게 정보를 흘려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당신이 알고 있는, 팬텀 블루 로즈의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To 유명한): 반년 전 혜성처럼 나타난, 정체를 모르는 도둑.
(To 유명한): 모두가 탐을 내는, 유명하고 값비싼 물건(명화, 보석, 조각상 등)만 털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경찰이 두렵지 않은 양 사건 전엔 언제나 예고장을 보낸다.
(To 유명한): 원래 이름이 없었으나, 예고장에 항시 동봉하는 푸른 장미꽃이 포인트가 되어, 블루 로즈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이름하여 푸른 장미의 괴도!
(To 유명한): 변장에 능하고, 각종 꼼수를 써 번번이 현장을 탈출, 덕분에 경찰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반대로 매스컴 및 대중에선 일약 스타. 경찰의 무능을 비웃고, 화려한 쇼맨십을 펼치는 괴도 덕분에 블루 로즈 등장 이후론 몇 날 며칠 내내 그의 기사가 실린다.
유명한:유명할 수밖에. 얼굴 예뻐, 몸매도 좋아, 거기에 난리를 치고 다니니 기자들이 난리다. 난리야. …… 너 뉴스도 안 보냐? (도둑놈을 거창하게 설명할 생각은 1 밀리그램도 없다. 신입의 팔뚝을 팔꿈치로 쿡쿡 찌른다.) 시험 공부만 했어?
신입 경찰: 그래서였나요? 죄, 죄송합니다....... (머쓱하게 뒷목을 긁적인다.) 어떻게 잡히지 않는 걸까요? 신기하네.......
유명한:(귀찮게 자꾸 캐묻네…….) 잔머리가 엄청 좋은가 봐. 도둑질을 포장하면서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런 세상 같은 건 망하는 게 좋은데 말이지~ (슬슬 시간 안 됐나?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신입 경찰: 그러게요. 인기가 많은 괴도라니....... 모순적이네요!
선배님은, 좋아하시나요? 그 괴도라는 사람 말이에요.
유명한:무슨 의도로 하는 질문인지 모르겠네, 후배님?
신입 경찰: 아이, 다들 좋아하시니까 선배님도 그런 건지 여쭤보는 거죠....... 단순한 호기심이에요. 다른 경찰 분들 중에서 감탄하는 분들도 계시던걸요.
유명한:다들 정신머리가 나가가지고. …… 뭐, 예쁘다거나 하는 이야기야 공감하지만. 좀도둑을 좋아할 만큼 평탄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아서 말이다. 그러는 너는? 제복부터 제대로 입고 떠 봐라. 그러고 다니면 어지간해서는 욕만 먹는다? (놀리는 게 재미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 빙글빙글 웃기 시작했다.)
신입 경찰: 그럼 괴도는 싫지만 예쁜 건 인정한다는 말씀이시란 건가요? (고개를 기울이다 주섬주섬 제 제복을 살핀다.) 나 참,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인데 여쭤볼 수도 있죠......!
유명한:내가 서른 살 정도 어렸으면 완전히 반해서 침만 흘렸을지도? (손을 뻗어 신입의 모자를 똑바로 고쳐주고 단추가 떨어진 자리를 손끝으로 꾹꾹 누른다.) 이 동네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이 오면 안 돼.
신입 경찰: 아야....... (네 손길에 눈을 꾹 감았다 뜨며 고쳐쓴 모자를 만지작거린다.) 역시 경찰 안에서도 인기가 많구나. 본인이 듣는다면 뿌듯해 할지도 모르겠어요.
유명한:
심리학
기준치: |
10/5/2 |
굴림: |
18 |
판정결과: |
실패 |
지금의 대화로 긴장이 다 풀렸나 보네요. 신입 경찰은, 조금 전보다 편안한 얼굴을 합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경무관: 거기, 아까부터 소곤소곤 시끄럽잖아! 예고 시간 60초 전…….
그 순간, 화를 내던 그가 아연한 표정을 합니다.
방 안의 모든 불이 꺼집니다. 암흑이 찾아옵니다.
삽시간에 전열이 흐트러지며, 손전등 빛이 번뜩거립니다. 아직 그림은 무사한 모양이네요.
신입 경찰: 저는, 아닌데. 놓고 왔나 봐요. 나도 참 칠칠치 못하다니까.
그 말을 듣고 당신은 허리춤을 확인하지만, 이상하게도 당신의 손전등도 보이지 않아요.
신입 경찰: 아, 선배님도 없으시구나. 핸드폰은 있으세요? 저도.......
부스럭거리는 소리. 그런 것치고는 빛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유명한:(라이터는 있는데. 그저 눈이 어둠에 적응하길 바라며 제 주머니에도 손을 찔러 뒤적인다.)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어디 있지?! 초조해서 그런가, 더 찾기가 어려워요.
신입 경찰: 슬슬 예고 시간 아닌가요? 정확한 시간이, 보자, 6, 5, 4……
주머니를 열심히 뒤지고 있는 당신의 옆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눈을 찌르는 듯 강렬한 빛이 터집니다. 섬광탄입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제대로 뜨고 있을 수 없습니다. 어디선가 욕설이 들립니다.
“녀석이 왔다!!! 벽을 더듬어! 아리아드네를 지켜라!”
유명한:(아. 아까 97이 나와서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인다. 내 눈. 내 눈! 눈을 마구 비비느라 아리아드네는 안중에 없다.)
그리고 당신의 바로 옆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립니다.
팬텀 블루 로즈:이런 상황에도 막힘없이 지휘하시다니. 우리나라 경찰은 대단하네요~ 자부심을 느껴요!
그런데 어쩌죠? 물건은 이미 챙겼거든요. 제가 언제 아리아드네를 가져간다고 말이라도 했대요? 저도 가끔은 쉬운 길을 가고 싶어서요~
제대로 앞을 볼 수도 없는 당신의 머리에, 푸욱, 깊게 모자가 씌워집니다.
팬텀 블루 로즈:이것저것 알려 주셔서 감사했어요, 선배님~ 그럼 오늘은 이만───!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당신을 놀렸던 괴도인데, 설마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 둘 생각은 아니겠죠?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방향은 정확해요.
유명한:
근접전(격투)
기준치: |
85/42/17 |
굴림: |
3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에게도 얼얼한 충격이 오네요. 이건 예상 못했는지, 괴도가 당황한 소리를 냅니다. 쿠당탕!
팬텀 블루 로즈:아야! 자, 잠깐만, 잠깐만, 나 뼈 부딪쳤어요!
팔다리가 엉키고, 서로에게 주먹질을 하고, 육탄전이 계속되다가……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의 바로 앞에 있는 괴도가, 스스로의 뺨을 만지는 듯하지만, 잘 보이지 않네요.
당신은 나동그라집니다. 다른 경찰들이 모조리 이쪽으로 달려들었지 뭐예요!
그렇게 섬광탄의 효력이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리자, 창문은 훤히 열려 있고, 괴도는 온데간데없고……
미술관이 잃어버린 것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사실 인기가 없다 못해 아무도 정확한 이름을 몰랐던 낡은 그림이라고 합니다.
미술관 측은 아리아드네를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되었다며 이 이상 경찰을 추궁하진 않았다고 하네요.
오히려, 팬텀 블루 로즈가 훔쳐 간 그림이라며 해당 그림의 기념품을 제작해 큰 이익을 거뒀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경찰A: 유 형사님도 참, 고생이 많으셨네요.하마터면 잡을 뻔했는데 아깝다.
어느새 식어버린 커피를 들이켭니다. 입맛이 씁니다.
전날 밤 당신이 두고 간 슬리퍼 밑에서, 예고장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에요.
이번에 팬텀 블루 로즈가 노리는 장소는 사흘 후 열리는
가장무도회라고 합니다.
고위층들이 해마다 여는 즐거운 유희라, 경찰을 단체로 들일 수 없다는 명령에 다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도 당신이 합류할 수 있었던 건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유명한:(옆에 있는 놈들에게? 아니면 자력 조사?)
유명한:그러게. 잡아서 호텔로 끌고 갔어야 했는데.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손을 흔들며 강력반 컴퓨터를 훔쳐 쓰러 간다. 지금 다시 들어가면 과장이 또 지랄하겠지? 아. 싫어. 탈모나 와라.)
유명한:
자료조사
기준치: |
50/25/10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유명한:야 이거 컴퓨터가 왜 이래??????????????
기계는 때리면 고쳐져. (퍽퍽. 콱콱. 펑펑.)
(벅벅……. 머리 벅벅…….)
경찰B: 그러지 말고 일이나 합시다, 일. 파티 다녀오면 어땠는지 이야기해 주시고요.
아, 오늘 점심은 피자 어때요?
유명한:피자 싫어. 나는 뜨끈한 국밥 먹으러 간다. bye.
경찰B: 아 지난번에도 그거 시켰잖아요, 저 파인애플 싫다니까 자꾸 그러네.
상사: (어슬렁어슬렁 나옴) 벌써 밥때야? 야, 니가 시켜. (명한이 한대침)
유명한:아!!!!! (XX을 XX에 XX서 XX해 버릴 자식……. 속으로 욕을 곱씹으며 선지해장국 단체 주문을 해치운다. 응. 이게 짱이지.)
이럴수가,, 오늘 국밥집이 문을 닫은것같네요,,
나더러그느끼한피자나먹어라그거냐?사람이나이를먹으면먹을수록느끼한걸먹으면속을다버려요. (대신 중국집에 육개장을 시킨다.)
"죄송한데 거기까지 배달 안 해드려요~ 죄송합니다~"
상사: 쟤 왜 저리 혼자 구시렁대냐? 야, 시켰어?
유명한:오늘 국밥집 쉰대요. (대답하며 양식집에 파스타 주문을 시도 중이다. 오늘은 피자 기분이 아니라 파스타 기분이라고. 알아서 모시라고.)
상사: 야, 내가 피자 시키랬지 언제 국밥 시키랬어? 야, 됐어. 내가 시킬게. (피자 가게에 전화를 건다.)
오늘 점심은 맛있는 하와이안 피자가 될 예정입니다.
책상 위에는 당신이 발견했던 예고장이 있네요.
유명한:(예고장을 손에 들고 펄럭거린다. 진짜 조퇴할까?)
유명한: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갑자기 지미 뉴트론처럼 머리가 굴러간다.)
괴도의 예고장은 그때마다 다른 편지, 다른 글씨, 다른 말투라지만 푸른 장미꽃만큼은 한결같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가장무도회>에 입장을 허가받은 건 당신과 몇 명의 경찰. 제대로 사복을 입어야 한다고 했었죠.
차라리 경찰을 가장한 척, 정복을 입고 가면 안 되나? 잠깐, 이거 괜찮은 것 같습니다.
고급스러운 정장이나, 코스튬을 갖추기엔 흥미도 여력도 없단 말이죠.
유명한:(정복 정도면 나름 자켓도 있고 괜찮지. 도둑놈 잡으려고 옷까지 사는 게 말이야 방구야.)
당신은 경찰정복을 입은 채 무도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합니다.
상사: 피자 온 것 같네. 야, 니가 나가라!
본때를 보여주고 말겠다고…… 당신은 피자를 받으러 나갑니다.
유명한:(털레털레. 털레털레. 피자를 일부러 티가 나지 않게 흔들며 가져온다.)
피자 배달부는 헬멧을 쓴 채로, 오토바이 옆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보자 “주문 감사합니다!” 하는 말과 함께 피자판을 잔뜩 얹어주네요.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가득 피어오릅니다.
결국 파인애플이 든 피자 반, 들어있지 않은 피자 반을 시켰던가요.
배달부: 열 번 시키면 피자 한 판이 무료거든요. 이제 아홉 번이니까, 네. 다음 주문하실 때 꼭! 쿠폰 사용하신다고 말씀해 주세요~
전신이 까만 가죽 코스튬에, 헬멧에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목소리엔 웃음기가 담겨 있네요.
유명한:집에서 내가 혼자 시켜도 쿠폰만 있으면 돼? (삥땅칠 생각 뿐이다.)
배달부: 와, 그거 나쁘지 않은 생각인데요. 그럼요! 아참참, 우리 멋진~ 경찰관 분께서는 무슨 피자를 제일 좋아하세요?
유명한:나는 피자 오븐 스파게티. (피자 상자를 열어 파인애플을 하나 쏙 빼내 입에 넣는다. 과장 멍청이. 과장 바보.)
배달부: 피자는 안 좋아하시나 봐요. 아쉽다~ 다음에 올 때는 우리 경찰관 님을 위해서 스파게티 서비스도 드릴게요.
유명한: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렇게 깐죽거리는 말투, 비교적 최근에 들은 것 같은데…
아뇨. 아마 아니겠지만. 무언가 마음에 걸립니다. 쓸데없이 파고들어 오는 것도 그렇고. 아, 좀, 수상하단 말이죠.
유명한:그냥 오늘은 피자가 안 땡겨. (모름지기 찝찝한 게 있으면 건드리고 보는 게 낫다. 아니면 사과해서 끝내면 되지. 꽁꽁 싸맨 배달부를 보다 헬멧 바이저를 검지로 툭, 올려본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나?
배달부: 네, 네에~? (급하게 헬멧을 붙잡고 고개를 살살 뒤로 젖히며 식은땀을 흘린다.) 그럴 리가요. 저 알바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요? 아니면 이거 작업 멘트?
유명한:으응? 아저씨가 취향이면 데이트 정도는 괜찮지만 말이야. (웃기는 놈일세. 상자를 내려놓고 헬멧을 붙잡은 손목을 잡아당긴다.) 앞으로 자주 봐야 하니 얼굴 좀 보자?
배달부: 이거 영광이네요! 데이트 신청이라면 다음에 정식으로 해 주실래요~? 막상 봤더니 취향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네 손을 살살 거두어내고 오토바이 시동을 도로 걸었다.)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겠...... 아야야......!
오토바이에 올라타던 배달부가 오른쪽 무릎을 부딪쳤는지 크게 아파하는 소리를 냅니다.
그렇게 세게 부딪친 것 같지도 않은데, 엄살이 심하네요.
눈이 마주치면 배달부는 멋쩍은 것처럼 물어보지도 않은 변명을 합니다.
배달부: “아 이게 참, 한 달 전에 멍이 든 건데 아직도 안 나아서. 그때 그 사람이 너무 집요해서 원…… 아하하…… 신경 쓰지 마세요!
유명한:나도 한 달 전에 나한테 얻어맞은 놈 하나를 아는데. (스르륵 다가가서 부딪친 무릎을 콕콕콕콕…… 찌른다.) 경찰 아저씨 손이 약손이란 말 알아?
배달부: 아야, 아프대도요! 약손은 무슨! (손으로 무릎을 감싼다.) 이러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피자 배달부한테 접근하는 경찰로 보인다구요~?
아차차, 다음 배달 시간이 또 이렇게 밀려서는…… 지각이다, 지각! 너무 늦으면 목이 잘릴 거예요~
피자 배달부는 순식간에 전속력으로 바이크를 몰아 도망칩니다.
유명한:…… 저거 저렇게 허술해도 돼? (다시 머리를 벅벅 긁으며 피자 상자를 든다. 혼나기 싫으니까 보고는 안 해야지. 확증도 없…… 쫓아가야 하나?)
경찰A: 피자 다 식겠다! 언제 들어오세요? (널 찾으러 나온다.)
유명한:어엉. 여기. 먼저 들고 들어가라. (상자만 척 건네준다.)
유명한:……. (일단 피자 가게에 전화를 때린다.)
피자 가게에 전화해 배달부에 대해 묻더라도, 그런 사람은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일 뿐입니다.
유명한:아니 방금 배달이 왔는데 파인애플 하나가 빠졌다고요. 그 배달부가 빼먹은 게 분명하다니까? (전화기에 대고 소리친다.)
"배달한 이력은 있는데, 아무도 배달을 갔다는 기사가 저희 가게에 없어요~ 죄송합니다. 피자는 하나 새로 보내드릴게요~"
유명한:예에. (전화를 탁 끊는다.) 이 새끼……. (후다닥 위로 올라가 문을 쾅! 연다!) 과장님방금팬텀놈이왔다갔습니다아무튼튀었으니까쫓아가고싶은데괜찮습니까? (숨도 안 쉬고 말을 늘어놓았다. 짱.)
상사: 뭐? 팬텀이 왔다갔다고? 야, 넌 나서지 마, 내가 위에다 알릴게. 사고치지 말고! (허둥지둥 전화기를 든다.)
유명한:아니 방금 오토바이 타고 튀었으니까 보안 카메라부터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피자 한 조각을 마구 접어 입에 쑤셔넣는다.)
상사: 그러니까 위에서 알아서 하겠다고! 아, 여보세요. 방금 전에 저희 녀석 하나가 팬텀 블루 로즈를 봤다고...... 네네.
유명한: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래, 틀림없습니다. 헷갈릴 리가 없죠. 저 사람, 팬텀 블루 로즈라고요.
경찰이 뭘 하고 있는지 염탐하러 온 게 아닐까요? 단 하나의 정보라도 줄까 보냐……
당장이라도 괴도를 감옥에 집어넣고 싶어집니다. SanC 0/1
유명한:
SAN Roll
기준치: |
57/28/11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몇 시간 후, CCTV의 추적 끝에 발견한 오토바이와 라이더는 정황상의 근거가 부족해 흐지부지되었다는 소식만이 들려옵니다.
당신은 그동안 많은 일을 했지만, 그때마다 상시로 없이 나타나는 괴도의 괴롭힘에 시달려 다소 피로해집니다.
아니, 사실 뭐 모두가 괴도는 아니었겠지만요. 아무튼 그 괴도라면 당신을 괴롭히러 오는 게 당연하다니까요.
한 명 정도는 괴도였을걸요? 오른쪽 무릎을 다친 사람들이 어디 그렇게 흔하겠어요!
어쨌든, 현재 당신은 가장무도회장에 들어왔습니다.
유명한:아, 벌써 피곤하네. (중얼거리며 회장을 바라본다. 가장자리를 따라서 한 바퀴 돌고 시작할까. 평소보다 낡은 얼굴이다.)
도시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이곳은, 어떤 종교단체의 건물이라고 하는군요. 처음 들어보는 종교니 정교는 아닌 듯한데, 고위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니 뭐라고 지적하기도 어렵습니다.
건물 주변엔 이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온 고급 자동차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총 3층짜리 건물로, 1층에는 휴게실, 2층에는 식당, 그리고 3층에는 기도실로 쓰이는 넓은 강당이 있습니다.
회장 안은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맛좋은 음식과 음료가 가득하네요.
경찰정복을 입고 온 당신을 ‘경찰 코스튬’을 입은 참가자라고 모두가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화려한 드레스나 연미복, 당신이 알지 못하는 만화 캐릭터 코스튬, 슈퍼맨을 위시한 히어로들, 마법사나 할로윈 코스튬 같은 것들도 보이고.
“등장, 등장! 팬텀 블루 로즈의 화려한 등장입니다!”
“잠깐! 사칭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야말로 진정한 팬텀 블루 로즈!”
…… 그 괴도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겠죠!
얼추 돌아보아도
51명 정도는 괴도 행세를 하며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야 진짜가 나타나더라도 얼른 잡을 수 없겠어요.
몇 없는 사복 경찰들도 하나같이 당황스러운 얼굴을 합니다.
무전기와 연결된 이어폰이 치직거리더니, 음성을 토해냅니다.
예고 시간까지는 앞으로 세 시간. 파티라도 즐겨볼까요?
유명한:(이 사이에서 괴도 복장을 하고 있으면 그야말로 멍청이 아니야? 한숨을 쉬며 음료가 놓인 테이블로 간다. 어디 보자, 알콜이 안 들어간 게…….)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손님이 너무 많아 정신이 혼미합니다. 정신을 다잡아야겠어요. SanC 0/1
유명한:
SAN Roll
기준치: |
56/28/11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둘러보면, 당신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그룹이 있습니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과,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이네요. 순서대로 말을 걸어볼까요?
유명한:(정말 집에 가고 싶은데. 이것도 일이다. 일. 자기최면을 걸고 사람들을 향해 걸어간다. 대신 입은 열지 않고 고개를 숙여 인사부터 건넨다.)
매혹
기준치: |
15/7/3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어우
유명한:
외모
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네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다가온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단 반응이다.) 경찰 옷이 참 잘 어울리시네요. 이런 경찰만 있었다면 범죄는 벌써 사라지고도 남았을 거예요.
유명한:과찬이십니다. (세상에 좌천된 형사만 있으면 그 세상은 망하지 않을까. 속으로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건. 일이다. 이건. 돈 받고. 하는 일이다.) 드레스가 참 아름답군요. 당신의 아름다움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말입니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감사해요. 저한테 잘 어울리는 색이죠? 참, 경찰 하니까 생각나는 건데, 오늘 팬텀 블루 로즈가 올지도 모른대요. 분명히 예쁜 사람이겠죠? 그걸 보려고 몰래 들어온 외부인들도 몇몇 있다는 걸요.
유명한:네. 붉은색은 의외로 어울리는 사람이 잘 없으니 말입니다. …… 호오. 경비원들이 고생이겠군요. 그런데 이 회장에 이렇게 많은 팬텀 블루 로즈가 있는데, 본인이 있어도 모르는 거 아닙니까. (정론만 말하며 딸기맛 칵테일을 홀짝인다.)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그게 아쉽다니까요. 이렇게나 많을 줄은 몰랐는데....... 게다가 괴도는 뭘 훔쳐 가려는 걸까요? 제 목걸이를 탐내진 않겠죠? (울상을 짓고 목걸이를 만지작거린다.) 정말 비싼 최고급 루비로 만든 거란 말이죠. 이걸 잃어버리면 너무 슬플 거예요.
유명한:팬텀 블루 로즈 복장은 금지하는 편이 좋았을지도요. (목걸이를 가만히 보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과연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목에 이상한 기분이 들면 바로 붙들고 계시는 게 좋을 겁니다. (어차피 빼라고 해도 안 빼겠지. 되는 대로 눈길을 둬야 하나…….)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네, 그럴게요. 친구들의 소개를 받고 가벼운 마음으로 파티에 온 건데 이런 걱정을....... 아, 그러고 보면 야수회에서 애지중지하는 보석이 하나 있대요. 황금빛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그래도 전 제 루비가 제일 좋지만요.
유명한:(야수회가 뭔지 물으면 들키려나. 근데 이 사람도 초대를 받고 왔다 했고……. 으음.) 황금빛 보석이요? 그런 보석도 있습니까. 창피하지만 귀금속에 정통하진 않거든요.
화려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성:저도 소문으로만 들었지, 어떤 보석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황금빛 보석....... 야수회 소유의 건물이라고 하니, 스케일이 좀 클지도 모르겠어요. 그 종교에 대해서 아는 바는 없지만요. (그러다 문득 멀리서 누군가와 눈을 마주친다.) 아, 이만 실례해 보겠습니다. 즐거웠어요.
유명한:네, 즐거웠습니다. (여성에게 다시 고개를 꾸벅이곤 51 명의 괴도의 향연을 바라본다……. 그러다 홈즈 차림새의 남성을 흘긋 본다.)
유명한: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교육
기준치: |
65/32/13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쳇…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오, 반가워요. 제법 총명해 보이시는군요. 아, 제가 아무한테나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닙니다. 저는 눈이 높거든요.
그런데 경찰보단, 당신도 다른 탐정 옷을 입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알다시피 추리 소설에서 경찰은 번번이 범인을 놓치는 존재로 등장하기 마련이잖아요.
유명한:(홈즈보다 말뽄새가 기분이 나쁜데.) 반갑습니다. 탐정은 너무 많을 것 같아서 말이죠. 오히려 경찰인 쪽이 두드러지지 않을까 하고. 현실에서 범죄자를 추적하고 체포하는 역할은 결국 경찰의 몫이기도 하죠.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그런 것치고는 현재 떠들썩한 괴도를 잡을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데 말이죠. 그건 한참 뜨내기 도둑이라고요. 괴도라고 자칭하기엔 너무 어설퍼요. 예고장부터 보세요. 이렇게 당당하게 몇 월 며칠 몇 시…… 참나, 유치하기 그지없습니다. 고급스러운 수수께끼도 없이 어떻게 괴도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한참 모자라요.
유명한:추리 소설을 꽤 좋아하시나 봅니다. (빈정거린다기보단 피곤한 목소리였다.) 일종의 자신감 표현 아니겠습니까. 봐라, 이렇게 다 보여줘도 못 잡는다. 그런. 괴도라고 할 수 없다는 말씀에 동의하죠. 결국 다 질 나쁜 범죄자일 뿐이에요.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그렇죠? 듣자하니 사복 경찰이 몇 팀 섞여왔다고 하더군요. 그런 뜨내기 도둑은 얼른 잡혀주는 게 치안에 좋을 겁니다. 오늘은 그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 제일 기대를 가지고 몰래 들어왔죠. 괴도가 훔치고자 하는 건 뭘까요.......
유명한:그래요? 이거야 원, 진짜 경찰들이 보면 제 꼴이 우습겠습니다. (잠시 뜸을 들이다 한 박자 늦게 묻는다.) …… 몰래?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이만....... (네게서 스르륵 등을 돌려 인파 속으로 사라진다.)
유명한:(무전으로 남성의 인상착의를 전달한 뒤 남은 술을 마신다. 누가 됐든 이레귤러는 모조리 조사하는 게 좋다. 사실 전부 붙들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으니 원.)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얼굴이네요. (뒤에서 다가온다.)
유명한:? (뒤를 돌아 얼굴을 확인한다. 우왁.)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이 무도회에는 처음 오신 것 같더군요. 저는 이 가장무도회가 너무 좋아서 매년 참석하고 있습니다. (뱀파이어 분장을 하고서도 여유롭게 웃는 얼굴이다.)
유명한:아, 예. 처음입니다. 소개를 받았거든요. (뒤늦게 목례를 하곤 머쓱하게 웃는다.) 매년 오실 정도면 이 무도회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으시겠네요.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작년에는 시계토끼의 분장을 했어요. 그럼요, 뭐든 알고 있죠. 여긴 야수회, 라고 하는 종교 단체의 건물이에요. 위대한 신을 섬기며 그 신의 가르침을 설파하는 교단이죠. 관심이 있으시다면 언제라도 환영이지만, 오늘만큼은 파티를 즐겨 주시면 됩니다.
유명한:위대한 신 말입니까. (사이비 종교인가……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하며, 아니 정말 몰랐지만, 어쨌든 모르는 척을 하면서 근처 테이블에 빈 잔을 내려놓는다.) 보통 이런 식으로 가장한 뒤 모여서 대화만 나누는…… 그런 모임인가요? 이름은 무도회인데 말이죠.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걱정 마세요. 조금 있으면 춤을 추는 시간이 올 거거든요. 지금은 모두들 모이기 바쁘니까요. 거기다 이번에는 괴도 때문에 분위기가 어수선하기도 하고 말이죠.
유명한:아, 걱정까지야. 춤에는 전혀 식견이 없어서……. (걸음마 수준이니 춤은 되도록 피하고 싶다. 게다가 잠복하러 들어와서 춤이나 추고 있을 수 있겠냐.) 팬텀…… 뭐더라. 아무튼 그 괴도라면 지금 눈에 수십 명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만.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저들 중에서 진짜가 섞여 있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도 하고 싶지 않군요. 괴도가 그 보석을 훔쳐 가면 이만저만 손해가 아닙니다! 만일 정말 경찰이라면, 꼭 그 망할 도둑을 잡아 주세요. 그렇다고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진 마시고요. 손님들이 불안해하니까.
유명한:하하, 어느 경찰이 나 경찰이오, 하고 돌아다니겠어요. 괴도가 노리는 보석이 어떤 보석이길래 점잖은 분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십니까? 그렇게 대단한가요?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그럼요. 저주받은 보석? 그런 소문이 돌고 있긴 하던데요. 신의 축복을 받은 보석, 옐로 다이아몬드입니다. 그 황금빛 보석이 얼마나 귀한지……
유명한:옐로…… 다이아몬드? 세상엔 별의별 다이아몬드가 다 있군요.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보면 좋을 텐데요. 그런 귀한 물건은 보기만 해도 경험이 된다죠.
뱀파이어 분장을 한 남성:하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보석의 위치는 모두에게 비밀입니다. 다함께 모여서 경계하면 너무 눈에 띄지 않겠습니까. 아, 슬슬 무도회가 시작되려고 하는 것 같군요. 먼저 실례해도 될까요?
유명한:물론이죠. 잠깐이나마 대화해서 즐거웠습니다. (몇 번째일지 모를 목례를 하고 새로 마실 것을 찾으러 간다. 그 망할 괴도 목소리는 아는데 말이야. 이렇게 많은 사람 사이에서 그 목소리가 들리면 내가 경찰 일을 하겠냐고요.)
간단한 탐문을 끝내자, 무도회장의 음악이 한층 경쾌하고 신나는 무도곡으로 변합니다.
달리 파트너가 없는 당신은 그런 대열을 피해 구석으로 밀려납니다. 월 플라워가 될 준비는 되었나요?
유명한:(몸통 박치기를 할 준비라면 다 됐다.)
…… 아, 팬텀 블루 로즈의 옷을 입은 사람이요. 엄밀하게는 말입니다.
유명한:……. (대답 없이 상대의 얼굴을 빤히 본다. 왜 하필 괴도야. 그래도 예의에 너무 어긋날 수는.) 한 번 잡으면 영원히 놓지 않을 건데. 괜찮으신가 몰라.
단정한 가면이 그의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어, 정확히 어떤 인상인지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만 세간에 널리 퍼진 ‘팬텀 블루 로즈’를 그대로 재현한 것 같군요.
장갑, 망토에 겉옷에 단 트레이드마크인 푸른 장미꽃까지.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의 왼쪽 귀에만 푸른 장미꽃 모양의 귀걸이가 달려 있습니다. 한쪽만 한 귀걸이라니, 독특하네요.
당신이 귀걸이를 물끄러미 보자, 그는 호의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으로 귀를 가리는 동작을 취합니다.
?:좋아요. 당장 체포하려는 것만 아니라면, 함께 춤이라도 한 곡 추지 않으시겠어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와 네게 손을 내밀었다.)
유명한:춤은 출 줄 몰라서. 먼저 괴도 놀이에 좀 어울려 줘. (내미는 손을 잡고 네 몸을 한 바퀴 빙 돌려 망토의 상태를 살핀다. 아직도 찢어진 걸 입고 있을까 싶지만 혹시 모르니까.)
?:(능숙하게 턴을 마치고 손을 부드럽게 감싸쥔 채 사뿐사뿐한 걸음걸이로 널 리드하듯 느리게 움직인다.) 괜찮아요. 남들이 다 하는 것처럼 하면 돼요. 후후....... 이런 곳은 처음이세요?
유명한:(무슨…… 나비 같군. 의식하지 못한 사이 네게 그대로 이끌려 미간을 찌푸린다.) 초대받고 오긴 했는데……. 그러는 당신은? 자주 오나?
?:여기는 처음인데, 이런 행사에는 꽤 자주 드나들었죠. 사교 파티라고 하나? 저 그런 거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아무리 가장무도회라고는 하지만, 경찰 옷을 입은 건 당신 하나뿐이던데요. 형사님이 얼마나 눈에 띄는지 모르셨죠? (작게 쿡쿡 웃는다.)
유명한:그런 거 좋아할 것처럼 생겼네. (무심하게 맞잡지 않은 손으로 허리를 감싸안는다. 저 가면부터 죄다 벗기고 싶다는 건 모르겠지.) 괴도가 오는데 형사도 한 명 정도는 와야 하지 않나 싶어 특별히 준비한 거야.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해댄다.)
?:(네가 허리를 감싸면, 그 허리를 감싼 팔에 자연스레 손을 올리고 느린 스텝과 미소를 유지했다.) 안 그래도, 다른 괴도들이 오기 전에 제가 먼저 낚아채야겠다고 생각했죠. 혹시 진짜 경찰이에요?
유명한:진짜 경찰이면 어쩌게. 잘 꼬셔서 뭐라도 빼먹으려고? (스텝은 느렸지만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 온 긴장을 네 발을 밟지 않는 일에 쏟아 얼굴이 점점 험상궂어진다.) 유혹 멘트로선 빵점이군.
?:그치만 살면서 경찰하고 이야기해 볼 일이 또 있겠어요? 신기하니까 그렇죠. 참고로 전 진짜 도둑이 아니니까 막 잡아가고 그러시면 안 돼요? (어깨를 으쓱이며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를 톡톡 두드려 주었다.)
당신과 괴도 분장을 한 여자는 부드럽게 스텝을 밟습니다. 그러다......
유명한:
민첩
기준치: |
75/37/15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wow)
당신이 아는 괴도는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상기합니다. 스텝을 밟으면서 은근슬쩍 부딪쳐 보면 어떨까요?
유명한:내가 그쪽이 마음에 들어서 체포하고 싶다고 하면? (진짜 나빴다. ; 하지만 나도 못지 않으니 빙글 도는 척을 하며 정강이에 네 무릎을 톡 부딪힌다.) 어이쿠. 괜찮아?
?:어머, 말로만 들으면 꽤 로맨틱해 보이는데요. (네가 부딪힌 곳을 살짝 내려다보곤 다시 여유롭게 고개를 들었다.) 하마터면 제 발을 밟을 뻔했어요. 조심하셔야죠~
오히려 넉살 좋게 넘어가버리네요. 이 사람…… 괴도가 아닌 건가?
유명한:그 다음은 유치장에서 랑데부지. (무릎에 보호대를 하고 왔으면 이 방식은 아무 의미도 없지 않나. 너와 시선을 마주하는 제 얼굴은 여전히 무뚝뚝하고 성이 난 그대로다.) 미안. 좀처럼 익숙해지질 않네.
?:아뇨, 괜찮아요. 재미없으세요? 춤? (움직이던 발을 멈추고 천천히 손을 떼어낸다.) 그만 출까요? 출 줄 모른다고 하시던 것치고는 꽤 잘 하셨어요. 후후. 어울려 주셔서 고마워요.
유명한:재미없는 건 아닌데, 아저씨가 아가씨 시간을 빼앗으면 미안하잖아. (왜 내가 춤 평가를 듣고 있지. 뒷머리만 긁적인다.)
?:뭐, 어때요. 형사님 말고는 별로 추고 싶은 사람도 없었는데~ (네게 완전히 떨어진 채 뒷짐을 지고서는 슬쩍 고개를 기울인다.) 그래서...... 어떠세요? 더 빼앗아 주실래요? 모두가 춤추고 있는 만큼 다른 곳들은 한산할 거라 생각하는데.......
유명한:……? (역시 뭔가 이상하다. 네 얼굴을 물끄러미 보며 천천히 입을 연다.) 미인의 유혹을 거절할 이유는 없는데……. 뭘 하려고. 너무 두드러지면 혼날 거다.
?:저....... (슬금슬금 더 가까이 다가오더니 잔뜩 뜸을 들인다.) ...... ...... 배고파서요. 배고픈데 이런 곳에서 아는 사람도 없이 혼자 먹으면 슬프잖아요~ 네에?
유명한:하아……. (김이 다 빠진 표정을 지으며 네 손목을 탁 잡더니 그대로 끌고 간다.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먹을 만한 게, 뭐가 있지.)
당신은 그와 함께 레스토랑 구역으로 향하기 위해 계단으로 갑니다.
?:참, 그리고 있죠, 형사님. (주변을 둘러보다 아무도 없는 계단에서 잡힌 손목을 제 쪽으로 끌어당긴다.)
유명한:음? (경계심이 조금 얕아진지라 순순히 네 코앞까지 다가간다.)
?:(네 무전기가 있는 가슴께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사실 아까, 무전하시는 거 봐 버렸는데요. 형사님 진짜 경찰이시죠? 사복 경찰들이 잔뜩 와 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형사님도 그런 거 맞죠?
유명한:…… 바보냐. 이건 보통 경찰차랑 통신할 때나 쓰는 거야. 아깐 당신이 뭘 잘못 본 거 아닌가? 요새 경찰이 이렇게 티나는 무전기로 연락할 리가 없지. (뭔가 했더니. 피식 웃으며 널 따라하듯 네 볼을 손끝으로 톡톡 찌른다.)
?:거짓말. 제가 다 봤어요. 네? 그럼 무전기 확인해 보게 줄 수 있어요? (가면 너머로 뾰로통하게 인상을 찌푸린다.) 거짓말 마시고 알려 주세요. 다른 게 아니라, 저도 수사를 돕게 해 달라고 말씀드리려 했단 말이죠.
유명한:안 돼, 아가씨. 내가 진짜 경찰이더래도 경찰 한 명 밥줄 끊기게 할 일 있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무전기를 보여 줘도…… 아. 전원을 끌까. 손을 무전기 위에서 꿈지럭꿈지럭 움직인다.) 당신이 정말 좀도둑이면 생각 좀 더 해 보고.
?:(눈을 가늘게 뜬 채 네 손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었다.) 그야, 괴도가 좋아서 코스튬을 입곤 있지만, 괴도가 직접 눈앞에서 잡히는 걸 보는 게 훨씬 재밌을 것 같은걸요. 잠입한 형사님을 도울 수 있다니 무용담이 되기도 하겠고요. ...... 너무 떠들고 다니진 않을게요. 아니,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요.
유명한:이보세요.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 수사에 협조하는 이상 무용담이니 뭐니 내뱉고 다니면 다시 경찰 아저씨랑 데이트 하는 거야. 뒤늦게 아무한테도 말 안 한다고 하면 내가 어떻게 믿나. (네 눈동자의 움직임을 읽다 이번엔 소리를 내 웃으며 무전기를 들어 등 뒤로 숨겨 조작한다.) 이러면 어쩔래?
?:뭐, 어때요. 협조할 겸 데이트하고 애프터 서비스까지 확실하게 보장돼 있는데. (네가 무전기를 숨기자 들리라는 듯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제가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요....... (그리고는 홀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려 소리친다.) 여기 진짜 잠복중인 형사가 있대요―!
유명한:공무집행방해로 체포합니다. 경찰 일에 그렇게 관심이 많으시니 그 뒤의 구구절절 멘트는 안 해도 괜찮을 거라 믿어. (허리춤에서 수갑을 꺼내 네 손목에 찰칵 채운다. 왜 일이 이렇게 되는 건데. 난 그냥 밥 먹이고 일이나 하러 돌아갈 생각이었다고. 다른 손을 올려 네 입을 틀어막았다.) 자기가 위에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이제 그만두지? 귀찮아 죽겠네. 내가 최근 며칠 사이에 살이 쪽 빠졌을 만큼 힘들거든. 내버려 둬라. 좀.
?:(입이 틀어막힌 채 수갑이 채워진 손을 버둥거렸다. 고개를 홱 돌리고서 치사하다는 듯한 눈을 그대로 내비친다.) 이것 봐요! 맞잖아요, 진짜 경찰. 제가 뭐, 큰 거 바랐나요? 그냥 따라만 다니게 해 달라는 건데. 경찰인 걸 들켜서 좋을 게 없다는 건 제일 잘 아실 텐데, 제가 우위죠, 뭐. 이거 풀어 줄래요? 이대로 가면 눈에 엄청 띌 텐데.
유명한:이대로 무도회인지 뭔지 끝날 때까지 여기 앉아서 시간이나 죽이자고. (아무리 그런 눈으로 봐도 안 넘어간다. 단순히 맹랑한 아가씨로는 안 보이는 탓이다. 대체 뭐 하는 놈이야. 좌천당했을 때 그냥 사직서 낼 걸 그랬나?) 미안한데. 가만히 있다가 무슨 일이 나면 사람들 보호하는 게 내 일이거든? 그러니까……. 첫째, 하나도 도움이 안 되고. 둘째, 재미도 없고. 셋째, 걸리적거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왜 데리고 다녀야 하나.
?:흥, 이따 춤이 끝나면 다들 레스토랑으로 갈 테고, 수갑이 채워진 채로 앉아 있으면 퍽도 눈에 안 띄고 시간 죽이기나 할 수 있겠네요. (이제는 진절머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태평한 얼굴을 했다.) 재미는 보장할게요. 뭣하면 옆에서 아무 말도 안 할 수 있으니까 걸리적거리는 것도 안 그럴 수 있어요.
유명한:야한 짓 하다가 진짜 손이 묶였다고 하지 뭐. (아무 말이나 내뱉으며 벽에 털썩 기댄다. 아. 진짜 성가셔. 진짜 진짜 성가셔.) 당신이 누군지는 한 마디도 대답 안 했네.
?:제가 아니라고 잡아떼면 그거 단순히 강제 성추행 취급 받으실 걸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답하곤 한층 텐션이 누그러진, 과장된 톤이 약해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별로 물어보지도 않았잖아요. 뭐....... 알려드릴 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흔하게 괴도 코스프레를 한 여자인데. 신상 정보라도 필요하세요?
유명한:그럼, 진짜 해서 사실로 만들어? (한 마디를 안 지네. 담배 피우고 싶다. 널 창가로 질질 끌고 가서 정복 안쪽 주머니의 담뱃갑을 꺼낸다.) 경찰 무서운 줄 모르는 괴도 아가씨의 신상 정보를 최대한 상세하고 풍부하게 말씀해 보셔.
?:저질이네....... (영혼이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곤 가벼운 한숨을 폭 내쉬며 네게 질질 끌려간다.) 저의 비밀스러운 정보 하나. 담배 냄새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아요. 저 그쪽에 대해서 아는 건 경찰이라는 것밖에 없거든요? 이름도 모르고. 제 직업은 평범한 프리랜서고요. 서로 하나씩 알았네요.
유명한:얼마나 저질인지 알게 되면 깜짝 놀랄 틈도 없을걸. (못잖게 시시껄렁한 투로 대꾸하고 담배를 한 개비 물며 담뱃갑을 제자리에 넣는다. 이어 라이터를 꺼내 부싯돌을 튀긴다. 네게 연기가 닿지 않도록 상체를 창밖으로 비스듬히 기댄다.) 체포당한 주제에 공평을 따지면 안 되지. 제발 풀어 주세요, 멋진 형사님. 애프터 열 번 해 드릴게요. 하고 말하면 풀어 주지.
?:이미 알 것 같아요. (얼굴은 전혀 웃고 있지 않은 채로 웃음 소리를 흘렸다. 알량한 자존심 같은 걸 세워서야 될 것도 안 된다는 건 제가 잘 알고 있었다. 네가 담배 연기를 창밖으로 흘려보내는 것이 무색하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다.) 형사님, 평소에 여자한테 그런 말 못 듣고 사셨어요?
유명한:딱히. 그냥 당신이 어디까지 알랑거릴 수 있나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오든 말든 눈을 반쯤 내리깔고 담배 연기만 뻐끔뻐끔 뱉다가, 별 생각 없이 물었다.) 그렇게 보이나? 나름 결혼도 했는데.
?:그런 건 아닌데....... 정말요? 뭐야, 유부남이었네. 유부남이 밖에서 그런 말하고 다녀도 돼요? 야한 짓이니 뭐니 하면서? (이내 제 두 손을 꼭 감싸쥐고 금세 애원하는 듯한 시선으로 변했다.) 풀어 주세요, 멋진 형사님. 네에? 임자도 계시니 애프터는 못 해드리겠지만요~
유명한:얼마 전에 이혼했지만. (어차피 그 말에 타격도 안 받았을 거면서 트집 잡는 꼴 하고는. 반도 피우지 않은 담배를 튕겨 던지더니 수갑을 풀어주고 홀이 있는 쪽을 향해 몸을 돌려버린다.) 데이트도 애프터도 필요 없으니 수상한 사람이 보이면 아저씨한테 일러바치러 와라.
?:....... (말없이 네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퍼뜩 깨닫고는 허둥지둥 널 뒤따라간다.) 네? 갈 거예요? 전 따라다닐 건데? 밥도 같이 먹어 주겠다고 하셨잖아요!?
유명한:덕분에 슬픈 기억만 잔뜩 떠올라서 말이지~ (성큼성큼 걷다가 갑자기 멈춰 네 얼굴을 돌아본다. 그대로 턱을 잡아 이리저리 움직이며 가면 너머를 조금씩 살폈다.) 모두에게 예쁘고 섹시한 얼굴이 먹힐 거라 생각하면 안 돼. 나니까 아가씨라고 하지, 철 좀 들어야 할 나이는 드셨구만.
?:(네가 제 턱을 잡으면 잠시 흠칫 놀라는 시선이었지만, 이내 네 손을 탁 쳐낸다.) 칭찬은 고마운데, 마지막 문장만 없었으면 완벽했겠네요. 식사 정도는 좀 어울려 주셔도 좋잖아요....... 나 참.
유명한:
건강
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직은 참을 만한 정도지만, 역시 배가 고픕니다. 괴도를 쫓는 일에도 체력이 필요하니 지금 뭐라도 먹어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유명한:그러니까 이 깜찍한 입술만 가만히 놔뒀어도 그럴 생각이었다고. (무어라 몇 마디를 덧붙이려는 순간, 뱃속에서 천둥이 친다. 썅.) …….
?:흠....... (애써 웃음을 참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새어나온다. 슬쩍 네게 팔짱을 끼며 레스토랑 쪽으로 데려간다.) 같이 식사나 해요, 그러지 말고.
유명한:나 이러다 잘리면 아가씨가 책임져. 알겠어? (이미 혼자 벗어난 것 정도는 다 알고 있을 텐데. 눈앞이 깜깜하다. 하지만 배고프다…….)
레스토랑은 본회장보다 평온하고, 부드러운 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동그란 테이블이 여러 개 있고,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있네요.
예고 시간 두 시간 전. 출동한 이래 아직 아무것도 먹지 않아 배가 고프죠.
괴도 분장을 한 그는, 벌써부터 뷔페 쪽으로 가서 접시를 들고 음식을 하나씩 구경하고 있습니다.
유명한:에휴. (이게 무슨 난리통이냐. 주변을 대충 둘러보곤 큼직한 빵 두 개만 집어 가까운 테이블에 앉는다. 많이 먹고 싶어도 몸이 무거우면 난감하니 다른 의미로 고행이다. 빵을 대충 뜯어 우물거리며 네 뒷모습을 눈으로 쫓는다.)
?:(주위를 서성이다 샐러드가 담긴 그릇을 내려놓고, 와인이 담긴 잔 두 개를 가지고 네 앞에도 놓아준 뒤 곁에 앉았다.) 알코올은 없는 걸로 가져왔어요. 것보다 그것밖에 안 드세요? 괴도 잡을 힘은 나실까 모르겠네.
유명한:풀떼기만 먹는 염소에게 들을 말은 아니군. (네 그릇을 흘끗 보곤 금세 시선을 레스토랑 안의 다른 사람들에게 돌린다. 여긴 괴도가 몇이나 있으려나.) …… 대충 허기만 달래는 정도가 좋아.
?:흐음. 우리 형사님 휘청거리는 꼴은 보고 싶지 않은데. (농담을 던지고선 미소를 지은 채 와인잔을 손에 들었다.) 건배 해요, 건배~
제 몫의 잔을 들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은은한 불빛 아래의 그는, 아직도 가면을 벗지 않네요.
설마 식사하면서까지 가면을 쓰고 있을 셈인가요? 먹는데 지장은 없겠습니다만……
유명한:기절하는 게 낫겠단 생각은 하는 중이다. (잔을 들어 부딪히고 그대로 내려놓는다. 아예 턱을 괴고 네 얼굴을 보며 이죽거린다.) 얼굴도 보이기 싫어?
?:(잔을 부딪히면 와인을 홀짝인다. 맛이 마음에 들었는지 제법 기쁜 얼굴을 했다가, 네게로 시선을 돌렸다.) 저요? ...... 글쎄요, 원래 여자한테는 비밀이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들 하잖아요. 환상을 깨기도 싫고. ...... 신경 쓰여요?
유명한:쓰이지. (즉답하며 빵을 한조각 더 뜯어 입에 구겨넣는다. 빵만 먹으니 맛이 별로다.) 아름다운 여자를 보겠답시고 여기 앉아있는 건 아니라서. 게다가 벗어도 미인일 게 뻔한데 무슨. (다시 시선을 거둔다.)
?:그 말은 마음에 드네요. (흐흥, 하고 작은 웃음 소리를 흘리고서는 포크로 샐러드를 집어 우물거렸다.) 그렇죠. 괴도를 잡으려고 앉아계신 거죠. 형사님, 아까 저한테 도움이 안될 거라고 하셨지만 말이죠. 사실 제가 형사님보다 이곳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는 훨 많을 걸요?
유명한:빨리 잡아서 집어넣고 푹 쉬고 싶군. (정말 그런 귀염성 없는 놈은 딱 질색이다. 갑자기 사흘간 당한 일들이 떠올라 표정이 인정사정없이 구겨졌다. 그러나 목소리를 낮추는 것은 잊지 않았다.) 그걸 알아서 어디에 쓰는데. 본부에 가서 여기가 사이비 종교 모임이고 더럽게 비싼 다이아몬드 하나 못 옮겨서 괴도에게 낼름 먹히게 생겼다 보고할까?
?:네, 뭐....... 듣기 싫으면 마세요. 세상 만사 다 알고 계시겠네. (어깨를 으쓱이며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식사를 계속한다. 겸사겸사 네 빵의 끄트머리도 낼름 잘라다 먹었다.)
유명한: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게 다야. (제 그릇을 아예 네게 밀어주고 눈을 감는다. 어수선한 마음도 정리가 안 됐는데 자꾸 이런저런 일이 뻥뻥 벌어지니 세상이 야속하다. 그 빌어먹을 괴도는 말할 것도 없다. 금세 생각에 잠겨 입술을 질근질근 깨문다.)
?:(힐끔 네 쪽을 흘겨보더니 그릇을 비우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어쩌다 하필 이렇게 열의도 없고 낡고 지친 아저씨여서...... (에휴.)
유명한:그럼 열심히 탐정 놀이 하면서 다른 사람 찾으러 가. 왜 시비야. (미동도, 어조 변화도 없이 받아친다.)
?:제가 언제 시비를 걸었다고 그래요? 사실대로 말한 건데. (탁 소리가 나게끔 식기를 내려놓고 와인을 마저 홀짝인다.) 사이비인지 뭔지 이상한 종교 모임이라는 걸 알 정도의 눈치라면 본부에다 말을 하든 조사라도 하든 뭐라도 해 봐요, 모르고 싶다는 게 경찰이 할 말이에요?
유명한:사이비 종교인게 뭐가 어때서. 사람을 죽였어? 협박을 했어? 아니면 누구처럼 도둑질을 했나? 경찰이 무슨 시청인 줄 아나 봐? (어이가 없어져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남의 사정도 모르면서 멋대로 지껄이지 마. 충분히 어울려준 것 같네. 급 맞는 사람 찾아서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네~ 네. 그렇겠죠. 아무리 실종자가 수두룩한 종교라도 그런 것보다 괴도가 세상에서 제일 죽여 마땅한 인간이겠죠. 저런 사람도 경찰이라고.......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입을 다물고, 제 팔짱을 낀 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본회장 쪽에서, 조금 전 만났던 뱀파이어 분장의 남성이 휴게실로 향하는 걸 발견합니다. 쉬러 가는 걸까? 태도가 상당히 주의 깊네요.
유명한:……. (이쪽도 신경이 쓰이고, 저쪽도 신경이 쓰이고. 잠시 고민하다 네 손목을 거칠게 붙잡아 일으킨다.) 입 다물고 아까처럼 달라붙어서 걸어.
?:네? 왜요.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네 손을 뿌리치지는 않고 손과 네 얼굴을 노골적으로 번갈아 훑어본다.) 충분히 어울려 준 것 같다고 할 땐 언제고 내가 무슨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줄 아나 봐.
유명한:여태 어리광 들어준 사람은 나니까 좀 갚아 봐라. (태연하게 끌고가며 네 귓가에 속닥거린다.) 어차피 아가씨도 그 종교에 관심이 있어서 왔단 거잖아? 저기 아주 빠삭한 양반이 하나 있으니까. 뒤쫓은 티가 나면 곤란하니 적당히 다치거나 피곤한 척 좀 해 줘.
?:방금 휴게실로 들어간 사람이요? (심드렁한 얼굴로 네 뒤를 따라간다.) 별 대단한 어리광 들어준 것도 아니면서.......
그러다, 당신을 부르는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당신을 불러세우는 목소리에 괴도 분장을 한 그는 자연스레 당신의 손을 놓고 먼저 휴게실 쪽으로 가는 듯합니다.
붉은 드레스의 여성:혹시 셜록 홈즈로 분장했던 남자를 보셨나요? 단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어요.......
유명한:예? 이야길 나누긴 했지만 한참 전이라……. 돌아가서 기다리고 계시죠. 제가 대신 찾아보겠습니다.
붉은 드레스의 여성:초대장이 없이, 몰래 들어온 거라고 말해 줬는데…… 어쩌면 그게 들켜서 내쫓긴 거면 어떡하죠? 사람들이 다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아서요.
저 말고도 함께 온 이들이 몇몇 사라졌다고 말한 사람들이 있어요. 휴게실에도 레스토랑에도 없고…… 그렇다고 차는 남아있는데 돌아갈 리도 없잖아요. 걸어서 돌아갈 거리도 아니고요.
옥상이 있다고 해서 가봤지만, 단단히 잠겨 있고 인기척도 들리지 않아요. 별일이네요, 정말.......
유명한:…… 알겠습니다. 당신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홀로 돌아가면 꼭 누군가와 함께 계세요. 아니면…… 갈색 코트를 입고 토끼 가면을 쓴 남자가 있을 겁니다. 그 사람에게 가서 방금 이야길 해 주세요. …… 그 외에 다른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까?
붉은 드레스의 여성:네...... 알겠어요. 그분과 이야기를 나눈 게 전부라 다른 건 잘 모르겠네요....... 일단 홀로 돌아가서 기다려 볼게요.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그분을 발견한다면 제가 찾고 있다고 꼭 알려 주세요.
유명한:(눈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휴게실 쪽으로 몸을 틀어 빠르게 걸었다. 잠깐이긴 했지만 괴도 아가씨에게도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모른다. 보고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야 보고하든 말든 할 텐데…….)
예고까지 한 시간 전, 휴게실에는 괴도 분장을 한 그 혼자만이 소파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요란한 파티였으니 한둘 정도는 이곳에서 쉬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요. 뱀파이어 분장의 남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어디로 간 걸까요? 여성의 말이 신경 쓰입니다.
[창문], [소파], [테이블], [서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푹신푹신한 긴 소파에 살 것 같다는 표정으로 누워 있다.)
유명한:이봐. (네가 누운 소파로 다가가 다친 곳은 없는지 이리저리 몸을 살핀다.)
?:아, 형사님이셨구나. (가면 너머로 눈을 뜨면 제 몸을 훑어보는 네가 있어서, 흠칫 반사적으로 움츠린다.) 뭐, 뭐예요?
유명한:다친 곳은?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다거나? (네 반응에도 개의치 않고 가면을 들추려 손을 뻗는다. 설마 거길 다치진 않았으리라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잠깐....... (가면이 있는 쪽을 손으로 가리며 고개를 틀었다.) 어, 없었어요! 애초에 제가 들어왔을 때부터 아무도 없었다고요, 여기....... 이제 남의 사정도 모르고 멋대로 지껄이는 제 말을 좀 믿을 마음이 드세요?
유명한:뭔가 믿어 달라고 하고 싶을 땐 그럴 만한 말투로 공손하게 해야 한다는 건 몰라? …… 잠깐만, 아무도 없었다고? (망할. 여기서도 보고는 텄네. 소파 앞에 한쪽 무릎을 꿇어 앉아 네 귓가에 입을 대더니 방금 들은 이야기를 간략히 전한다.)
?:네? (네 이야기를 전해듣고 눈이 커지더니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 진지한 얼굴로 말이 없었다.) .......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그가 누워있는 곳은 푹신푹신하여 깊게 앉는다면 자국이 남는 재질의 소파입니다.
그가 드러누운 소파를 제외하고도, 어떤 소파들엔 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최근까지 이곳엔 사람들이 모여 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어디로……?
유명한:……. (마찬가지로 입을 다문 채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를 둘러보다가, 창문을 확인한다.)
건물 주변에 우거진 숲은 이런 밤에 들어갔다간 길 잃기 딱 좋겠죠. 건물을 빙 둘러 주차된 자동차들이 보이지만, 외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유명한:(테이블과 서가 중 가까운 곳부터 살핀다.)
테이블에는 조화가 든 꽃병이 둥근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둥근 테이블은 상당히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이 꽃병을 살펴보면, 테이블에 단단하게 접착되어 떨어지지 않지만 돌릴 수는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조금 기묘하네요.
유명한:(테이블은 바닥에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유명한:흠. (마지막으로 서가를 살핀다. 도드라지는 책이 없는지, 책장도 고정되어 있는지 등.)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킬링타임용 책들이 듬성듬성 꽂힌 서가입니다.
유명한:
자료조사
기준치: |
50/25/10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유명한:뭐야? (책을 네게 톡 건네주고 서가를 마저 살핀다. 막 비밀의 문 그런 거 아니야?)
?:??? (얼떨결에 책을 받아낸다. 책을 훑어보다 문득 안에 있는 쪽지를 찾아내 유심히 살피다, 팔만 뻗어 네 쪽으로 흔들었다.) 형사님~ 이런 게 있는데요.
유명한:뭔데요. 뭔데.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단 얼굴로 소파 뒤로 걸어가 상체만 숙인다.) 펴 봐.
?:(네가 쪽지를 다 읽으면 작게 끙 소리를 내며 소파에서 몸을 일으킨다. 더 누워있고 싶었는데....... 작게 중얼거리며 일어나 네 쪽으로 가까이 간다.) 이러니까 저 정말 조수라도 된 것 같다, 그렇죠?
유명한:……. (네 말에도 대답하지 않고 테이블을 노려보다가, 가지고 있던 무전기를 완전히 분리해 네게 건넨다.) 나 대신 보고 좀 부탁해. 자칭 조수 아가씨.
?:네, 네에? (황당한 얼굴로 바라보다 도로 다시 건넨다.) 안 돼요. ...... 아, 아무튼 저는 안 된다고요.
유명한:나는 안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한 번만 부탁 좀 들어주라. (권총집에서 권총을 꺼내 상태를 확인하며 네가 다시 건네는 무전기를 받지 않았다. 대신 테이블 근처로 가 창문을 등지는 자리를 이리저리 확인한다.) 혼자 잠입하는 건 위험하거든. 그러니 추가 인력이 와야 해.
?:그래도....... 제가 할 수는 없는데....... (네가 받지 않은 무전기를 들고 뺨을 긁적인다.) 아무튼 그런 사정이 있어요! 그리고 별로 혼자도 아닌데....... 저도 들어갈 건데요?
유명한:미쳤어? 민간인이 거길 왜 들어가. 내가 잘리다 못해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꼴이 보고 싶은 거면 같이 들어가든가. (짜증이 밀려와 제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따라 들어오면 쏠 거다.
?:네. 쏘세요~ (몸을 기대어 서서 제 팔짱을 낀다.) 하려던 거나 빨리 마저 해 봐요. 이 쪽지에 쓰인 거, 무슨 뜻인지 알고 계시는 거잖아요?
유명한:하……. (진짜 짜증이 난다. 얼굴이 괜찮으면 뭘 해. 천장을 향해 권총을 한 발 쏘고 화분을 세 바퀴 반 돌린다. 총성이 울렸으니 아군이든 적군이든 알아서들 오겠지. 이번 일이 끝나면 사직하자. 그래. 안 그래도 신물나는 하루하루잖냐. 머릿속이 스트레스로 가득히 차 사고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 ......! (총소리가 들려오자 깜짝 놀란 듯이 움찔 몸이 동요했다. 천장을 한 번 바라보다 슬금슬금 네 곁으로 다가가 붙는다.)
창문을 등지고, 테이블 위의 꽃병을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 반 돌리자 커다란 테이블이 반으로 갈라지며, 그 안에서 숨겨진 계단이 드러납니다.
유명한: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희미하게, 괴로운 신음이 들려옵니다. 저 아래에서 말이에요.
?:네? 네....... (네 말을 따라 버튼을 누른다.)
함께 무전을 듣던 그가,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봅니다.
...... 이 아래에 사람들이 잡혀있을지도 몰라요. 아니, 잡혀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괴도를 잡으러 가실 건 아니죠?
형사님은, 그 정도로 괴도를 싫어해요? 아직까지?
유명한:닥쳐. 사람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지하를 향해 권총을 겨눈 채 고개만 네 쪽으로 가까이 돌린다.) 빨간색 버튼 왼쪽에 있는 버튼 눌러 봐.
?:말을 해도 꼭....... (불평을 하면서도 어깨를 으쓱이며 네 말을 따라 왼쪽 버튼을 눌렀다.)
유명한:여기는 유 형사. 현재 장내에서 집단 실종 사건 발생 중. 휴게실에서 납치 장소로 보이는 비밀 통로를 발견해 먼저 진입합니다. 상황이 긴급합니다. 후발대 보내주십쇼. (네 말을 모조리 무시하고 할 말만 하고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한다.)
?:유 형사님이시구나. (마냥 즐거운 듯 싱글벙글한 낯으로 널 뒤따라 들어간다. 그리고는 지금이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처럼 뒤에서 널 가볍게 끌어안았다 놓는다.) 이래야 제가 아는 형사님이죠! 지금은 좀 반하겠어요.
유명한:……. (정상인이 아니군. 주변을 조심히 살피는 얼굴엔 어느새 긴장감이 아닌 분노가 서렸다. 아, 마지막 일이 이런 일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 폴짝거리지 마. 여차하면 바로 튈 준비나 해.
?:네~ (지나치게 활발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같이 계단을 내려간다.)
이곳은 아주 좁은 복도처럼 생겼고, 바로 앞에는 거대한 문이 하나 보입니다.
유명한:(바닥에 발을 디디자마자 총끝으로 주변을 훑고, 문으로 한 걸음씩 다가간다.)
가까이 다가가니 다수의 인기척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개중에는 신음과 애원,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까지 있네요.
유명한:(이랬는데 뭣도 아닌 일이면 남은 한 발로 자살해야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며 문을 살핀다. 문고리가 있나?/ 아니면 다른 방식인가?)
?:흠, 아마 선택받은 몇 명의 사람만 이곳의 열쇠를 갖고 있는 거겠죠. (시험 삼아 문을 흔들어본다.) 혹시 모르니 벽을 좀 살펴봐 줄래요? 누가 예비용 열쇠를 숨겨뒀을지도 모르고.
유명한:너는 놀고? (짜증을 내면서도 총으로 벽을 툭툭 두들기며 찾아본다.)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벽, 어째선지 오래된 피가 말라붙은 듯합니다. 열쇠는 보이지 않습니다.
열쇠를 찾지 못하고 문으로 다시 돌아가면......
?:어머. 어머! 문이 갑자기 열렸어요. (짠)
유명한:…… 일부러 따돌릴 필요 없는데. (휙 지나가 문 안으로 상체를 기울여 안을 살핀다.)
깜깜해서 보이지 않습니다.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유명한:하. (라이터를 꺼내 네게 주고 다시 권총을 고쳐 잡고서 먼저 안으로 들어간다.)
셜록 홈즈 옷을 입은 남성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의 옆에는, 밧줄에 묶인 여러 사람이 덜덜 떨며 울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보기도 전에 당신은, 지하의 제단에 시선이 쏠릴 것입니다.
제단’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수 없는 그 구조물은 기이하고 모독적인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사람 여럿이 기괴하게 꼬인 모양의 화로에서 불이 타오르고, 제단은 피와 살점으로 얼룩져 최근까지 비인도적인 의식이 치러졌음을 짐작하게끔 합니다.
유명한:
SAN Roll
기준치: |
56/28/11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상한 사람들이 우리를 여기에 가뒀어요! 당장 나가게 해주세요!
당장 그들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당신은 눈길을 뗄 수 없습니다.
제단의 가장 위, 솟아오른 단상에 놓인 건 분명, 보석이었으니까요.
유명한:
SAN Roll
기준치: |
55/27/11 |
굴림: |
3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한순간 눈길을 빼앗겼지만, 가까스로 고개를 돌립니다.
그가 당신을 잡아끕니다. 당신과 눈을 맞추려는 것처럼.
유명한:놔. 저게 원흉이야. (다시 고개를 돌리더니 다이아몬드를 총으로 겨냥한다. 아쉽게도 이 머리는 이런 상황에 여러 방향으로 생각할 수 없는 구조다.)
?:자, 잠깐만요. 형사님? 진정하시고요! (네 옷을 다시 한 번 더 세게 잡아당긴다.) 갑작스러운 건 맞지만 우선 인질부터 해결하셔야죠.
각각의 인질들은 떨며 무서워하고, 전율하고, 당장 풀어달라며 악을 씁니다.
유명한:조수라며? 조수 주제에 말이 많군. (제발 귀찮게 좀 굴지 마. 이미 머리가 아픈데 두 배, 세 배로 아파지고 있었다. 나이프를 손에 들고 심호흡을 한 뒤 크게 소리쳤다.) 다들 조용히!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빠, 빨리 풀어줘!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갑자기 습격당해 정신을 차리니 이런 곳에.......
유명한: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행동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후발대가 오고 있으니 안전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람들도 구할 것이고, 괴도도 막을 것이다. 왜 나는 욕심을 내면 안 되는데? 빠른 걸음으로 제단을 향해 걸어갔다.)
?:(네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손전등을 가지고 뒤따라간다.)
바닥에 마법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특별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형사님, 얼른요. ...... 이러다 누가 오겠어요.
유명한:응.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다이아몬드를 조심스레 잡아챈다.)
그는 제단 앞을 서성서성 맴돌며 무언가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유명한:알겠다고! (다이아몬드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먼저 홈즈 분장을 한 남자부터 구속을 풀었다. 정신이 없군.)
유명한: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셜록 홈즈의 옷을 차려입은 남성:다, 당장 도망치자고!
셜록 홈즈를 필두로, 인질들이 앞을 다투어 도망칩니다.
잠시 후, 괴도 분장을 한 그는 개운한 얼굴로 돌아옵니다.
?:아, 이제 됐어요! 깔끔하게 처리했다고요. 이걸로 한 건 해결이네요. 저 덕분에 보너스 받으시면 나중에 한 턱 쏘세요.
유명한:입 벌리지 마. (한 손으로 급하게 네 몸을 붙들어 제 뒤로 숨긴다. 역시 이상하다. 누군가 와도 진작 왔어야 한다. …… 그리고, 마지막 한 명까지 전부 지킬 것이다. 젠장. 후발대는 대체 뭘 하고……. 다소 불안했으나 한 손으로 계단 쪽을 겨눈 채 다시 한 번 숨을 골랐다.)
?:후후, 저도 참, 멋진 활약이었네요~ 불안하니까 얼른 나가요, 형사님. (얌전히 네 뒤를 따라 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당신 뒤에서부터 그의 망토가 크게 펄럭입니다.
당신의 어깨를 짚고, 휘청거리며 기댄 몸이 이상하리만치 무겁습니다.
춤을 출 때는…… 아주, 가볍고 날랬던 것 같은데.
유명한:제기랄. (급하게 네 몸을 꽉 안고서 뒤로 돌아 범인을 찾는다.)
어디선가 귀가 찢어질 듯한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뱀파이어 분장을 했던 남성이 안쪽에서부터 걸어나옵니다.
?:아, 형사님....... (힘이 빠진 몸으로 겨우 목소리를 쥐어짜낸다.) 미, 미안해요.......
유명한:…… 닥치고 있으라 했잖아. (정확히 남성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조, 조심해요, 형사님....... (당신에게 멀어지려 품에서 빠져나와 털썩 주저앉는다.)
뱀파이어 분장을 했던 남성:거의 다 된 식을 이렇게 망치다니!
너희만큼은 ■■■■■님께 바치고야 말겠다!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의 신을 읊조리며, 그가 한 발, 한 발 다가옵니다.
주저앉은 그는 최대한 멀리 기어가 당신에게서 멀어집니다. 뚝, 뚝, 붉은 것이 떨어지는 자국이 선연하네요.
마지막으로 본 그는, 피에 젖은 손으로 자신의 왼쪽 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습니다.
탕, 다시 총이 쏘아지지만 당신의 뒤쪽 벽을 맞춥니다.
유명한:이놈이고 저놈이고 더럽게 말 많네……. (별다른 말 없이 사교도의 허벅지를 향해 사격한다.)
권총(2발)
기준치: |
60/30/12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2 |
당신이 쏜 총알은 사교도의 허벅지에 들어맞았습니다.
사교도:젠장.......! (한쪽 무릎을 꿇으며 널 향해 마구잡이로 총을 쏜다.)
권총
기준치: |
30/15/6 |
굴림: |
58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4 |
유명한:그 총은 사제? 아니면 불법 루트로? (가까이 다가가 안면에 주먹을 날린다.)
비무장
기준치: |
85/42/17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4 |
엩
여러 명의 경찰이 뛰어 들어옵니다. 제대로 정복을 갖추고 있네요.
"납치된 피해자들이 뛰어나왔습니다! 다른 지원팀들이 곧 더 많이 도착할 겁니다!"
당신의 동료가 짧은 설명을 마치고는 바닥에 쓰러진 사교도를 체포합니다.
유명한:……. (권총을 집어던지고 네게 급히 다가가 상태를 확인한다.) 아가씨!
당신은 바닥에 쓰러졌을 터인 그에게로 뛰어갑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쓰러져 있던 그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히 치사량의 피를 흘렸어요. 그대로 두면 죽을 거라고요.
유명한:? (기시감에 주머니를 확인한다. 다이아는?)
…… 당신은 곧이어 바닥에서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주머니를 발견합니다.
물풍선이라고 해야 할까요? 안에 붉은 물감이 들어있었나 봐요. 마치, 힘을 주어 터트렸다간, 실제로 피를 흘리는 것처럼 보이게요.
유명한:이거미친여자아니야? (구둣발로 주머니를 콱콱콱콱콱콱콱 밟는다.)
“그런데, 결국 괴도는 나타나지 않았네요. 가짜 예고장이었나?”
유명한: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처음부터 ‘형사님’이라고 말을 걸었던 것, 기묘하게 자신을 잘 안다는 듯이 말했던 것이나, 뻔뻔하리만큼 익숙한 말투와 행동이라거나. 분명히 잠겨 있었던 문을 연 것도 있고.
아, 그리고 분명히…… “형사님은, 그 정도로 괴도를 싫어해요? 아직까지?” 아직까지, 라고 했었죠. 아직까지라고 했다고요.
주머니 속에서 사라진 옐로 다이아몬드......
그 아래에 보란 듯이 놓여 있는, 찢어진 망토 조각.
망토 조각에는 빗나간 총탄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유명한:
SAN Roll
기준치: |
55/27/11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이미친여자내가경찰을그만두고말지아주사람을개밥으로보고…….
이후, 경찰은 건물 안에 있던 모든 사교도를 체포합니다.
사람을 제물로 바쳐, 사악한 신을 부르는 의식을 실행하려고 했다는군요. 인질들은 모두 풀려나 안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포위하고 있기에 건물을 빠져나간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하네요. 붉은 액체가 묻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괴도 코스튬의 참가자도 없고요.
대체 어디로 탈출한 걸까요, 이 괘씸한 괴도는!
아니지, 내내 당했는데,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요!
생각해 볼까요, 유 형사. 오늘 이 건물에 와서 겪은 그간의 일들을요.
과연 괴도는 어디로 도망쳤을까요? 문이나 창문으로 나가는 건 불가능해요.
계단을 통과하지 않고 지하실에서 도망친 건 의문입니다만, 모든 마술에는 트릭이 있잖아요. 설령 마술이 아니라 마법이라고 해도 말이에요!
유명한: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괴도는 왼쪽 귀를 만지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왼쪽 귀에는 귀걸이가 있고요.
한 달 전의 그 사건에서도, 홀연히 사라지기 전에 비슷한 행동을 했던 것 같아요.
혹시, 귀걸이에 무언가 도망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거라면……
유명한:(순간이동이라도 하는 거야?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멍해졌다.) …….
그러고 보니 그 괴도, 잠긴 문을 아주 쉽게 풀었는데......
(냅다 옥상으로 뛰어간다.)
꽁꽁 잠겨 있었다던 문은 어째선지 열려 있는 것 같네요.
유명한:(발로 뻥 걷어차 완전히 열고 옥상에 들어선다.)
안으로 들어서면, 푸르스름한 달빛이 비치는 옥상에서 즐거운 듯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팬텀 블루 로즈:문은 닫고 들어오셔야죠. 혼자 오셨나요, 형사님?
옥상 난간에 기대 여유롭게 웃고 있는 괴도는, 확실히…… 조금 전의 얄미운 그였습니다.
유명한:……. (말없이 널 노려보기만 했다.)
팬텀 블루 로즈:아이, 무서운 얼굴 하지 마시구요……. 오늘 제 덕도 좀 보셨잖아요? 아닌가?
유명한:네가 약속한 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는데?
팬텀 블루 로즈:제가 뭘요? (어깨를 으쓱인다.) 약속 지키는 괴도 보셨어요?
유명한:내놔. 죗값을 치러. (천천히 네게 걸어간다.)
팬텀 블루 로즈:네? 네에? 그치만 형사님? 일단 들어보세요. 저는 좋은 취지로 형사님을 도운 거잖아요? 제물 의식을 막으려 했고, 인질을 구출하려 했어요. 혼자서는 힘들 것 같아서 형사님을 좀 이용했는데,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에요!?
유명한:네가 무슨 대단한 이유를 가졌든, 범죄를 저지르는 이상 인간 이하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아. …… 인생이 즐거워서 참 좋겠네. 너는.
팬텀 블루 로즈: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여전히 저를 싫어하시는구나. 그래서 더 놀려먹기 재미있을 것 같아서 달라붙은 거지만요. 칭찬 한 번은 해 주면 좋을 텐데. (흥, 하고 뾰로통한 척을 하며 콧방귀를 뀐다.)
유명한:너는 나를 사람 취급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하는군. (가까이 다가가자 멈춰서 가만히 네 얼굴을 보았다.) 내가 죽고 나면 유언에 칭찬 한 마디 써 주지.
팬텀 블루 로즈:어머. 그럼요? 늘 멋진 형사님이라고 생각했는데?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고개를 기울인다.) 유산은 좀 있으세요? 이왕이면 위임장에 써주면 좋겠다…….
유명한:하, 눈앞에서 뛰어내려 줄까? 그럼 확인할 수 있으니 편하겠네? (품에서 다 구겨진 담뱃갑을 꺼내 마찬가지로 찌그러진 담배를 물었다가, 다시 네 얼굴을 본다.) 내놔.
팬텀 블루 로즈:미안한데 제가 비위는 약해요. (모르는 척 가면 너머로 눈을 깜빡인다.) 전 드릴 게 없는데요?
유명한:뭐, 마지막으로 쉴 시간 정도는 주고 싶었는데. (대체 몇 번을 잡는 건지 모를 손목을 억세게 쥔다.) 가자.
팬텀 블루 로즈:네? 어딜요? 다음에 가드릴게요. 저 이제 돌아갈 시간이거든요. 또 만나요, 형사님~
괴도가 자신의 왼쪽 귀에, 다른 한 손을 올립니다. 아주 방심한 것 같은 태도로요.
유명한:(당연하지. 나머지 손목도 잡아챈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
85/42/17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우당탕, 커다란 소리와 함께, 당신은 괴도를 눌러 바닥에 뒹굽니다.
귀걸이로 향하던 손은 당신이 단단하게 누르고 있어, 아마 그게 무엇이든 사용할 수 없겠지요.
팬텀 블루 로즈:형사님, 너무 난폭하잖아요?! 지난번에도 갑자기 덤벼들더니……!
유명한:말했잖아? 내가 얼마나 저질인지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거라고. 같이 뜨거운 밤이나 보내러 가지, 괴도 아가씨.
팬텀 블루 로즈:절대 싫어요!? (네 아래에서 벗어나려 낑낑대며 양손을 흔들어댄다.) 이대로 체포하시려고요? 네?
유명한:그럼 이대로 키스할까? (이상한 여자야. 정말. 웃음기라곤 하나도 없는 표정으로 널 내리누르는 손에 더 힘을 준다.) 참고로 난 싫어. 미리 거절할게.
팬텀 블루 로즈:저도 싫은데요!? 왜 물어본 거예요? 형사님이 제발 한 번만 키스하게 해 달라고 애원하고 빌어대면 한 번 해줄까 말까 고려할 정도로 싫거든요? (자존심이 팍 상한 얼굴로 욱해서는 언성을 높인다.)
유명한:난 네가 제발 한 번만 키스하게 해 달라고 애원하고 빌고 내 발바닥을 핥아도 고민조차 하지 않을 건데? (보자, 수갑이…… 아예 양 손목을 한 손으로 잡아 누르며 허리춤의 수갑을 꺼낸다.) 그러게 사람이 곱게 살아야지. 안 그러면 너도 나처럼 늙는다?
팬텀 블루 로즈:저 정도면 꽤 착하게 살아서 곱게 늙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가뜩이나 이렇게 붙잡혀 있는 것조차 자존심이 상하는데, 네가 수갑을 꺼내자 발버둥까지 친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한 번만 봐주세요, 네? 저 착한 일한 거잖아요, 이번에!
유명한:그래. 수사할 때 그렇게 이야기하면 감형…… 은 모르겠고. 방해했으니 형이 늘어나긴 하겠군. 좋은 변호사 찾길 바라지. (솔직히 아가씨 한 명이 몸 밑에서 바둥바둥거려도 별 타격이 없다. 순조롭게 수갑을 찰칵찰칵 채운다.) 계속 난리치면 그 가면 지금 벗겨 버린다?
팬텀 블루 로즈:봐, 봐달라고 했는데……. (씩씩거리며 발버둥을 치는 발길질은 계속됐다.) 아, 진짜 치사해! 자기만 공 다 가져가겠다 이거죠!? 한 번만 넘어가면 서로 좋잖아요!
유명한:하나도 안 좋아. 며칠간 신나게 즐겼잖아? 아니지, 한 달 전부터인가? (가면을 금방이라도 벗길 듯 콧잔등 위로 손가락을 넣는다.) 정 분하거든 넌 잡히고, 나는 경찰 때려치우고. 지금도 내가 놀아주는 거야. 알아?
팬텀 블루 로즈:……. (입을 꾹 다물고 시선을 다른 쪽으로 휙 돌린다.) 형사님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어떡하라고요. 협력해 줄 것 같았는걸. 애정 표현이라고 정정해 줄래요?
유명한:유감이지만 미인계는 안 통해요? 아름다운 괴도 아가씨. (예쁜 건 사실이지. 읏차, 소리와 함께 일어나 정말로 네 몸을 안아들…… 지 않고, 들쳐멘다. 팔을 움직일 수 없도록 네 팔이 제 어깨에 잘 눌리게끔 한 채 이리저리 움직여 본다.) 이만 가자. 형사 아저씨 피곤해. 집에 가서 빨리 캔맥주 따고 싶다, 야.
팬텀 블루 로즈:싫어! 안 돼! 안 돼요! (뭐 이런 과격한 방식이 다 있나 생각하면서도 어떻게든 벗어나려 발버둥을 친다.) 아, 보석 드릴게요! 드린다구요, 드릴 테니까 봐주세요!
유명한:응, 안 돼~ 보석도 괴도도 안 놓쳐~ (거 참 가만히 있지를 못 하네?! 아래로 내려가며 마치 딸이라도 대하듯 엉덩이를 철썩 내려친다.) 얌전히 있어!
팬텀 블루 로즈:힉!? (깜짝 놀라서는 새된 비명과 함께 홱 뒤돌아본다.) 아저씨, 미쳤어요!? 이거 성추행이에요. 아, 잠깐만요, 가지 마요, 네? 제발요. 무릎도 꿇을게요. 시키는 대로 다 할게요!
유명한:어이구~ 벌써 다 왔네~ (성추행으로 근신 처분 받고 며칠 휴가나 보내지 뭐. 네가 무슨 말을 쫑알거리든 싸그리 무시하고 신나게 아래로 내려간다.)
팬텀 블루 로즈:(잔뜩 울상이 되더니 마지막 발악으로 어떻게든 귀걸이에 손을 대려 낑낑댄다.) 아, 진짜……. 나는 어떻게든 사람들 좀 살려보겠다고 별 짓거리를 다 했는데……. 한 번을 안 봐주고…….
이 망할 괴도를 홀라당 넘겨버리고 손을 털지,
이 반응을 좀 더 즐길지, 자비심을 발휘해 딱 한 번만 봐줄지……
유명한:있잖아. 잡히면 끝이라 생각하고 도둑질을 해 온 거냐? 그렇다면 좀 실망스러운데…… (범죄자를 봐주면 살인자도 봐주게? 연행 후엔 이쪽 과의 일이 아니다. 물론 죗값을 치렀으면 하는 마음은 변치 않았으나, 이 이후의 일은 자신이 손댈 수 없다는 뜻이다.) 팔꿈치 정도는 자유롭게 접을 수 있기를 기도해 봐. (그러더니 고개를 돌렸다.) 괴도 놈 잡아왔다!!!!!!!!!!
연행된 괴도를 보고 웅성대는 소리가 참으로 달콤합니다.
아, 속이 시원해요. 이 괴도를 잡기 위해 지금껏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요.
선행? 좋은 일? 하아, 그런 건 법을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나 하라고요!
당신은 내친 김에 귀걸이와 보석도 압수합니다.
어떤 매커니즘인진 모르지만, 다 잡은 범죄자가 도망치면 곤란하니까 말이죠.
경찰차를 타고 온 경찰에게 괴도를 양도하고, 당신은 상쾌한 마음으로 빛나는 달을 봅니다.
상사: 다 잡아놓은 범죄자가 도망치는 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야!
쾅, 상사가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분통을 터트립니다.
책상 위에는 오늘 아침에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이 펼쳐져 있습니다.
1면에 들어간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그,
분명히 취조실에 집어넣었는데, 한눈을 판 사이에 사라져버렸다니요!
감시카메라로 돌려보아도 그야말로 마술처럼, 마법처럼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언론은 이때다 싶어 경찰을 공격하고, 대중들은 대마술에 감동합니다.
그래요. 점심시간, 당신에게 배달된 깜찍한 상자를 열면,
반짝이 폭탄이 터지고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울리고 손수 만든 초콜릿과 쓸데없이 고급스러운 성명서, 마지막으로 푸른 장미꽃 한 다발이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참으로 유명한 그 한 마디를 내뱉습니다!
보상 : 정의로운 당신을 위한 이성 회복
3, 푸른 장미꽃 귀걸이 한쪽